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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권 광역 급행철도 공식 검토…"GTX-D 확정 아냐"

    입력 : 2021.02.20 03:52

    [땅집고] 국토교통부가 올해 제 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2021~2030년)에 ‘서부권 광역급행철도’를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교통 여건이 열악한 경기 김포·부천 등 수도권 서부 지역에서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국토부는 “일부 언론에서 보도한 것처럼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D 노선을 확정했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땅집고]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노선과 지자체가 제안한 서부권 광역급행철도 노선. /김리영 기자, 각 지자체

    ■ 국토부, 서부권 광역급행철도 검토 공식화

    국토부는 지난 16일 올해 업무보고를 통해 “2019년에 ‘광역교통비전 2030’ 대책 발표 때 나온 서부권 광역급행철도를 제4차 계획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서울과 경기도 내 지자체 등에서 건의한 내용과 사전 타당성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전문기관이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은 철도법에 따라 10년 단위(5년 주기)로 작성하는 최상위 철도계획이다. 여기에 포함된 노선은 국토부가 공식적으로 추진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그동안 김포·부천·하남 등 지자체 차원에서만 계획됐던 서부권 광역급행철도 실현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다만 김헌정 국토부 철도정책과장은 “일각에서 이 노선을 GTX-D라고 부르고 있지만, 서부권 광역급행철도가 곧 GTX-D는 아니고 국토부가 그렇게 말한 적도 없다”며 “어떤 노선이 될지를 포함해 검토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 경기·인천 잇따라 노선 제안…김포 “서울 출퇴근 개선 기대”

    서부권 광역급행철도는 국토부가 2019년 10월 ‘광역교통비전 2030’ 대책을 내놓으면서 처음 수면 위로 올라왔다. 국토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대광위)는 기존 광역철도 노선에서 소외된 수도권 서부지역을 중심으로 새 급행철도를 신설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노선을 밝히지 않아 각 지자체마다 새 급행철도 노선을 각자 지역으로 연결해달라는 요구가 거세졌다.

    경기도는 김포~부천~강동~하남을 잇는 총 68.1㎞ 노선을 검토하고 국토부에 제안했다. 경기도 자체 용역을 진행한 결과 비용 대비 편익(B/C) 분석 값이 1.02로 사업 추진 기준인 1.0 이상을 충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땅집고]인천시가 제안한 광역급행철도 노선. /박남춘 인천시장 페이스북 캡쳐

    인천시도 노선을 제안했다. 인천국제공항과 경기 김포에서 출발한 뒤 부천에서 합류해 경기 하남까지 이어지는 노선과 인천에서는 서구 청라·가정·작전동과 검단·계양 지역을 경유하는 노선으로 Y자 형태를 띠고 있다. 총 길이는 110.27km, 전체 정거장은 18개이며 총 사업비는 10조781억원으로 추산됐다. 이렇게 추진할 때 경제성 분석 결과는 1.03으로 사업성이 있다고 나왔다.

    경기 광주시에서도 GTX정차역을 만들어달라는 요구가 거세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난달 18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2021년 도청업무 보고회에서 “광주시를 GTX-D노선 선정과 관련해 논의 대상에서 제외됐는데 왜 빠진 것인지 잘 모르겠다”며 “광주시도 GTX 노선이 지나도록 내용을 검토해 달라”고 말했다. 지난해 광주시는 광주~이천 GTX-D 유치를 위한 범시민 추진위원회를 출범했다.

    김포 시민들도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다. 정경우 골든타임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김포골드라인이 개통했지만 2량짜리 열차여서 출퇴근길 사람이 붐비는데 광역급행철도가 놓이면 아무래도 교통망이 분산돼 지금보다 서울 접근성이 크게 나아질 것으로 주민들이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김포시 운양동 ‘김포한강신도시 반도유보라 2차’ 59㎡는 지난 7일 5억7500만원(20층)에 실거래됐는데, 현재 호가는 최고 6억5000만원까지 급등했다.

    ■ GTX 확정 아니다…개통까지 많은 절차 남아

    국토부가 “서부권 광역급행철도 공식 추진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만큼 교통 여건이 열악한 김포·부천·인천 등을 지날 새 노선 추진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기대가 나온다. 하지만 변수도 있다.

    우선 ‘서부권 광역급행철도’가 현재 시장의 기대처럼 GTX-D로 추진될 것이라고 속단하기는 어렵다. 현재 추진 중인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Great Train Express)는 수도권 외곽에서 서울 도심 주요 3개 거점역인 서울역·청량리역·삼성역을 방사형으로 교차해 30분대에 연결하는 철도를 말한다. 대심도 40m 깊이에서 운행하며 8량전차로 정차시간을 감안한 평균 속도인 표정속도는 시간당 100km다. 일반 지하철보다 2~3배 빠르다.

    [땅집고]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홍보 영상에 나온 GTX의 속도와 설계방식. /국토교통부 홍보영상

    국토부는 “서부권 광역급행철도가 GTX라고 한적은 없다”는 입장인 만큼 GTX보다 파급력이 떨어지는 노선이 생길 수도 있다. 김 과장은 “광역급행철도는 2개 이상 도시 내 거점들을 연결하는 동시에 일반 전철보다 빠른 운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철도로 당연히 일반 지하철보다 빠른 속도로 운행되는 것은 맞지만, 서부권 광역급행철도가 현재 추진 중인 GTX처럼 대심도 40m에 설계해야 한다든가, 운행지역·속도 기준 등에서도 현재 GTX 수준만큼 충족돼야 한다는 기준이 따로 마련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4차 국가철도망 계획에 반영되더라도 사업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 사업성을 확보해야 하고 기본계획 수립 후 지자체와 국토부 사업계획 승인을 거쳐야 한다. 실제로 기존 GTX-A·B·C노선의 경우 2011년 제2차 국가철도망계획에 반영됐지만, 아직 A노선을 제외하고 10년째 첫 삽도 뜨지 못했다. GTX-B 노선은 올해 말까지 기본계획을 세울 예정이고 C노선은 사업자 선정을 마칠 것으로 보여 두 노선은 착공까지 아직 몇 년 더 기다려야 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철도 건설은 개발 계획이 발표된 후 완공까지 20년은 걸린다고 봐야 한다”며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사업은 서울 외곽 도시들의 도심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것이 근본 취지지만, 완공까지 수도권 외곽과 도심 집값이 지나치게 상승하는 부작용도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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