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0.10.07 04:43
[진짜 집값]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 ‘래미안남가좌2차’ 114㎡ 10억7000만원
[땅집고] “부동산 사장님이 (지금 전세로 살고 있는 아파트를) 사라고 했는데, 뉴스를 보니 앞으로 집값이 떨어진다고 해서 그 말 믿고 안 사고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지금 집값이 ‘따블’이 됐어요.”
2017년 5월 출범과 동시에 집값과의 전쟁을 선포한 문재인 정부. 지난 3여년 동안 부동산 대책을 23번이나 내놨지만 서울 집값은 ‘폭등’ 수준으로 올랐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에 따르면 이번 정부 임기 동안 서울 아파트 가격은 52% 상승했다. 아파트값 상승액 기준으로 보면 임기 초 평균 8억4000만원에서 올해 5월 12억9000만원으로 4억5000만원 올라 역대 정부 중 최고를 기록했다.
최근 배우 김광규(53)씨가 한 공중파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집값이 두 배로 뛴 경험에 대해 언급해 화제다. 몇 년 전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 ‘래미안남가좌2차’ 114㎡(43평) 15층 아파트에 전세로 살던 그는 공인중개사로부터 ‘집을 사라’는 제안을 받는다. 하지만 ‘곧 집값이 하락할 것’이라는 언론 보도를 믿고, 내 집 마련을 포기하는 대신 강남 한 아파트에 월세로 이사한다. 김씨는 “전세로 살 때 6억원이던 남가좌동 아파트가 지금 13억원으로 뛰었다”며 “월세 때문에 생활비가 빡빡해졌고, 화병이 많이 나 있다. 예전에 전세 사기 당했을 때보다 지금 상처가 더 큰 것 같다. 집에 있는 순간마다 고통이다”라고 했다.
김광규씨 사연은 같은 날 출연한 가수 육중완씨 사례와 비교돼 시청자들의 안타까움을 샀다. 김씨가 강남 월셋집을 구한 시기와 비슷한 때 육씨는 ‘래미안남가좌2차’ 84㎡(33평) 8층 아파트를 신혼집으로 매수해 ‘집값 따블’을 겪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에 가장 최근 신고된 ‘래미안남가좌2차’ 114㎡ 실거래가는 올해 7월 10억7000만원(1층). 현재 호가는 13억원까지 올랐다. 3년 전인 2017년 7월 실거래가 7억원(4층)과 비교하면 집값이 두 배 정도 오른 셈이다. 김씨는 “육중완씨는 집을 사서 부자가 됐고, 저는 월세로 생활비를 다 탕진하고 있다”고 했다.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김광규씨가 문재인 정부와 다른 말을 해서 방송 출연정지 될까봐 걱정된다. ‘블랙리스트’에 오르면 어떡하냐”는 등 걱정하는 내용의 글들이 올라와 있다.
‘래미안남가좌2차’는 2005년 10월 입주했다. 최고 15층, 10개동, 503가구다. 경의중앙선 가좌역까지 걸어서 5분 정도 걸리는 역세권 단지다. 방송사·엔터테인먼트사가 밀집해 서울 서북부 대표적인 업무지구로 꼽히는 마포구 상암동까지 자동차로 10~15분 정도 걸리는 직주근접(職住近接) 입지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