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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에서 걷는 공공기여금 서울시 전역에 쓰인다

    입력 : 2020.08.10 10:49 | 수정 : 2020.08.10 11:03

    [땅집고]서울 강남에서 진행하는 대형 개발 사업에서 기부채납으로 걷는 공공기여금이 서울시 전역에서 쓰일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땅집고]GBC 조감도. /서울시 제공
    10일 서울시와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토부는 기초지자체의 공공기여금을 광역지자체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국토계획법)을 개정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공공기여금은 지자체가 개발사업을 할 때 용적률 완화나 용도변경 등을 허가해 주는 대신 개발 이익의 일부를 현금으로 기부채납받는 것으로, 현행 국토계획법에 따르면 이 기여금은 개발사업이 이뤄지고 있는 지구단위계획구역의 기초지자체에서만 쓸 수 있다. 개정안에 따르면 앞으론 공공기여금을 광역지자체도 일정 비율을 쓸 수 있다.

    국토부는 최근 개정된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 내용을 참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국회를 통과한 이 법은 재건축부담금의 재원 사용 비율을 국가에서 50%, 광역지자체에서 20%, 기초지차체에서 30% 사용할 수 있도록 돼 있는 것을 국가 비율은 그대로 두고 광역은 30%, 기초는 20%로 바꾼 바 있다. 국토부와 서울시는 법 개정 방침을 굳히고 광역과 기초 지자체간 공공기여금 사용 비율을 논의하고 있다.

    이는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과거 수년간 주장했던 내용이다. 박 전 시장은 지난달 5일에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강남구 현대차 신사옥 GBC 건립에서 나온 공공기여금 1조7491억원이 강남구에서만 사용되는 것은 문제”라며 "강남의 막대한 개발 이익을 강북 소외지역의 균형발전을 위해 써야 한다"며 국토부에 관련 법령 개정을 촉구한 바 있다.

    박 시장이 밝힌 바에 따르면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의 2020∼2021년 공공기여금은 2조4000억원으로 서울 전체 공공기여금 2조9558억원의 81%에 해당한다. 개정안이 통과하면 강남에서 거둬들일 2조4000억원이 강북 등 다른 지역에서도 쓰이게 될 전망이다. GBC 공공기여금 사용처는 이미 서울시가 작년 말 현대차와 협약을 통해 확정한 바 있다. 이 기여금을 어떻게 쓸지는 서울시 의지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당시 국토부는 서울시와 관련 내용에 대해 협의를 하고 있었다며 당혹감을 보인 바 있다. 이후 박 시장의 갑작스러운 사망과 성추행 의혹이 제기되는 등 여러 복잡한 상황이 생겼지만, 국토부는 최근 박 시장의 주장대로 관련 법 개정 방침을 정한 것이다.

    국토부는 이달 중 의원입법을 통해 법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국토부의 방침과 별개로 더불어민주당 천준호 의원도 이 내용을 담은 국토계획법 개정안을 준비 중이다. /전현희 땅집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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