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0.12.01 15:53 | 수정 : 2020.12.01 16:33
[땅집고] 정부가 전세난 해결책으로 발표한 ‘호텔 개조 임대주택’ 실제 입주 단지의 내부를 공개했다. 보증금 100만원에 월세 27만원~35만원으로 저렴한 편이지만 전용 면적 13∼17㎡로 내부가 좁은 데다 부엌·세탁실 등은 공용으로 사용하는 공유 주택 형태다. 1~2인 가구가 임시로 머물기는 좋아도 3인 이상 가구를 위한 실질적인 공급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서울 성북구 안암동 관광호텔 ‘리첸카운티’를 리모델링한 122실 규모 임대주택 ‘안암생활’이 지난달 30일 첫 입주를 시작했다고 1일 밝혔다. ‘안암생활’은 서울 종로구 숭인동 옛 베니키아호텔을 리모델링한 청년주택에 이어 2번째로 공급되는 ‘호텔리모델링 임대주택’이다.
‘안암생활’은 복층형 56실, 일반형 66실(장애인용 2실 포함)의 원룸형 주거 공간과 공유주방·공유라운지·코워킹 스페이스·공용 세탁실 등 커뮤니티시설, 근린생활시설로 구성됐다. 주거공간은 전용면적 13∼17㎡ 규모로 조성됐다. 입주자는 지난 8월 매입임대주택 입주자격을 갖춘 청년을 대상으로 운영기관을 통해 모집했다.
임대료는 보증금 100만원에 월세 27만원~35만원으로 책정됐다. 바닥 난방, 개별 욕실, 빌트인 시설(침대, 에어컨 등) 등 옵션이 포함됐다. 입주자는 2년마다 계약을 갱신할 수 있고, 최장 6년까지 거주가 가능하다. 입주 자격은 도시근로자 월평균소득 70% 이하의 대학생과 사회 초년생이다.
호텔 리모델링 임대주택이 공개된 후 업계에서는 고시원이나 쪽방 등 비주거거주 보다는 나은 형태지만 여전히 취약하다는 평가와 1인 가구를 위한 실질적 대안이라는 평가가 맞섰다. 이와 함께 실질적으로 전세 수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3~4인가구를 소화할 수 없다는 점도 지적됐다.
박세영 LH 서울지역본부 사회주택 선도사업 추진단장은 "현행법상 호텔을 공동주택으로 바꾸려면 기숙사나 다중주택으로 용도 변경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면서 "3∼4인가구의 전세 물량 공급에 대해서는 별도의 대책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장귀용 땅집고 기자 jim332@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