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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앞 자투리 땅, 리모델링만으로 이렇게 바뀌다니

    입력 : 2021.03.04 06:00 | 수정 : 2021.03.06 09:29

    [땅집고] “리모델링이 비용은 저렴할지 몰라도 따져봐야 할 사항은 훨씬 많죠. 그래서 신축보다도 리모델링 과정에서 건축사의 능력이 더 중요합니다.”

    [땅집고]조승봉 씨앤에이건축사무소 대표. / 김리영 기자

    많은 건축주가 신축보다 리모델링을 우선 검토하는 이유는 공사 기간이 짧고 비용도 저렴하기 때문이다. 리모델링을 하면 보통 2~3개월 정도 걸리는 건축 심의를 생략할 수 있고, 공사비는 신축의 80% 수준으로 저렴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리모델링 공사가 신축보다 더 쉽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조승봉 씨앤에이건축 대표는 “리모델링에서는 따져봐야 할 변수와 해결할 문제가 신축보다 더 많다”며 “건축사의 능력이 떨어지면 신축보다 인허가 기간이 더 길고, 공사비도 더 많이 들 수 있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2000년 씨앤에이건축사무소를 설립한 이후 20년간 100여 채에 달하는 신축 및 증축 리모델링 공사 설계를 맡은 전문가다. 그는 조선일보 땅집고 수익형 리모델링 클래스 3기에서 ‘리모델링 증축 인허가 전략’ 강의를 맡았다.

    ■ 대지 경계 바깥으로 나간 건물…리모델링해서 추가 면적 확보

    리모델링에서 가장 먼저 따져봐야 할 문제는 건축물대장상의 건물의 사이즈가 실제와 다른 경우다. 이때는 건물을 정확하게 다시 실측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설계 과정에서는 기존 법과 현행 법을 모두 따져 유리한 쪽을 선택해야 한다.

    [땅집고] 씨앤에이건축에서 설계한 서울 동작구 노량진의 한 근린생활시설 증축 건물 도면. 빨간 부분이 건축선이고 증축 전 기존 건물은 건축선보다 큰 면적을 차지했다. 증축하는 부분의 측면과 후면만 건축선을 지키기로 하고 건축 허가를 받았다. / 씨앤에이건축사무소

    조 대표가 5개월 전 설계를 진행해 이달 준공한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 건물의 경우, 리모델링 전 실측을 해보니 건물의 전면부와 측면이 대지 경계선보다 50cm~1m 정도 바깥으로 나와 있었다. 땅보다 건물이 더 커서 도로 부분까지 건축물이 차지했다. 조 대표는 “이런 경우 신축을 하면 기존보다 실사용 면적이 크게 줄어들게 돼 증축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구청 담당자와 협의가 문제였다. 건축물이 지적공부상에 등록된 경계나 면적 등과 다른 ‘불부합지’인 경우 건물의 상태에 따라 허가가 나지 않을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조 대표는 새로 증축하는 부분의 측면과 후면에 한해서만 건축선을 지키기로 하고 구청의 허가를 받아냈다. 수직 증축한 5층에는 후면부 쪽으로 건축 면적에 포함되지 않는 테라스를 설치해 건축선을 지키면서도 실사용 면적을 넓혔다.

    조 대표는 “담당기관의 허가가 건물마다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증축 리모델링의 건축 절차에서 건축사의 협상 능력도 중요한 변수가 된다”고 말했다.

    ■ 도로로 쓰던 죽은 땅, 리모델링으로 ‘썬큰 가든’ 변신

    건축주들은 경우에 따라 신축보다 비용이 더 드는데도 불구하고 리모델링을 선택하기도 한다. 현재 구하기 어려운 자재가 기존 건물에 많아 재활용 가치가 있는 경우, 주변 건물들도 대부분 리모델링을 한 경우, 예스러운 디자인이나 설계들이 이용하고자 하는 용도에 잘 부합하는 경우 등이다. 기존 건물의 문제점이 명확하고 리모델링을 통해 손쉽게 고칠 수 있는 때에도 리모델링이 유리하다.

    조 대표가 서울 구로구 고척동에 리모델링한 건물이 그런 예다. 이 주택은 건축주가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3층짜리 주택이다. 옛 모습을 간직하면서도 현대식 건물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증축 리모델링을 결정했다.

    건축주는 리모델링에서 기존 필지가 가진 문제점도 해결했다. 건물 필지가 한쪽 구석에 약 12㎡쯤 되는 세모난 모양의 잔여 땅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 땅이 도로에 접해 있어 아예 도로처럼 사용되고 있었다. 조 대표는 이 땅을 확보하기 위해서 층수를 5층으로 높이는 증축 리모델링을 진행하면서 이 공간에 가벽을 설치했다. 가벽 안쪽은 지하층으로 연결되는 썬큰 가든(Sunken Garden)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땅집고]조승봉 대표가 설계한 경기 구로구 고척동 근린생활시설 완공 후 예상 모습. 증축 리모델링으로 토지면적을 더 확보하고 층수를 3층에서 5층으로 높였다. /씨앤에이건축사무소

    [땅집고]조승봉 대표가 설계한 경기 구로구 고척동 근린생활시설 증축 전후 도면. /씨앤에이건축사무소

    리모델링의 또 하나의 장점은 상대적으로 느슨한 기존 건축법을 적용 받아 규제가 덜 까다롭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것이 주차장 규제다. 조 대표는 “예를 들어 기존에 주차대수가 1대인 건물에서는 66㎡까지 증축한다면 주차장을 더 늘리지 않아도 되지만, 같은 면적으로 신축할 때는 주차장을 2대 설치해야 한다”며 “66㎡ 면적만 증축해도 문제 없다면 신축보다 증축 리모델링을 선택하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고 했다.

    이격 거리에 대한 규제는 주의해서 살펴봐야 한다. 예컨대 단독주택은 도로로부터 1m떨어진 안쪽에 건물을 지어야 하는데, 다세대주택은 50cm 만 떨어뜨리면 된다. 그래서 만약 다세대주택을 단독주택으로 리모델링하려는 경우 기존 건물의 면적에 따라 증축 리모델링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

    ■ ‘저렴한 비용’ 찾다간 필패… 리모델링 해법 제시하는 건축사 찾아라

    조 대표는 “건물마다 고려해야 할 점이 천차만별인 리모델링에서 비용과 시간을 줄이고 최대 수익률을 뽑아내기 위해서는 건물을 정확하게 진단할 좋은 건축사를 만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많은 건축주가 건축사무소 여러 곳을 전전하며 비용이 가장 저렴한 건축사를 찾으려 하는데 이는 실패의 지름길”이라고 했다.

    그럼 좋은 건축사를 선택하는 기준은 뭘까. 조 대표는 “보유한 땅에 신축과 리모델링 중 어느 쪽이 더 나은지 수익성을 분석하고 제약 사항을 하나하나 점검해줄 수 있는 능력 있는 건축사여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법에 명시되지 않은 부분은 허가를 가진 담당 구청에 문의해 최대한의 협조를 구할 수 있는 건축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계약할 때 건축사에게 구청에 사전 협의를 거칠 것을 요청하고 원하는 대로 진행이 안 되면 계약을 파기할 수 있도록 계약서에 명시해야 사후 분쟁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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