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1.02.09 14:26 | 수정 : 2021.02.09 16:52
[땅집고] 정부가 공공주택지구사업을 통해 서울역 인근 동자동 쪽방촌을 고층 아파트 단지로 바꾸겠다는 계획을 밝히자, 해당 지역 토지·건물 소유주들의 반발이 빗발치고 있다.
정부는 지난 5일 서울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 일대 4만7000㎡에 대한 공공주택지구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사업을 통해 공공주택 1450가구, 민간분양 960가구 등 총 2410가구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후암특별계획1구역(동자) 준비추진위원회는 “정부가 동자동 토지·건물주들과 사전에 어떤 협의도 하지 않고 계획을 기습 발표했다”면서 “정부 계획에 결사 반대한다”고 9일 밝혔다. 추진위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지난해 5월 27일 기존 지구단위계획 기간이 만료돼 올 연말 발표하는 용역결과를 기다리던 중이었는데, 갑자기 언론 보도를 통해 정비사업 추진 방안이 발표됐다. 정부가 사유재산권을 박탈하고 토지·건물주를 개발행위 결정에서 완전히 배제한 것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정부는 토지 소유자들에게 토지 용도, 거래 사례 등을 고려해 보상하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추진위는 “사유재산을 사실상 강제 수용하겠다는 것”이라며 “정부가 공시지가에 따라 현금 청산한 후 토지와 건물 소유자의 사유재산권을 박탈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했다.
추진위는 또 “이번 사업으로 공공분양권을 받으려면 2026년까지 무주택자여야 한다. 하지만 동네가 수십년간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낙후 우범지역으로 전락하는 바람에 해당 토지·건물주는 타 지역으로 이주한 경우가 많다”며 “이런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토지·건물주를 단순 투기꾼으로 취급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법적 대응을 포함해 사유재산을 지키기 위한 모든 수단을 총 동원할 것”이라고 했다.
추진위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로 급히 튀어나온 선전용 공급 확대 대책에 우리가 희생양이 됐다. 모든 것을 걸고 결사 항전할 것”이라고 했다. /한상혁 땅집고 기자 hsangh@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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