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0.12.10 11:30 | 수정 : 2020.12.10 11:46
[땅집고]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2006년 서울 서초구 방배동 아파트를 5억2300만원에 구입하며 주택금융공사의 보금자리론 대출을 통해 최대 한도였던 3억원을 대출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변 후보자가 보유한 아파트(공시가격 6억5300만원)은 신고된 보유 자산의 97% 이상을 차지한다. 야당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는 대출)’ 매수를 몸소 실천했던 분이 국토부 장관으로 적절한가”라며 비판했다.
10일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변 후보자는 2006년 6월 방배동의 전용면적 129.7㎡(40평대) 아파트를 5억2300만원에 사들이면서 모 카드사로부터 3억원 가량을 대출 받았다. 송 의원이 확인한 등기부등본에는 해당 카드사가 아파트에 대해 3억6000만원의 근저당을 설정한 것으로 나온다. 통상 대출액의 120%를 근저당으로 설정하는 것을 감안하면 변 후보자가 집값의 57.4%를 카드사 대출로 받은 것.
당시 은행과 보험의 6억원 이하 아파트에 대한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은 40%에 그친 반면, 카드사와 캐피탈사는 70%로 더 많은 대출을 받을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한 때 제1 금융권에서는 대출을 충분히 받을 수 없으니 2금융권을 이용해 대출한도를 늘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그러나 변 후보자는 당시 카드론 등 카드사 자체 상품이 아닌 주택금융공사의 서민 주거 지원 대출인 ‘보금자리론’을 카드사를 통해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금자리론은 취급 기관이 은행이나 카드사나 상관없이 똑같은 한도와 금리를 적용한다. 당시 보금자리론은 LTV(주택담보대출 비율) 60~70%를 적용했지만 대출 한도는 3억원이었다.
변 후보자가 소유한 방배동 아파트는 현재 시세가 10억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보인다. 나홀로 아파트라 거래 사례가 없지만 비슷한 면적의 주변 아파트 매매가격은 18억원 내외다. 변 후보자는 9일 인사청문회 재산 신고당시 아파트 외에 본인 명의 예금(1억3359만원), 자동차(2015년식 쏘렌토, 1273만원), 금융채무(-2억2578만원) 등 총 6억7100만원을 신고했다.
송 의원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매수를 몸소 실천했던 분이 과연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책임지는 국토부 장관 후보자로서 적절한가에 대해 국민들은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며 “인사청문회를 통해 주택정책을 관장하는 장관으로서 자격이 있는지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했다.
변 후보자는 2018~2019년 기고문에서 “주택 공급이 부족하지 않으며, 부동산 불안은 투기 수요가 상당한 원인”이라며 “분양을 받은 사람이 지나친 시세 차익을 거두지 못하도록 규제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손희문 땅집고 기자 shm9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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