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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지금은 집값 하락기…정부가 들쑤셔놔 계속 오를 것"

    입력 : 2020.10.12 04:53

    [땅집고] “시장을 이기는 정부가 없듯이 정책을 이기는 투자자도 없습니다. 정부 정책을 고려한 투자 상품에 집중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문재인 정부가 수시로 쏟아내는 부동산 대책에도 한번 달아오른 시장은 쉽게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상승세는 다소 둔화했지만 여전히 일부 아파트에선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심형석 미국 SWCU 교수는 추석 이후 부동산 시장 전망에 대해 “규제가 초래한 시장의 역습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땅집고]심형석 미국 SWCU 교수는 "추석 이후 매물 잠김 현상은 더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혜주 기자

    부동산매물 사이트 직방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7월~9월) 거래된 서울 아파트 가운데 최고가를 경신한 사례는 전체 7870개 가운데 6664개에 달했다. 아파트 단지 내에서 세부 분류한 면적 유형별로 직전 최고 거래 가격과 신고가를 비교한 결과다. 심 교수는 “최고가 경신 사례가 약 85%가 된다는 말은 대다수의 아파트가 기존 가격보다 높은 가격대로 거래되고 있다는 의미로, 정부 예상과는 달리 서울의 부동산시장은 여전히 강세라는 증거”라고 말했다.

    [땅집고] 올해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 추이. /최윤정 기자

    심 교수는 서울 아파트 시장의 과열 양상이 지속되는 현상에 대해 ‘매물 잠김’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의 부동산 대책으로 규제 지역에 거래 가능한 아파트 매물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며 “양도세 회피 매물이 올해 말과 내년 초에 얼마나 나올지 알 수 없지만 시장은 큰 기대를 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분석했다.

    심 교수는 “올 하반기와 내년 초 양도세 회피 매물이 나오더라도 서울 아파트 시장이 침체에 빠지기보다 오히려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개정된 양도세가 적용되는 내년 6월 이후 매물 잠김 현상은 훨씬 더 심각해진다는 전망이다.

    [땅집고] 세금이 주택 가격에 전가되면서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 /조선DB

    심 교수는 세금 부담 증가로 인한 ‘전가(Imputation)’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서울과 같은 핵심 지역은 세금을 보전하기 위한 가격 상승 또한 동반될 것”이라며 “10년으로 움직이는 상승 주기가 이번에는 더 길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현 정부가 부동산 시장은 이처럼 과도하게 개입하지 않았더라면 하락 주기에 들어갔을 주택시장이 “집값을 잡겠다”는 정부의 반시장적인 규제로 인해 오히려 상승세를 지속하게 됐다는 의미다.

    나아가 심 교수는 입주 물량이 감소하면서 품귀 현상에 더욱 불이 붙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은 2만5000가구에도 채 미치지 못한다. 올해 입주물량이 5만6000가구가 넘는 것과 비교하면 물량 감소 영향이 시장에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땅집고] 코로나19 확산 이후 테라스 하우스 등의 주택 형태가 주목받을 전망이다. /게티이미지뱅크

    이런 가운데 주상복합 아파트나 도시의 테라스 하우스 등의 상품은 새롭게 주목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심 교수는 “주상복합 아파트는 고령화에 따른 실버타운의 대체 상품이 될 수 있으며, 도시의 테라스 하우스는 언택트 문화가 발달함에 따라 단독주택과 아파트의 장점을 결합한 주거 형태로 인기를 얻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경우 전반적인 침체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특히 “고령화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거주지 주변의 상권은 버티지만 지역 대표 상권은 더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했다. 새롭게 적용된 상가 임대차보호법 또한 상가 시장의 매력을 떨어뜨리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그는 “지식산업센터나 아파텔 등은 주목할만 하다”고 했다. 심 교수는 “도심의 지식산업센터는 1인 창조 기업을 흡수하며, 전세금이 폭등하는 상황에서 전세 임대차가 가능한 아파텔이나 아파트 단지 내 오피스텔은 가격 상승의 수혜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토지도 여전히 인기 있는 상품”이라며 “도심의 토지가 부담된다면 토지를 포함한 단독주택에 투자해 다양한 활용 방안을 고려해볼 수 있다”라고 조언했다. /최윤정 땅집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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