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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계대고 세입자 내보내라"던 정부의 개운찮은 해명

    입력 : 2020.09.17 14:28

    [땅집고] 최근 정부가 운영하는 임대차 상담 콜센터 직원이 “실거주를 핑계로 세입자의 계약갱신을 거절하라”고 안내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국토교통부는 17일 “허위 갱신거절 사실이 확인되면 손해배상책임을 질 수도 있다”고 했다.

    지난 14일 한 언론이 정부가 운영하는 임대차 제도 관련 콜센터에 들어온 상담 사례를 소개했다. 상담자는 매매계약을 체결했지만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지 못한 새 집주인(매수인)이 기존 세입자를 내보낼 수 있는지에 대해 문의했다. 전세계약 만료를 두 달 여 앞두고 집주인(매도인)이 실거주를 희망하는 매수인과 매매계약을 맺었는데, 세입자가 이 사실을 알고도 당초 태도를 바꿔 계약갱신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땅집고]서울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앞. / 조선DB

    이에 대해 콜센터 상담원은 “집주인(매도인)이 직접 실거주하겠다고 한 뒤 계약갱신을 거절하고 세입자가 퇴거하면 집을 팔라”고 안내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허위로 계약 갱신을 거절하라는 취지였다.

    국토부는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17일 부랴부랴 설명자료를 통해 “임대인과 임차인이 적법하게 권리를 행사하고 당사자 간에 원만하게 임대차 관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안내하고 있다”고 했다.

    국토부는 “집주인이 실거주 의사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형식상 갱신거절 사유를 만들 목적으로 단기간만 거주하고 매각해 실거주하지 않는 경우, 이는 허위의 갱신거절로 주택임대차보호법(주임법)을 위반한 것”이라며 “정당한 거주 권리를 갖는 임차인에게 손해를 발생시킨 것으로 불법행위 책임을 지게 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개정 주임법이 시행된 지난 7월 31일 이전에 실거주 목적의 매매계약을 체결한 경우, 주임법 개정 전에는 계약갱신청구권 제도의 시행을 예측할 수 없었기 때문에 임차인의 퇴거를 믿고 매매계약을 맺었고, 매수인이 해당 주택에 들어와 살아야 하는 실거주자인 경우, 구체적인 사정에 따라 갱신 거절이 가능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부동산 업계에서는 개정 주임법 시행에 따른 혼란과 분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본다. 실제 서울시에 따르면 주택법 개정안이 시행 이후 한 달간 서울시 전월세보증금지원센터에 접수된 임대차 관련 상담은 총 5620건에 달했다. 작년 같은 기간(2218건)보다 약 2.5배 늘었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임대차3법에 대한 문제점과 부작용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고 서둘러 시행하는 바람에 집주인과 세입자간 갈등과 혼란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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