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0.10.29 04:48
[땅집고 입주단지 분석]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6가 ‘e편한세상 문래 에듀플라츠’
[땅집고] 지난 22일 찾은 서울 지하철 2호선 문래역. 3번 출구로 나와 15분쯤 걸으니 입주한 지 10~20년 이상 된 낡은 단지들 사이로 외관이 깨끗한 새 아파트가 나왔다. 이달 6일부터 입주를 시작한 영등포구 문래동6가 ‘e편한세상 문래 에듀플라츠’다. 각 동(棟) 출입구마다 대형 이삿짐 트럭들이 서있고, 분주하게 짐을 나르는 모습도 보였다. 입주 지정 기간은 오는 11월 9일까지다.
‘e편한세상 문래 에듀플라츠’는 지상 최고 20층, 4개동, 263가구다. 단지 규모는 작지만 입주와 동시에 59㎡(25평) 아파트 호가가 13억원까지 올랐다. 현재 문래동6가 최고가 아파트다. 이 일대 공인중개사들은 “이만하면 문래동6가 일대는 물론이고, 영등포구 전체 초역세권 단지들보다도 비싼 수준”이라며 “워낙 새아파트가 귀한 지역이라 ‘신축 프리미엄’이 두둑하게 붙어 있다”고 말했다.
■2·5호선 타고 강남·여의도·광화문 통근…초·중·고 도보 통학도
단지에서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은 2호선 문래역과 5호선 양평역이다. 각 역까지 걸어서 10분 이상 걸려 역세권 아파트라고 보기에는 다소 애매하다. 하지만 두 노선이 서울 주요 업무지구들을 지나는 것은 장점이다. 2호선을 이용하면 강남역까지 30분대, 5호선을 타면 여의도역까지 7분, 광화문역까지 20분대로 도착한다.
안전한 통학 환경은 강점이다. 영문초·문래중·관악고 등까지 걸어서 5분 정도 걸린다. 유명 입시학원들이 몰려있는 목동 학원가까지는 자동차로 5~10분 정도로 걸린다.
■노후 아파트 밀집한 영등포구에서 귀한 신축 아파트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에서 노후 아파트(입주 20년 이상) 비율이 60%를 넘은 자치구는 총 6곳이다. 노원·도봉·광진·양천구에 이어 영등포구(62.92%)가 5위다. 영등포구 부동산 시장에서 대형 건설사 브랜드를 단 신축 단지 ‘e편한세상 문래 에듀플라츠’가 경쟁력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300가구 미만 소규모 단지인 점은 아쉽지만, 주택 평면에 대한 평가는 높은 편이다. 84㎡는 물론이고 59㎡A·C 모두 3베이 판상형이다. 59㎡B는 타워형 설계다. 바로 옆 ‘베어스타운(1997년)’, ‘문래미원(1996년)’ 59㎡ 아파트는 지은 지 20년 이상 됐으며, 모두 2베이 평면으로 설계 됐다.
단지 규모가 작은 데서 오는 상품성 한계도 있다. 커뮤니티 시설이 지하 1층에 지은 휘트니스센터와 스크린골프장뿐이다. 가구당 주차대수도 1.09대에 불과하다. 최근 짓는 신축 단지는 1.3대 안팎이다. 1가구 2차량 세대가 적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새 아파트 단지에서 주차장 부족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는 셈이다. 또 단지 동서남북이 아파트·오피스텔, 지식산업센터, 자동차 정비검사소 등으로 둘러싸여 있다. 탁 트인 거실 조망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101·102동 일부 고층 가구에서 작은방에 나 있는 서향 창문으로 안양천 조망이 가능한 정도다.
■25평 호가가 13억원…주변 집값의 2배 수준
아직 거래는 되지 않았지만, 호가 기준으로 ‘e편한세상 문래 에듀플라츠’는 입주하자마자 문래동6가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가 됐다. 현재 온라인 부동산 중개사이트에는 59㎡ 매물 2건이 각각 13억원에 등록돼있다. 2018년 5월 분양 당시 3.3㎡ (1평)당 분양가가 2300만원으로, 주택형별로 ▲59㎡(A~C) 5억2602만~5억7232만원 ▲84㎡ 6억6597만~7억1997만원이었다. 25평 아파트를 기준으로 호가가 분양가 대비 2배 이상 올라 있다. 전세 보증금 호가도 분양가를 뛰어넘었다. 59㎡가 6억2000만~6억5000만원 수준이다.
땅집고리얼터 김준연 대표(부동산중개법인 황금)는 “2018년 이 단지 분양 당시 청약자들은 대부분 영등포구 실거주자들이었다. 그때만 해도 문래동 주거환경이 서울에서 좋은 편은 아니었기 때문”이라며 “실제로 현재 매물이 단 2건 뿐인 것도 수분양자들이 다 실입주해서 그렇다”고 말했다.
바로 옆 단지들 집값과 비교해도 이 아파트 단지의 가격는 독보적이다. 인근 근처 ‘베어스타운’ 59㎡가 올해 7월 7억1800만원(현재 최고 호가 7억8000만원), ‘한신’ 62㎡가 지난 8월 6억8000만원(현재 최고 호가 7억3000만원) 등과 비교하면 최소 5억원 이상 비싸다. 5호선 양평역 바로 앞에 있는 ‘삼천리’ 59㎡가 지난해 12월 6억5000만원(현재 호가 8억원)에 팔린 것보다도 높은 금액이다.
김준연 대표는 “지역 공인중개사들은 최근 2~3년 사이 서울 집값이 전반적으로 많이 오르기도 했고, 이 일대에 지식산업센터 등 개발 바람이 불면서 ‘문래동이 저평가됐다’며 이 지역 주택에 눈을 돌리는 수요자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다만 이 아파트 단지 25평 매물의 호가가 13억원인데, 전세를 끼고 매수한다고 해도 본인 자금으로 최소 5억~6억원 정도는 있어야 하는 수준이다. 현재 이 아파트 단지 주민과 지역 중개사무소에선 최소 실거래가 얼마에 이뤄질지 주목하고 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