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0.09.24 15:44 | 수정 : 2020.09.24 15:59
[땅집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피해를 입은 상가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임대료 감액을 요구할 수 있고 임대인이 계약을 해지하지 못하게 만드는 등의 내용을 담은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상임법) 개정안이 2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기존에는 세입자가 월세를 세번 내지 않으면 임대인이 계약을 해지하거나 계약갱신을 거절할 수 있었다. 하지만 개정하는 법에 따르면 상임법 개정 후 6개월 간은 임차인이 월세를 한 번도 내지 않아도 계약해지나 계약갱신 거절 등의 사유로 인정하는 ‘월세 3회 연체’ 횟수에 포함하지 않는다.
단, 임대인은 세입자의 코로나19로 인한 월세 감액 요구를 거부할 수 있다. 임대인이 월세 감액을 거부할 경우 세입자가 소송을 걸어 이긴다면 월세를 깎을 수 있다. 감액 시점은 처음 감액을 요구한 때부터다. 예를 들어 세입자가 감액을 요청한 시점의 2년 뒤 원고 승소 판결이 확정되면 세입자는 2년간 깎지 못한 임대료 차액을 돌려받을 수 있게 된다.

Q. 개정한 상임법 시행 이후 6개월간 월세를 내지 않아도 되나?
“개정한 상임법 시행 이후 6개월간은 월세를 내지 않아도 건물주가 계약을 해지하거나 계약갱신 청구를 거절할 수 있는 '월세 3회 연체'해도 되는 기간에 포함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이미 지난달 월세를 연체했다고 하자. 그러면 앞으로 6개월간은 몇번 연체를 해도 건물주는 계약해지 등을 할 수 없다. 하지만 6개월이 지난 후 월세를 두번 내지 않으면 총 세번의 월세를 연체한 것이 되기에 건물주는 계약해지는 물론 계약갱신 거절도 할 수 있다. 밀린 월세는 결국 다 내야 한다. 건물주는 밀린 월세를 보증금에서 뺄 수도 있다.”
Q. 세입자가 코로나 19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하며 월세를 깎아달라고 했을 때 건물주는 무조건 받아들여야 하나?
“ 세입자가 월세 감액 청구를 할 수는 있으나 이를 건물주가 무조건 받아들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세입자는 이 경우 법원에 소송을 걸면 된다. 기존 세입자의 월세 감액 청구 사유는 '임차 건물에 관한 조세, 공과금, 그 밖의 부담의 증감이나 경제 사정의 변동'으로 다소 두루뭉술했지만 여기에 '제1급 감염병 등에 의한 경제 사정의 변동'이 추가됐기에 재판에서 세입자가 한층 유리해지게 됐다.”
Q. 세입자가 소송에서 최종 승소하면 그때부터 월세를 낮출 수 있나?
“그렇지 않다. 세입자가 월세 감액 청구를 한 시점부터 적용된다. 세입자가 감액 청구를 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아 소송을 걸었고, 의사 표시 2년 뒤에 법원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확정한다면 세입자는 2년간 더 냈던 월세를 돌려받을 수 있게 된다.”
Q. 건물주가 세입자에게 월세를 낮춰줬는데 이후 코로나 19가 퇴치돼 월세를 올리고 싶으면 언제부터 할 수 있나?
“언제든 다시 올릴 수 있다. 상임법은 건물주가 월세를 올려놓고 다시 올리려면 1년은 지나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낮춰준 것을 다시 올리는 것에는 제한이 없다. 코로나19사태가 해결돼 상권이 회복됐다고 판단하면 건물주는 1년 이내라도 월세를 다시 올릴 수 있다.”
Q. 세입자가 월세를 낮추는 데에는 한도가 없나.
“없다. 상임법에는 건물주가 월세를 올릴 때만 5% 이내로 제한하는 '5%룰'이 있다.”
Q. 건물주가 월세를 20% 낮춰줬다고 했을 때 이후 다시 올리는 것은 '5%룰' 적용을 받지 않는가.
“그렇다. 20%를 낮춰줬으면 다시 20%를 올려 원상회복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이상 올리는 것은 안 된다.”
Q. 건물주가 월세를 3% 낮춰줬다면 건물주는 3%만 다시 올릴 수 있나.
“아니다. 건물주는 상임법상 한도인 5%까지 올리는 것이 가능하다.”
Q. 올 상반기 조세특례제한법이 개정돼 자발적으로 임대료를 깎아준 건물주는 세제 혜택을 받았고, 국회는 이 법안을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조세특례제한법을 연장한다고 했을 때 세입자가 먼저 감액 청구를 했거나 건물주가 세입자의 감액 청구 소송에서 진 경우에도 건물주가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나?
“건물주가 자발적으로 월세를 낮춰줬든 세입자의 청구가 있었든 세제 혜택 신청 시 구별이 안 될 것 같다. 하지만 소송에서 져서 월세를 감액한 건물주는 혜택을 보기 어렵다. 월세 변경 계약서 등이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