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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스위트홈'의 그 아파트와 똑 닮은 건물이 서울에?

    입력 : 2021.01.18 04:42


    [땅집고] 넷플릭스 드라마 '스위트홈' 포스터. /넷플릭스

    [땅집고] 국내 웹툰을 원작으로 제작한 넷플릭스 드라마 ‘스위트홈’. 지난달 18일 공개 직후 세계 넷플릭스 순위 3위에 등극, 한 달 가까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스위트홈’은 인간이 괴물로 변한 상황에서 ‘그린홈맨숀아파트(이하 그린홈)’이라는 초록색 외관의 낡은 아파트에 살아남은 입주민들이 괴물에 맞서 싸우는 내용의 스릴러 드라마다. 작품이 인기를 끌면서 촬영 배경이 된 ‘그린홈’이 과연 어디에 있는 아파트인지에 대한 전세계 시청자들의 궁금증도 함께 커지고 있다.

    ‘그린홈’은 서울 아파트 두 곳을 모티브로 했다. 서대문구 ‘충정아파트’와 중구 ‘회현시민아파트’다. 실제로 드라마 연출을 맡은 이응복 감독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현수(주인공)가 이사 가는 아파트가 너무 비싸선 안됐고 재개발을 앞둔 곳이어야 했다. ‘그린홈’ 자료를 모으면서는 회현시민아파트와 충정아파트를 답사했다”라며 “충정아파트는 일제강점기 때 지어진 이후 소유주가 많이 바뀌었는데, 그 역사를 생각하면 많은 사연이 있을 것 같았다”라고 답변한 바 있다.

    [땅집고] '스위트홈'의 배경인 '그린홈'. 외관이 이끼가 낀 것 처럼 초록색이다. /넷플릭스

    [땅집고] '그린홈' 아파트 외관의 모티브가 된 것으로 추정되는 서울 서대문구 '충정아파트'. /이지은 기자

    ‘그린홈’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외벽 색깔이 이끼가 낀 것처럼 초록색을 띠고 있다. 공교롭게도 서대문구 ‘충정아파트’ 외벽이 녹색이다. 이 아파트는 지하철 2·5호선 충정로역 9번 출구까지 걸어서 3분 정도 걸리는 초역세권이다. 지상 5층 60가구 규모 나홀로 단지로, 1932년 지어 올해 90살이 된 국내 최고령 아파트로도 유명하다. 1층에는 편의점과 분식집, 공인중개사사무소, 카페 등 점포 6개가 영업 중이며 2~5층엔 주민들이 살고 있다.

    거래는 뜸한 편이다. 국토교통부에 가장 최근 등록된 실거래가는 지난해 2월 전용 69㎡가 5억9000만원(2층)에 팔렸다. 현재 온라인 부동산 중개사이트에는 4층 93㎡ 주택이 전세금 1억3000만원에, 3층 28㎡ 주택이 보증금 500만원 월세 40만원에 매물로 나와 있다.

    [땅집고] 서울 중구 회현동 '회현제2시민아파트' 복도에서 '스위트홈' 일부 장면을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 커뮤니티

    [땅집고] 어두컴컴한 분위기가 나는 '회현제2시민아파트' 복도. /온라인 커뮤니티

    ‘그린홈’의 외관 모티브는 ‘충정아파트’에서 따왔지만, 실제 내부 촬영은 서울 중구 회현동에 있는 ‘회현제2시민아파트’에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산 자락에 둘러싸여 있는 지하 1층~지상 10층, 352가구 규모 단지다. 올해로 준공 51년째로, 남산 급경사지에 지어 출입구가 1층과 6층 두 곳에 있다. 이런 독특한 설계 때문에 ‘스위트홈’뿐 아니라 영화 ‘추격자’와 ‘친절한 금자씨’ 등 촬영지로도 쓰이면서 유명세를 얻었다.

    ‘회현제2시민아파트’는 현재 변창흠 국토부 장관이 서울 및 수도권에 공급하겠다고 밝힌 ‘토지임대부 주택’ 개념의 아파트다. 현재 땅은 서울시 소유며, 건물을 소유한 집주인은 따로 있다. 현재 국토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기록된 거래 사례는 없다. 2005년 언론 보도자료 등을 통해 당시 단일 주택형인 52㎡(15평) 가 2억2000만~2억3000만원 정도에 거래됐다는 사실만 알 수 있다. 가장 최근 등록한 임대차계약은 2014년 6월 보증금 8000만원 조건의 전세계약, 2017년 5월에 보증금 200만원 월세 20만원 조건의 월세계약이다.

    [땅집고] 서울시가 '회현제2시민아파트'를 문화예술단지로 리모델링 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서울시

    이 단지는 2004년 11월 서울시 정밀안전진단에서 재난위험시설물 D등급을 받았다. 이에 서울시는 2006년부터 입주민들과 아파트 철거를 두고 보상금 등 합의 과정을 거쳐왔다. 그러다 2016년 9월 이 아파트의 역사적 가치를 보존하기 위해 재건축 대신 재생 리모델링을 추진, 일명 ‘아트 빌리지’로 만들기로 했다. 단지 내 근린생활시설에 디자인 관련 오피스·상가·공방·카페 등을 입점시킨다는 방침이다.

    SH공사가 발주한 ‘회현 제2시민아파트 리모델링 사업 설계공모’에 따르면 이 아파트 전체 연면적 1만7932㎡ 중 주거 공간으로 9602㎡(54%) 정도만 설계하며 기존 352가구를 253가구 규모로 축소할 계획이다. 이 중 200가구는 1~2인 가구 청년예술인에게 임대하고, 나머지 물량은 현재 남아있는 입주민에게 배분할 계획이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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