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0.11.27 04:01
요즘 상업용 부동산 시장 최대 화두는 물류다. 온라인 상거래 확산과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물류부동산 수요는 폭증세다. 물류 부동산 개발에 뛰어드는 기업과 개인도 늘고 있다. 조선일보와 땅집고가 올해 첫 개설한 전문교육 과정인 ‘제 1기-물류 부동산 개발 실전과정’에도 수강생이 몰리며 수강 신청이 조기 마감됐다. ‘제2기-물류 부동산 개발 실전과정’은 2021년 1월 개설될 예정이며 사전 신청을 받는다. 땅집고는 물류 부동산 개발 교육 강좌에서 강사로 나설 멘토들의 노하우를 소개한다.
[물류 부동산 멘토에게 듣는다] ④민정웅 인하대 교수 “SCM 모르면 물류센터 시장 흐름도 못 읽어”
[물류 부동산 멘토에게 듣는다] ④민정웅 인하대 교수 “SCM 모르면 물류센터 시장 흐름도 못 읽어”
[땅집고] “물류센터를 짓기만 하면 꽉 찬다는 건 오산입니다. 당장 수도권 외곽에 나가보면 빈 곳도 널려 있습니다. 아무리 수요가 많아도 무한정일 수는 없는데, 물류센터가 좋다고 하니 덮어놓고 지었기 때문이죠.”
민정웅 인하대 아태물류학부 교수는 “물류센터는 물류를 기반으로 한 부동산이어서 공급망 관리(SCM)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결코 성공할 수 없다”고 했다. SCM이란 물건이 원재료에서 완제품으로 만들어져 소비자에게 도달하는 모든 과정을 관리·운영하는 것을 말한다. 그는 “수요가 확실하고 성장할 만한 곳을 찾아 물류센터를 지어야 수익성을 높일 수 있고, 수요 예측을 위해서는 공급망 이해가 필수”라고 했다.
민 교수는 조선일보가 오는 26일 개설하는 ‘스마트 물류 부동산 개발 실전과정’에서 ‘공급망관리를 통한 생존 전략(미친 SCM이 성공한다)’를 주제로 강의한다. 민 교수는 서울대와 미 스탠퍼드대에서 공학을 공부한 후, 삼성SDS 수석컨설턴트, 국토해양부 종합물류기업인증 심사위원 등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글로벌 컨설팅기업 가트너(Gartener) 심사위원을 맡고있다. 가트너는 세계 물류 기업의 SCM 수준을 평가해 매년 상위 25개사를 발표하고 있다. 민 교수에게 물류업계 동향과 SCM에 대해 들어봤다.
Q.물류센터도 공급 경쟁이 치열한가.
“물류센터 수요가 급증한 건 사실이지만 공급도 그만큼 늘고 있다. 지역에 따라 공급 과잉도 생길 수밖에 없다. 과거엔 입지 좋은 고속도로나 국도변에 짓기만 해도 잘 팔렸다. 이제는 그렇지 않다. 서울과 상대적으로 가까운 용인은 임차인이 줄을 선다. 반면 인천이나 경기 안성·여주 같은 외곽지역은 공급 과잉으로 공실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Q.최근 물류시장에서 눈에 띄는 변화는.
“배달의민족이 운영하는 B마트는 기존 물류센터와 완전히 다른 도심 내 초소형 창고를 이용한다. 예컨대 편의점에서 파는 제품을 배달하는데 주문이 들어오면 1시간 내 배송하기 위해 도심에 위치한 50~100평짜리 작은 창고에서 물건을 배달한다.
그동안 도심은 임대료가 너무 비싸 창고를 운영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수요가 생기면 유통망이 변하고 업태가 달라진다. 반드시 대로변 1층 창고만 가능한 건 아니라는 말이다. B마트 창고는 지상 3~4층에 위치해도 문제가 없다. 새로운 업태가 발달하면 수도권 외곽 물류센터가 필요가 없어지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Q.SCM을 왜 알아야 하나.
“물류 부동산 개발에 종사하면서 정작 물류에 대해 전혀 모르는 경우가 종종 있다. 물류 부동산 개발 과정은 잘 알지만 ‘왜 화주(貨主)가 이 창고를 사용하려는 하는지’에 대해선 잘 알지 못하는 것이다. 물류와 SCM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갖고 있으면 유통 물류산업을 해석할 수 있는 관점이 생기고, 이를 기반으로 물류 부동산의 시장 변화에도 대비할 수 있다.
SCM이 물류 부동산의 형태를 결정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는 물류 유통 방식의 큰 흐름이 소매점보다 온라인 주문을 통해 창고에서 소비자로 직접 이동하는 형태로 바뀌었다. 쿠팡 물류센터 같은 대형 창고가 성장한 배경이 여기에 있다. 온라인 상거래 성장을 예측하지 못했다면, 현재 물류센터 같은 대형 창고의 필요성도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SCM을 알면 거시적인 트렌드를 읽을 수 있고, 이를 기반으로 미래를 예측해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Q.SCM 전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촉발된 언택트 문화와 온라인 상거래 시장 확대는 지속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사실 이런 트렌드는 갑자기 생겨난 것이 아니라, 이전부터 있었다. 코로나는 단지 그 속도를 높였을 뿐이다. 물류의 개념도 마찬가지다. 물건의 이동 경로가 과거의 정형화된 방식에서 복잡하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SCM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손희문 땅집고 기자 shm9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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