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0.10.21 05:02
땅집고는 소비자의 알 권리를 위해 ‘분양 광고가 말하지 않는 사실과 정보’만을 모아 집중 분석하는 ‘디스(This) 아파트’ 시리즈를 연재한다. 분양 상품의 장·단점을 있는 그대로 전달한다.
[땅집고 디스아파트] 분양가 상한제 첫 적용받는 ‘고덕 아르테스 미소지움’
[땅집고 디스아파트] 분양가 상한제 첫 적용받는 ‘고덕 아르테스 미소지움’
[땅집고] 서울에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는 첫 아파트가 이달에 분양돼 주목된다. 강동구 상일동 ‘고덕 아르테스 미소지움’이 주인공. 가로주택정비사업 방식으로 ‘벽산빌라’를 헐고 새로 짓는 단지다. 지하 2층~지상 12층 3개동 100가구다. 일반분양 물량은 37가구. 오는 21일 1순위 청약을 받고 28일 당첨자를 발표한다.
단지 규모가 100가구인 초미니 아파트이면서 중소 건설사(SF신성건설)가 짓는다는 점에서 다소 아쉽기는 하지만 입지가 나쁘지 않고 분양가격이 상당히 저렴해 예상보다 청약 경쟁률이 높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59㎡(이하 전용면적) 분양가가 6억원대, 84㎡가 8억원대로 상일동 평균 시세의 60% 수준이다.
■5·9호선 더블역세권…학군도 좋은 편
고덕 아르테스미소지움에서 가장 가까운 지하철 역은 5호선 고덕역이다. 걸어서 12분 정도 걸린다. 다만 5호선 배차간격이 다른 노선보다 긴 편이라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예를 들어 평일 오후 1~5시, 공휴일에는 배차간격이 최대 20~25분까지 길어진다.
고덕역을 포함하는 하남풍산행 본선과 마천행 지선이 강동역 선로를 번갈아가면서 쓰기 때문에 이 같은 현상이 벌어지는 것.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출퇴근 시간 콩나물은 기본이고, 배차 시간이 너무 길다. 이러니 사람들이 고덕이 서울이냐고 비꼰다”는 내용의 불만 섞인 글이 자주 올라온다.
앞으로 이런 불편은 어느 정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 9호선 4단계 연장선 한영고교역이 걸어서 3~5분 내외 거리에 생길 예정이라서다.
자녀를 둔 예비청약자들은 학군이 좋다고 평가한다. 강동구 학부모라면 1순위로 진학을 희망한다는 명문 한영중·고등학교가 단지 남쪽에서 멀지 않다. 강동고·명일여고·한영외고도 가깝다. 고덕역·명일역 인근 명일동 학원가도 이용하기 편리하다. 초등학교는 대명초를 배정받는다. 걸어서 7분쯤 걸린다. 왕복 6차로인 동남로를 건너야 해 저학년 자녀라면 통학 안전이 신경쓰일 수 있다.
서울 도심 속에서 ‘공원뷰’가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단지가 약 65만㎡ 규모 명일근린공원 바로 옆에 들어선다.
■100가구 미니 아파트 약점…25평은 4베이 판상형
‘고덕 아르테스 미소지움’은 총 3개동 100가구에 그치는 ‘초미니 아파트’다. 층수도 12층으로 낮다. 최고 15층까지만 지을 수 있는 가로주택정비사업을 활용한 데다, 2종 일반주거지역에 속해 용적률 200% 제한에 걸렸기 때문이다. 1층이 없는 필로티 구조로 지어져 “큰 빌라같은 아파트”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단지 규모는 작지만 “내부 구조는 잘 나왔다”는 평이 많다. 84㎡는 물론 59㎡A도 수요자들에게 인기가 높은 판상형 4베이로 짓는다. 다만 59㎡A의 경우 일반분양 물량이 단 2가구뿐이다. 59㎡B 11가구는 타워형이다.
재건축·재개발 아파트의 경우 조합원들이 고층을 선점하는 바람에 일반 청약자들은 저층 위주로만 분양받곤 한다. 하지만 ‘고덕 아르테스 미소지움’에선 일반분양 중에 고층이 꽤 있다. 84㎡의 경우 최고 분양가를 적용하는 6층 이상이 총 13가구로, 6층 미만(11가구)보다 많다.
단지 규모가 작은 만큼 커뮤니티 시설은 최소한으로 짓는다. 경로당과 어린이놀이터뿐이다.
■ 분양가 상한제로 상일동 집값의 60% 수준
‘고덕 아르테스 미소지움’은 3.3㎡(1평)당 분양가가 2569만원이다. 이달 기준 상일동 아파트 평균 시세(4250만원)보다 40% 정도 저렴하며 강동구(3418만원) 평균보다 낮다. 당초 조합이 강동구 분양가심의위원회에 2800만원대로 심의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구청이 이보다 분양가를 낮췄다.
분양가가 낮아진 만큼 시세차익 기대감은 커졌다. 주택형별 분양가는 ▲59㎡A 6억6300만~6억8300만원 ▲59㎡B 6억3700만~6억7200만원 ▲84㎡ 8억3100만~8억6600만원이다. 단지 규모가 비슷한 인근 ‘삼환고덕(1987년 입주, 120가구)’ 85㎡가 9억4500만원, ‘명일삼익그린11차’ 85㎡가 9억3250만원 등에 실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1억원 정도 저렴하다.
하지만 주변 아파트 호가가 12억원대까지 오른 점, 앞으로 9호선 연장역이 단지 바로 앞에 개통하는 점 등을 감안하면 시세 차익이 3억~4억원대에 달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다만 전매제한 기간이 길다. 입주자로 선정된 날로부터 8년이다.
일각에선 ‘고덕 아르테스 미소지움’이 분양 흥행에 실패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고덕 그라시움’, ‘고덕 아르테온’ 등 1000가구가 넘는 대단지 신축 아파트가 수두룩한 강동구에서 비(非) 메이저 건설사가 짓는 소규모 단지여서 상품성이 너무 떨어진다는 것이 그 이유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오히려 1순위 마감이 가능하다고 예상한다. 최근 서울에서는 단지가 작거나 입지 경쟁력이 떨어지는 분양 아파트라도 100% 마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강동구 천호동 ‘천호 힐데스하임(188가구)’은 평균 121대 1, 강동구 성내동 ‘힐스테이트 천호역 젠트리스(160가구)’는 평균 21대 1로 각각 마감했다.
김학렬 스마트튜브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상품 메리트는 적은 단지지만 현재 서울 분양시장 상황을 보면 무조건 완판된다고 본다”면서 “분양가 9억원 이하로 중도금 대출이 가능해 계약금만 있으면 살 수 있어 실수요자는 물론 추후 9호선 개통 호재를 노린 투자 수요도 몰릴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