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0.11.23 05:41
[권강수의 상권탐방] 오랜 전통 자랑하는 서울 마포·공덕역 상권
[땅집고] 서울 지하철 5·6호선, 경의중앙·공항철도가 지나는 공덕역과 5호선 마포역. 두 역 사이 거리가 약 700m로 도보 10분이면 닿을 만큼 가깝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공덕역과 마포역 일대 상권을 하나로 묶어서 취급하곤 한다.
마포역 상권은 오피스 빌딩, 고층 아파트, 주택가, 유흥가가 혼재된 복합 상권이다. 생활환경이 낙후된 곳이었지만 공덕오거리 중심으로 개발이 이뤄지면서 상권이 확장됐다. 평일 출·퇴근시간과 점심·저녁시간에는 직장인들로 북적이고, 주말에는 지역 주민과 외지인이 찾는다. 공덕역은 지하철 노선 4개를 낀 쿼드러플 역세권이다. 추후 신안산선이 개통하면 ‘퀸터플(quintuple)’ 환승역으로 거듭난다. 서울서부지검·서부지법·신용보증기금 등 관공서와 은행·오피스가 줄줄이 들어서 있고,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많아 상권 수요가 풍부한 편이다.
■중장년층 겨냥한 마포음식문화거리
마포역 1·2번 출구에서 공덕역으로 이어지는 뒷골목에는 용강동 ‘마포음식문화거리’가 있다. 중장년층을 겨냥한 숯불갈비전문식당 등 전통 한식당들이 대부분이다. 일제강점기에 생긴 식당도 있을 정도로 오랜 전통과 맛으로 승부하는 집이 많아 프랜차이즈 가게를 창업하면 실패할 확률이 높다.
이 일대 점포 평균 시세는 1층 66㎡(20평) A급 점포가 보증금 7000만~1억원에 월세 400만~500만원, 권리금 1억5000만~2억원 정도다. B급이라면 보증금 3000만~5000만원, 월세 200만~300만원, 권리금 7000만~1억원 수준이다.
■젊은층 유입 활발한 도화먹자골목
마포역 3·4번 출구와 공덕역 9번 출구를 따라 형성된 상권에서도 역시 중장년층을 상대로 하는 업종이 강세다. 서울가든호텔 이면도로에 음식점과 커피숍들이 줄줄이 들어서 있다. 중장년층은 상대적으로 식당에 대한 충성도가 높다. 이런 상권의 경우 단골 고객 비율이 높고, SNS(소셜미디어)를 통한 홍보보다 실제 입소문이 중요한 경향이 크다.
3번 출구 도화동주민센터 뒷골목은 마포·공덕역 핵심 상권으로 꼽히는 ‘도화먹자골목’이다. 마포의 전통 상권으로, 근처에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젊은층 수요도 유입되고 있는 추세다. 퇴근 시간대만 되면 회사원들로 문전성시를 이룰 정도다. 아파트 단지를 배후수요로 갖고 있어 돼지갈비, 껍데기, 김치찌개, 양지설렁탕, 순두부, 차돌박이 등 토속음식을 파는 식당들이 많다. 최근에는 카페나 베이커리 등 젊은 층이 선호하는 업종도 늘고 있다.
메인 상권인 만큼 점포 임대료도 높은 편이다. 마포역 3번 출구부터 공덕역 9번 출구 일대 점포의 경우 1층 66㎡ A급이 보증금 1억5000만~2억원, 월세 500만~600만원, 권리금 1억5000만~2억원이며, B급 점포는 보증금 5000만~1억원, 월세 300만~400만원, 권리금 5000만~1억원 선이다. 마포역 3번 출구 쪽에서 15년 동안 상업용 부동산을 중개한 한 공인중개사는 “소형 점포가 대부분인데 매물이 잘 나오지 않는다. 간혹 빈 점포가 나와도 길 건너 점포보다 임대료가 1.5배 정도 높다”라고 말했다.
■상권 확장 가능성 높아
이곳 상권에선 매년 ‘마포음식문화축제’가 열리고 있다. 주변 상인들은 이 축제 기간 동안 높은 수준의 매출이 나오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하지만 상권을 살리려는 목적의 이벤트는 꾸준히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족단위나 연인 등 다양한 소비자들을 확보할 수 있는 주말·공휴일 이벤트를 모색해 더 많은 고객 방문을 유도해볼 만하다.
앞으로 마포·공덕역 상권은 더 확장될 가능성이 높다. 공덕역이 교통망 확충 호재를 끼고 있을 뿐더러 지역 개발이 꾸준히 이뤄지는 편이기 때문이다. 추후 아파트 단지와 오피스 빌딩이 완공하면 유입인구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상권의 발달은 물론이고 부동산 가격 상승도 기대해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