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0.09.17 15:25 | 수정 : 2020.09.17 15:59
[땅집고] 지난 5월 방사광가속기 유치 호재 등으로 불붙었던 충북 청주지역 주택 시장이 급속하게 얼어붙고 있다. 아파트 거래량이 석달 만에 4분의 1 토막이 났다. 단기 차익을 노리고 몰렸던 외지인들이 지난 6·17 부동산 대책에서 청주가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이후 썰물처럼 빠져나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7일 청주시에 따르면 지난 8월 아파트 거래량은 1059건이다. 방사광가속기 유치로 거래량이 폭등했던 지난 5월(3954건)과 비교하면 26.8%에 불과하다. 청주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 5월 최대치를 기록한 이후 6·17 대책 발표 이후 6월 3569건, 7월 1322건으로 매달 급감했다.
같은 기간 외지인 거래가 눈에 띄게 줄었다. 5월에는 아파트 시장을 외지인이 주도하면서 청주 외 지역 주민의 거래비율이 64.3%에 달했다. 그러나 지난달 외지인 거래비율은 28.9%로 3개월 만에 35.4%포인트나 낮아졌다. 김학렬 스마트튜브부동산연구소장은 “청주 집값은 외지인 투자 수요가 단기간에 올려놓았다고 봐야 하는데, 규제가 가해지면서 투자를 할 수 없게 되자 바로 거래량이 줄어든 것”이라며 “앞으로 가격이 더 내려갈 수도 있어 실수요자마저 거래를 머뭇거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매매가격 상승률도 급격히 둔화하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6월 청주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는 전달보다 3.78% 상승했지만, 7월에는 0.95%, 8월은 0.14%로 각각 낮아졌다. 주간 매매가격지수는 청주가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직후인 6월 넷째 주 1.08%까지 올랐으나 8월 넷째 주는 0.01%에 머물렀고 다섯째 주 상승률은 0%를 기록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청주시는 조정대상지역 해제 건의를 검토하는 중이다. 김학렬 소장은 “청주 집값은 지난 3년 간 계속 조정받다가 방사광가속기 호재로 딱 3주 올랐다”며 “방사광가속기가 언제 들어올지도 모르고, 들어와도 몇 명이나 고용할 수 있을지 알 수 없어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해도 집값이 오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전현희 땅집고 기자 imhe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