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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부터 "김현미가 낫다"…변창흠 과거 행적들 보니

    입력 : 2020.12.06 14:07 | 수정 : 2020.12.06 21:42


    [땅집고] 문재인 대통령이 변창흠 토지주택공사(LH) 사장을 국토교통부 장관으로 내정하자, 부동산 업계에서는 “김현미 장관보다 더한 사람이 온다”며 긴장하고 있다. 변 사장은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 기초를 닦았던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가까운 사이인데다, 지난 8월 국회에선 이명박 박근혜 정부와 부동산 정책을 비교하며 “문재인 정부가 제일 잘한다”고 했기 때문이다.
    [땅집고] 변창흠 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로 지명되자 '김현미 장관보다 더 한 사람이 온다'는 반응이 나온다./조선DB
    여기에 변 내정자는 과거 세종대 교수,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을 지내는 동안 도시재생 사업과 계약갱신 청구권 등을 주장했거나 실제로 시행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변 내정자가 취임하더라도 과도한 규제로 시장을 왜곡하는 결과를 낳는다는 비판을 받은 기존 정책 기조는 그대로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SH사장 시절 ‘서울형 도시재생 도입’
    [땅집고] 지난 8월 서울 관악구 난곡동에 부동산 중개업소로 쓰던 건물이 흉하게 방치돼 있다. 유리문에 붙은 업소명 스티커는 누렇게 바랬고 주변에 쓰레기가 나뒹군다. 주민들은 "집주인과 연락이 끊겨 구청에서도 손을 못 댄다"고 했다./조선DB
    지난 8월 서울 관악구 난곡동. 골목 구석구석 담벼락 아래마다 쓰레기가 쌓여 악취를 풍기고, 골목길 양쪽 곳곳에 금이 가 있는 벽돌집들이 보였다. 매매·임대를 주선해야 할 어느 중개업소 건물은 아예 버려져 간판 색이 누렇게 바래 있었다. 난곡동은 2017년 2월 ‘서울형 도시재생사업’ 지역으로 선정됐고 2018년 8월에는 중앙정부 도시재생뉴딜 사업 지역으로도 선정됐다. 작년엔 '도시재생 우수 사례'라며 상까지 받았다.

    변 내정자는 SH 사장(2014~2017) 시절 이명박 정부의 뉴타운 사업을 비판하면서 대안으로 이 ‘서울형 도시재생’ 사업을 도입했던 인물이다. 난곡동은 도시재생 4년차로 지금까지 예산만 196억원이 투입됐다. 확인할 수 있는 성과는 언덕길 계단·난간 보강, CCTV·소화기 설치, 어린이공원 재정비 정도다.

    변 내정자의 서울형 도시재생은 문재인 정부의 도시재생 뉴딜 사업의 초석이 됐다. 하지만 서대문구 천연·충현동, 은평구 불광2동 등 다른 도시재생 지역도 난곡동과 상황이 대체로 비슷하다. 살만한 주택을 공급하는 정책을 '개발 논리'라며 부정하고 결과적으로 신규 주택 공급을 줄이는 현 정부의 대표적 정책 실패로 불린다.

    반면 변 내정자는 시장에서 서울에 대규모 아파트를 공급했다는 평가를 받는 뉴타운 사업에 대해서 강한 반감을 가지고 있다. 그는 저서에서 “뉴타운 사업은 구체적인 정책 목표도, 법적 근거도 없이 시행돼 개발이익 환수 장치가 작동하지 않아 집값만 올려놓았고 저렴한 임대주택의 멸실만 초래했다”고 평가했다.

    ■ 전세난 불러온 ‘임차인 계약갱신청구권’ 적극 주장

    변 내정자는 또한 현재 전국적인 전세 대란의 원인으로 지목받는 전월세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제 도입을 일찍이 주장해 온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불평등 한국, 복지국가를 꿈꾸다'(2015년)에서 계약갱신청구권 등의 도입을 촉구하며 "임차인의 계약갱신청구권은 임대인의 계약 거절권에 맞서 임차인이 민법상 임대인과 대등한 권리를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데 필수적인 조치"라고 주장했다.

    변 내정자는 지난 8월 국토교통위원회의 국토교통부 산하기관 업무보고에 참석해 전월세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제 등 임대차 3법과 관련 "부동산 공부를 한 사람으로서 임대료 인상을 목적으로 2년마다 사람을 나가게 한다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충분한 기간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맞다"고 옹호했다. 이어 "이 갈등기만 겪고 나면 4년씩 안정적으로 살 수 있게 된다"며 "문제를 키우기보다는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방어할 것이냐에 지혜를 모으는 것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 “토지임대부·환매조건부 주택 적극 도입” 주장도

    변 후보자는 2007년 LH 주택도시연구원에 제출한 '공공자가주택의 이념적 근거와 정책효과 분석' 논문에서 토지임대부 주택과 환매 조건부 주택 제도 등을 적극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토지임대부 주택은 땅의 소유권은 정부에 남겨두고 건물만 팔아 분양가를 낮추는 제도이며, 환매조건부 주택은 건물의 처분권만 제한해 매각할 때 LH 등 공공에 되팔게 하는 제도다. 당시는 정부가 두 제도를 도입하고 시범사업까지 벌였지만 호응이 없어 실효성에 대한 회의론이 제기될 때였다.

    하지만 변 후보자는 "공공분양과 공공임대 등 2개의 제도만으론 주택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진단하고, "자가주택이면서 분양가가 낮을 뿐만 아니라 부동산 가격상승으로 인한 개발이익을 사회적으로 환수할 수 있는 공공자가주택을 도입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후보자가 국토부 수장으로 오게 되면 공공자가주택, 즉 토지임대부 주택이나 환매조건부 주택 제도 도입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한상혁 땅집고 기자 hsangh@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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