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1.01.05 03:23
[땅집고] “당초 정부가 3호선을 연결하겠다고 발표했으니, 당연히 약속을 지켜야죠.”
국토교통부가 최근 송파~하남도시철도를 경전철이 아닌 서울 지하철 3호선을 연장하는 노선으로 확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하남시 주민들과 부동산 시장이 기대감으로 들썩이고 있다. 특히 하남 교산신도시와 송파구 중간에 놓인 하남 감일지구 주민들은 “3호선 연장은 감일지구 아파트 분양 당시부터 정부가 약속했던 것인 만큼 이번 결정은 당연한 결과”라며 일제히 환영하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관계자는 4일 “하남시에서 주민 민원이 쏟아지자 아무래도 정부가 부담을 느낀 것 같다”며 “하남시 이의 제기를 받아들여 사전타당성 조사 결과를 재분석했고, 그 결과 3호선 연장선의 B/C(비용대비편익)값이 경제성을 충족하는 것으로 나왔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이달 중 KDI(한국개발연구원)에 예비타당성 조사를 신청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국토부는 2018년 하남 교산신도시 개발 방안을 발표하면서 서울 지하철 3호선 오금역에서 하남 감일지구(신설역 1개)와 교산신도시(신설역 3개)를 거쳐 5호선 하남시청역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3호선 연장선 건설을 포함했다. 하지만 정부는 지난해 교산신도시 광역교통대책을 발표하면서 경제성 등을 이유로 3호선 대신 경전철 추진을 제안했고, 감일지구 주민들로부터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감일지구 입주민들은 국토부의 3호선 연장선 계획을 믿고 분양받았는데, 약속한 대로 역이 생기지 않으면 사기 분양이 될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실제로 2019년 LH가 감일지구 A7블록에 공급한 신혼희망타운 분양 홍보 자료엔 ‘3호선 예정’이라는 문구가 적혀있기도 했다.
감일지구는 행정구역상 하남에 속하지만 서울 송파구와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를 사이에 두고 붙어있다. 택지지구 지정 당시에는 교통대책이 없어 서울과 직선거리는 가까워도 실제 접근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3호선 신설역 확정으로 큰 수혜를 볼 것으로 보인다.
감일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송파~하남도시철도가 3호선으로 건설된다는 소식에 주민들 모두 ‘이제 집값에 날개를 달 일만 남았다’며 들뜬 상태”라며 “다만 3호선 연장 계획이 이미 집값에 상당 부분 반영돼 있어 당장 호가가 출렁거리지는 않고 있다”고 했다.
이달 초 기준 온라인 부동산 중개사이트에 감일지구 하남감일스윗시티12단지 84㎡(이하 전용면적)가 최고 13억원에 매물로 나와 있다. 송파구 거여·마천동 일대 아파트 매도 호가를 뛰어넘는다. 84㎡ 기준으로 ‘마천금호어울림2차’는 최고 10억원, ‘송파파크데일2단지’는 최고 12억원에 각각 매물로 나와 있다. 감일동 B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올해 7~8월이면 입주 2년을 채워 1가구1주택 양도소득세 비과세 혜택을 받는 단지가 하나 둘씩 나오기 때문에 3호선 연장선 확정 호재로 호가를 확 높인 매물이 많이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송파~하남도시철도는 총 길이 12㎞로, 기존 3호선 오금역에서 하남 감일지구와 교산신도시를 거쳐 5호선 하남시청역까지 연결한다. 10량짜리 전철로 건설하며 출퇴근 시간에 10분 간격, 평시엔 20분 간격으로 운영한다. 사업비는 1조3921억원, 연간 운영비는 362억원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2023년 착공, 2028년 개통이 목표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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