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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억 첫 돌파…그렇게도 안 오르던 구 일산마저 급등

  • 손희문

    입력 : 2020.11.17 04:53

    [땅집고]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에 위치한 '일산센트럴아이파크' 문주 전경./손희문 기자

    [땅집고] 지난 10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중산동. 경의중앙선 풍산역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10분 정도 이동하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눈에 들어왔다. 이 아파트는 일산 동구에서 두 번째로 큰 아파트 단지인 ‘일산센트럴아이파크’(1802가구)다. 이 아파트 85㎡(이하 전용면적·23층)는 지난주 7억원에 실거래됐다. 한 달 전보다 1억원 높게 팔린 신고가다. 이 지역 하늘땅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워낙 조용하던 동네에서 갑자기 높은 값에 아파트가 거래되다 보니 구청에서 조사를 나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일산에서 그동안 킨텍스역(서구) 일대에 밀려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구(舊) 일산’(경의중앙선 일산·풍산·백마역 인근) 지역 일대의 집값이 들끓고 있다. 중산동을 비롯해 일산 동북부 구 일산 지역 아파트값이 지난 한 달 새 1억원 가까이 뛴 것으로 나타났다. GTX-A(대곡역) 등 기존 교통 호재에다, 지난 6월 대곡-소사선(서해선)을 일산역까지 연장하는 방안이 확정된 이후 서울 근교의 비교적 저렴한 아파트를 찾는 수요가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산센트럴아이파크 84㎡, 구 일산 최초로 7억원 돌파

    대소선 연장으로 인한 일산지역 수혜지./손희문 기자


    [땅집고] 지난 10월 기준 일산서구·동구 실거래 상위 5개 단지./한국감정원

    분당과 함께 1기 신도시로 개발된 일산은 유독 집값이 오르지 않는 지역으로 손꼽힌다. 일산에서도 집값이 오르는 지역이 있다. 최근 3~4년 사이 일산에서 진행된 개발 사업은 킨텍스(대화동)가 들어선 일산 서구와 호수공원 인근 동구 장항·주엽동 중심으로 진행됐고, 집값도 이 지역이 비교적 강세였다. 반면 동북부 지역은 중심 교통 수단인 경의중앙선 배차 간격이 길어 이용이 불편하고 교통 편의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일산에서도 특히 상대적으로 소외됐다. 집값이 낮은 이 지역을 일산 중심지와 비교해 ‘구 일산’이라고 부르는 호칭까지 생겼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3년 동안 전국의 집값이 폭등하는 가운데, 구 일산 주택시장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아파트가 구 일산 지역 집값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는 중산동 ‘일산센트럴아이파크’다. 이 아파트는 지난 9월 말 6억원(6층)에 거래됐지만 현재 1억원이 뛴 가격에 거래됐다. 한 달 동안 16.7%포인트 가격이 올라 구 일산 지역에서 최초로 84㎡ 기준 7억원이 넘었다. 지역 중개사무소에 따르면10일 기준으로 거래 가능한 물건 약 20건 정도는 최소 7억원에서 최대 8억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일산역 인근 후곡마을 4단지(금호한양) 아파트 전용 84㎡는 지난 5월 초 4억 5500만원으로 거래됐다가, 가장 최근 거래인 지난 8월 17일에는 5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3개월 만에 1억원 가까이 오른 것이다. 백마역 인근에 자리잡은 백마마을 6단지(벽산) 지난 7월 3일 4억6000만원(14층)에 거래됐지만 지난 9월 5일 5억500만원(15층)에 거래되며 5억원을 뚫었다.

    수도권 서북부 광역교통개선 구상안./국토교통부


    ■ 대소선 개통하면 서울까지 15분… 전세난도 상승 부추겨

    최근 일산 동북부가 주목받는 이유는 이 지역에 집중된 교통 호재 영향이 크다. 우선 대곡과 소사역을 잇는 서해선, 일명 ‘대소선’ 개통이 가까워졌다. 대소선 자체는 대곡역이 종착역(기점)이지만 경의중앙선을 통해 일산역까지 연장하는 계획이 지난 6월 확정됐다.

    내년 7월 개통 예정인 이 노선을 이용하면 서울 강서구 마곡동·김포공항·여의도까지 가기 편리해진다. 풍산역에서 대소선을 이용하면 김포공항까지는 15분 안팎, 환승해 9호선 급행열차를 타면 여의도까지 40분 정도 걸린다. 현재는 풍산역에서 김포공항까지만 40분이 넘게 걸린다. 또 현재 공사 중인 GTX-A역이 대곡역을 지난다. GTX-A 노선을 타면 서울 강남·강북 도심까지 20분 안팎이면 도착할 수 있다.

    [땅집고] 단지 내에 대곡소사선 풍산역 확정을 축하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손희문 기자

    일산동구 중산동 명품 공인중개사무소 김찬혜 실장은 “대소선으로 교통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고, 근처에 신축 아파트가 드물다보니 새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이 빠르게 오르고 있다”며 “여기에 지난 7월 말 임대차법 시행 이후 서울 전세난이 심화하면서 서울에서 넘어오는 수요도 제법 있다”고 말했다. 한국감정원 자료에 따르면 올해 1~9월 서울 거주자가 사들인 고양시 아파트는 4246건이다. 이 기간 서울 거주자가 사들인 경기도 아파트 중 가장 많았다.

    ■ “베드 타운 한계 뚜렷…교통 호재만으로 더 상승은 한계 있어”

    지역 주민들과 현지 중개사무소에선 그동안 저평가됐던 일산 동북부 지역 아파트 값이 몇 없는 신축 단지를 중심으로 한동안 더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구 일산 지역은 교통 여건이 개선된다고 하더라도 기업이 거의 없어 ‘베드타운’ 성격은 크게 변하지 않고, 집값 상승에도 한계가 있다는 전망도 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일산 동북부는 경의중앙선 풍산역·대곡역 GTX 교통 호재가 강력한 데다 후곡 학원가도 20~30분 내외로 주거 환경도 좋은 편”이라며 “다만 교통망 확충 호재는 이미 가격에 상당부분 반영돼 있다는 점은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희문 땅집고 기자 shm9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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