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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권 관행 뒤집히나…재개발 시장 메가톤급 파장 우려

    입력 : 2021.01.25 05:09

    [땅집고] 지난 1월 재개발조합설립 이후 다물건(다주택자물건) 거래로 조합원자격을 얻은 토지등소유자들의 수분양권을 인정하는 광주고등법원의 판결 이후 업계에서는 관련 대법 판례가 새롭게 나올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장귀용 기자

    [땅집고]재개발 사업이 추진되는 지역에서 집이 2채 이상인 조합원(다주택 조합원)의 집이나 땅을 사들인 경우 조합원 분양권을 인정하지 않고 현금으로 보상받던 관행이 뒤집힐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법원에서 이 관행을 뒤집는 판결이 나오면서, 다주택 조합원의 매물을 산 사람도 아파트를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반면, 다주택자가 많은 재개발 사업장에선 사업 계획을 원점에서 다시 짜야 할 정도 큰 혼란이 생길 수도 있다.

    재개발 사업은 통상 추진위원회 설립→조합설립→시공사 선정→사업승인→관리처분→이주 등의 단계로 진행된다. 재개발 사업에선 조합설립 이후 다주택자 조합원으로부터 집을 사면 조합원이 될 수는 있지만, 분양권을 받을 수는 없없다. 대신 현금으로 보상받았다.

    그런데 지난해 1월 광주고등법원이 광주광역시 학동4구역에서 제기한 소송에 대한 판결을 내리면서 다주택자 조합원의 집을 산 사람에게도 기존 조합원처럼 아파트 분양권을 인정한다는 판결을 내린 것이다. 법원은 관리처분 이후 재개발 현장 집이나 땅을 사면 현금으로 보상해야 하는데 관리처분 이전 거래에는 보상 관련법이 없고 조합원 자격을 박탈할 근거도 없다면서 이 같은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광주 학동 4구역의 사례가 법으로 금지하는 ‘지분 쪼개기’와 다른 것이라고 판단했다. 지분 쪼개기는 재개발 현장에서 분양권을 더 받기 위해 원래 하나의 주택이나 토지를 나눠 파는 것으로 통상적으로 ‘구역지정’ 내용이 공개된 이후에는 금지된다. 법원은 학동4구역 사례는 지분 쪼개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다. 지난해 6월 대법원은 광주고법의 판결을 심리하지 않고 그대로 인정했다.

    [땅집고] 서울 흑석동 재개발지역 전경. 기사내용과 무관. /장귀용 기자

    대법원까지 이런 판단을 내리자, 전국 재개발 사업장에 비상이 걸렸다. 조합설립인가 이후 매수자들이 산 집에 대해서도 분양권을 주면 조합원에게 배정할 주택이 늘어 사업성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조합원에게 배정하는 분양권이 늘면 일반분양 물량이 줄어 사업성이 크게 떨어진다.

    하지만 건설업계에서는 광주 학동4구역의 사례가 완전히 새로운 판례로 자리잡은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대법원이 정식으로 재판을 진행한 것이 아니라 고법의 판단을 인정한 것에 불과하다는 시각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광주고법의 판결이 새로운 판례로 자리잡을 가능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부산의 재개발 현장인 ‘온천4구역’에서도 같은 소송이 제기돼 현재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온천 4구역에 대해 대법원이 정식 심리를 거쳐 광주 학동4구역과 같은 판결을 내린다면 다주택 조합원의 집을 매입해도 분양권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대법원이 부산 온천4구역에 대해서도 광주 사례와 같이 판단하면 전국의 재개발 사업장에 비상이 걸리고, 사업이 중단되는 곳도 적지 않을 것”이라며 “재개발 현장의 다주택자들이 보유한 주택과 땅의 가치가 급등하고, 사업계획을 처음부터 다시 짜야 하는 현장도 속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개발 전문인 A 변호사는 “법조계에서는 대법원이 온천4구역에 대해서도 같은 판결을 내린다면, 재개발 관련법(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의 개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온천 4구역 판결에 따라 전국 재개발 사업장의 운명이 갈릴 수 있는 만큼 도정법의 개정 여부를 눈여겨 보고, 투자할 때 매물에 대해 분양자격이 인정되는지를 잘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장귀용 땅집고 기자 jim332@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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