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가 3억원대 파주 아파트 5억원에…경매 인기 고공행진

[땅집고] 지난달 17일 경기 의정부지법 고양지원에서 열린 파주시 목동동 ‘해솔마을 1단지 두산위브’ 전용 124㎡ 경매에 59명의 응찰자가 몰렸다. 이 물건의 감정가격은 3억8500만원이었는데, 감정가의 130%인 5억60만원에 낙찰됐다.

이 단지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GTX-A노선 정차역에서 도보 20분 정도 거리에 있다. 124㎡ 최근 실거래가는 6억원(10층)이었다. 낙찰자는 감정가보다 1억1500만원 높지만, 시세보다 1억원 저렴한 가격에 주택을 소유할 수 있게 됐다.

정부가 지난달 집값 안정을 위해 공공임대 11만4000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주택 수요자들이 원하는 아파트 공급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에 따라 일반 부동산 시세보다 저렴하게 내 집 마련할 수 있는 경매로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 비규제지역 파주, 13년만에 낙찰가율 100% 넘겨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이 7일 발표한 ‘2020년 11월 경매동향보고서’에 따르면 11월 전국 경매 진행건수는 1만4952건으로 전월(1만4091건)보다 6.1%, 전년동월(1만2056건)보다 24% 증가했다. 11월 진행 건수는 2014년 12월(1만6942건) 이후 가장 높은 수치로 3개월 연속 전월 대비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11월 낙찰건수 역시 5226건으로 2015년 10월(5286건)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총 응찰자 수가 동반 증가하면서 낙찰률도 전월 대비 1%포인트 오른 35%로 마감했다.

특히 그동안 집값이 저렴했던 경기 파주시의 경우 지난달 아파트 낙찰가율이 108.1%을 기록했다. 파주의 아파트 낙찰가율이 100%를 넘긴 것은 2007년 5월(103.1%) 이후 13년 만이다. 파주시 아파트 경매 응찰자 수도 301명으로 2015년 1월(361명) 이후 6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오명원 지지옥션 연구원은 “지난달 경기 김포시가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이후 파주 아파트값이 크게 오르고 있다”며 “최근 경매 시장에 실수요자들 참여가 많이 늘었는데, 파주는 아직까지 저렴한 가격대이기 때문에 경매 시장에서 인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정부 규제 피해 최다 응찰자 몰린 김포, 울산

앞서 11월에는 김포시 아파트가 가장 큰 주목을 받았다. 지난 6·17 대책에서 규제지역에서 제외된 이후 수도권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로 아파트값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그 여파로 11월 19일 김포시가 다시 규제지역에 포함되기 전까지 경매물건도 반사이익을 누린 것으로 보인다.

11월 김포시 아파트 낙찰가율은 131.2%, 평균응찰자 수는 30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기 김포시 장기동 ‘한강센트럴자이1단지’ 85㎡ 주택은 81명이 입찰에 참여해 감정가(3억9100만원)를 훨씬 웃도는 6억1021만원에 낙찰됐다. 이 단지는 김포한강신도시 바로 옆에 있는 입지로, 김포골드라인선의 장기역이 걸어서 20분 정도 거리다.

■ 지방 아파트 경매에 실수요자 몰려들어

정부가 서울과 수도권 전역을 규제지역으로 지정하자, 지방 아파트 경매 시장도 뜨거워지고 있다. 11월 경매 지표를 살펴보면 지방 광역시 아파트에 수요자들이 많이 몰렸다. 울산의 경우 평균 응찰자수가 7.9명으로 전국 시·도별 평균 응찰자수 1위를 기록했고 대구가 6.8명, 부산이 5.7명으로 뒤를 이었다. 업계에서는 아파트에 대한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서울 경매시장에서 지방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영진 이웰에셋 대표는 “종잣돈으로 내 집 마련을 하거나 정부의 강도 높은 부동산 규제를 피하기 위해 경매 시장에 들어오는 실수요자가 늘면서 응찰자가 증가하고 있다”며 “비 규제지역이라고 무작정 경매에 나설 것이 아니라 지방일수록 입찰 전 현장에 반드시 들러 낙찰받고 싶은 물건 주변에 개발 호재가 있는지, 각종 공부나 자료에서 나타나지 않은 결점은 무엇인지를 잘 확인하고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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