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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 아우성 하늘 찌르는데…감정원은 오늘도 "전세 안정"

    입력 : 2020.11.05 16:29 | 수정 : 2020.11.05 16:39


    [땅집고] “감정원은 0.12% 상승, KB국민은행은 0.7% 상승.”

    정부 산하 기관인 한국감정원의 전세금 변동률 조사 결과가 갈수록 현실과 동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땅집고] KB가 조사한 전국 시도별 아파트전세금 주간 변동률./KB국민은행
    민간 조사기관인 KB가 5일 발표한 11월 첫째 주 서울 아파트 전세금은 0.7% 급등했다. 주간 전세 변동률로 2009년 8월 마지막주(0.76%) 이후 11년2개월만에 가장 높았다. 지난주(0.55%)보다 높아지면서 올해 들어서도 최고 변동률이다.

    하지만 한국감정원이 같은 날 발표한 결과는 딴판이다. 서울 전세금 상승률이 0.12%에 그쳤다. 지난주(0.1%)보다 소폭 오르긴 했지만 예년 수준의 상승률이다. 계약갱신청구권제 시행 직전인 7월 마지막주(0.14%)보다도 오히려 낮아졌다.

    KB의 서울 전세금 변동률 조사나 시장에서 실제 느끼는 전세난은 역대 최고 수준이다. 시장에서 전세 매물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정도를 나타내는 ‘전세 수급지수(KB)’는 지난주 195로 이론상 최고치(200) 직전까지 치솟았다. 주간 상승률 역대 최고였던 2009년 8월 마지막주(184)보다도 높고, 조사가 시작한 2003년 이후 16년만에 사상 최고값이다. 서울 곳곳에서 부동산 중개업소들은 “아파트마다 전세 매물이 없어 한주 사이에도 몇천만원씩 전세금이 오르는 일이 예사”라고 한다.

    한국감정원과 KB국민은행의 주간전세금 변동률 격차는 유독 최근, 그리고 서울에서만 극심하게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어 2013년 10월 첫째주 KB 서울 주간 변동률은 0.4%, 감정원 변동률은 0.37%로 비슷했다.

    이번주 서울을 제외한 다른 지역의 전세금 변동률 역시 큰 차이가 없다. KB의 전주 대비 전국 아파트 전세금 상승률은 0.39%를 기록했다. 지역별로 부산 해운구(0.9%)·금정구(0.58%), 울산 남구(0.46%)·북구(0.98%), 대구 수성구(0.53%) 등에서 급등세가 나타났다.

    감정원이 발표한 이번 주 전국 아파트 전세금은 0.23% 올랐다. KB가 급등했다고 밝힌 지역 중 부산 연제구(0.51%)와 해운대구(0.45%), 울산 남구(0.71%)와 북구(0.56%), 대구 수성구(0.42%) 등에서 유사한 급등세가 관측됐다.

    KB관계자는 감정원과의 변동률 차이가 왜이렇게 심하냐는 질문에 “모르겠다”고 답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전세시장이 점차 안정화하고 있다는 정부 입맛에 맞게 감정원이 알아서 통계를 생산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상혁 땅집고 기자 hsangh@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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