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 메뉴 건너뛰기 (컨텐츠영역으로 바로 이동)

"이럴 바엔 서울 뜬다" 30대 몰려든 김포, 84㎡가 7억까지

    입력 : 2020.08.31 05:19

    [땅집고] 김포 풍무역 2번 출구 앞. 이마트 트레이더스와 아파트, 상가가 몰려 있다. /김리영 기자

    [땅집고] “서울 전세금이면 김포에서는 새 아파트로 내 집 마련이 가능하죠.”

    이달 20일 경기도 김포시 풍무동에서 만난 A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6·17대책 발표 이후 투자자와 실수요자들의 문의가 쏟아졌다”면서 “서울 집값이 너무 오른 데다 수도권 다른 지역도 주택담보대출 받기가 어렵다 보니 비 규제지역인 김포 신축 단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했다.

    김포시는 지난해 전철(김포골드라인) 개통 이후 서울이 더 가까워지면서 주택 시장에서도 평가가 달라지고 있다. 실제 서울역에서 공항철도를 타고 김포공항역에서 환승해 풍무역까지 가는데 30분쯤 걸린다. 전철 개통 이전에는 서울역까지 나오려면 버스 등을 이용해 1시간30분 가까이 걸렸다. 여기에 김포는 서울 인접 지역 가운데 부동산 규제에 묶이지 않은 유일한 지역으로 집값도 아직은 저렴해 투자자와 실수요자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6·17대책 이후 전화 불통…30평대 아파트 7억 불러”

    6·17대책에서 비 규제지역으로 남은 이후 김포 집값은 계속 오르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6월 이후 한 달 간 김포 집값은 평균 2.96% 상승해 경기도에서 하남시(2.98%) 다음으로 많이 올랐다.

    [땅집고]김포 풍무동과 걸포동 일대 아파트 매매가격. /김리영 기자

    김포골드라인 역세권 일대 새 아파트는 6·17대책 이후 두 달 만에 1~2억원씩 가격이 급등했다. 2018년 입주한 풍무동 ‘풍무 센트럴 푸르지오’ 84㎡(이하 전용면적)는 올 8월 초 6억7800만원(15층)에 팔렸다. 인근 공인중개사무소에는 최고 7억원에 매물이 나온다. 지난 5월까지만 해도 5억9000만원에 거래돼 6억원을 넘지 않았던 아파트다. 김포골드라인 걸포북변역 인근에 지난달 입주한 걸포동 ‘한강메트로자이2단지’ 84㎡는 이달 15일 6억5832만원(4층)에 팔려 두 달 전인 6월 초 5억5321만원(5층)보다 1억원 상승했다.

    ■ 마곡지구 등 출퇴근 수요 몰려

    김포를 찾는 수요자는 30~40대가 대부분이다. 박창희 파워공인중개사사무소 과장은 “규제를 피해 투자하려는 투자자들이 절반, 서울에서 대출이 막혀 매매나 전세 구하기가 어려워진 젊은 층이 절반 가량 된다”며 “마곡지구 등 서울 시내 산업단지로 출퇴근해야 하는데 집값이 너무 올라 내 집 마련을 하지 못한 수요자가 많다”고 했다.

    [땅집고]김포시 월별 아파트 거래량 추이. / 한국감정원

    특히 30대 거래 비중이 높아진 것이 눈에 띈다. 30대의 주택 매수 건수는 작년 7월 92건에서 올 1월 150건으로 늘었다. 6월엔 619건, 7월엔 676건으로 역대 최대치를 찍었다. 거래 비중도 지난 1월 전체 거래량의 24%에서 30%로 증가했다.

    [땅집고] 김포 걸포동에 들어선 신축 아파트. /김리영 기자

    상대적으로 그동안 집값이 덜 올라 종잣돈이 부족한 30대라도 내 집 마련이 가능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서울 양천구나 강서구 일대 새 아파트 전세금 수준이면 김포에서 아파트를 살 수 있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70%로 규제지역(40%)보다 높아 초기 비용 부담도 적다. 예컨대 김포에서 30평대 아파트는 자기자본 2억~3억원만 있으면 매입이 가능하다. 현재 59㎡ 전세금은 3억원, 매매가격은 5억5000만원 수준이다.

    풍무동 일대는 전철과 생활 인프라가 비교적 잘 갖춰져 전세 수요도 꾸준하다. 풍무역 2번 출구 앞에 이마트 트레이더스가 있고, 홈플러스도 가깝다. 서울 마곡업무지구까지는 전철로 5개 역 떨어져 있어 20분이면 닿는다. 서울 공덕역도 35분이면 도착한다.

    [땅집고] 2023년까지 개발이 예정된 풍무역세권 도시개발구역. / 김리영 기자

    풍무동 일대에는 새 아파트가 더 들어설 예정이다. 풍무역 1번 출구 앞 논밭은 2023년까지 ‘풍무역세권지구’(87만5817㎡)로 개발된다. 주택 7000여 가구와 대형 병원, 상업·업무시설이 들어선다. 올 하반기 토지보상에 들어간다. 조춘호 풍무역부동산 대표는 “입지 면에서는 풍무동이 가장 좋기 때문에 향후 아파트가 계속 개발돼 대규모 주거타운이 형성되면 집값은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 서울 가까운 역세권 새 아파트만 상승

    김포시 전체에 주택 수요가 몰리는 건 아니다. 상대적으로 서울로 출퇴근하기 쉬운 지역 중심으로 수요가 집중되는 모습이다. 김포골드라인 종점인 김포공항역에서 2~4개 역 정도 떨어진 주변 새 아파트 가격이 많이 올랐다. 왜냐하면 김포골드라인은 역간 거리가 멀고 2량 열차여서 출퇴근 시간 혼잡이 심하기 때문이다. 차량 출퇴근 여건은 더 격차가 크다. 김포 서쪽인 한강신도시와 서울에서 가까운 풍무동은 비교하기가 힘들다.

    [땅집고] 김포 전철 역세권 주요 아파트 가격 비교.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서울이 가까워도 새 아파트가 아니면 매수세가 많지 않다. 예컨대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김포 고촌역 인근 기존 아파트는 현재 매매가격이 30평대 기준으로 4억~5억원대로 올 초와 큰 변동이 없다.

    전문가들은 서울 집값 불안이 심화하면 저렴한 김포시 아파트로 수요가 빠르게 옮겨붙을 가능성이 남아있다고 전망한다. 송인호 KDI경제전략연구부장은 “규제를 피한 입지 좋은 곳에는 수요가 계속 쏠리고 집값이 비정상적으로 오르게 될 것”이라며 “정부가 무주택이나 생애최초주택 구입자에게는 소득에 관계 없이 주택담보대출 비율을 완화하는 등 실수요자 불안을 해소하는 정책을 펴야 한다”고 했다. /김포 =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이전 기사 다음 기사
    sns 공유하기 기사 목록 맨 위로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