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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곳 잃은 돈, 지식산업센터·오피스텔·꼬마빌딩에 몰린다

    입력 : 2020.08.07 04:47

    [땅집고] 서울 금천구 가산동 디지털산업단지에 분양 중인 '현대지식산업센터 가산퍼블릭'.

    [땅집고] “최근 정부가 주택 투자에 대해 징벌적으로 세금을 부과하는 정책을 쏟아내면서, 다들 집 말고 다른 부동산 상품을 찾는 것 같습니다. 최근 규제가 잇따라 나온 이후에 투자 문의가 부쩍 늘어난 것은 사실입니다.”

    서울 금천구 가산동 디지털산업단지 내에서 분양 중인 ‘현대지식산업센터 가산퍼블릭’(983실)의 경우 지난달 하반기부터 분양 문의가 한달여 전보다 50% 이상 늘었다. 이 회사 분양 담당자 A씨는 “저금리에 시중에 자금은 풍부한데 그동안 최고의 투자상품이었던 주택 투자는 막아 놓았고, 그렇다고 은행에 돈을 그대로 묻어 둘 수도 없으니 대체 상품으로 지식산업센터에 눈을 많이 돌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땅집고] 7·10 대책에 따른 주택 종부세·양도소득세·취득세 변화./조선DB

    주택 투자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규제가 쏟아져 나오면서 비(非) 주택 부동산 상품으로 투자자들이 이동하고 있다. 역대 최저 금리로 시중에 막대한 유동성이 공급된 상태에서 주택 투자는 전방위적 대출·세금 규제에다, ‘임대차 3법’까지 적용되어 투자 매력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식산업센터나 오피스텔, 꼬마빌딩 등 규제를 피한 대체 투자 상품에 수요가 점점 더 몰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주택 규제 비껴간 지식산업센터… 소액 투자처로 각광

    투자 규제로 반사 이익을 보는 대표적인 부동산 상품 중 하나가 지식산업센터다. 지식산업센터는 제조업·지식산업·정보통신사업장을 비롯한 6개 이상의 공장, 지원시설 등이 복합적으로 입주할 수 있는 3층 이상의 집합 건축물을 말한다. 서울 시내에서도 2억~3억원 대 비교적 소액 투자가 가능하고, 대체로 연 4% 내외의 수익률을 기대하고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에서 지식산업센터가 가장 많이 몰려 있는 곳은 구로지지털단지와 가산디지털단지가 손 꼽힌다. 강력한 주택 규제가 시행되면서 최근 이곳에서 분양하는 지식산업센터에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현대지식산업센터 가산퍼블릭 관계자는 “요즘 부동산 세금이 워낙 많이 오르다보니 투자자들이 제일 먼저 묻는 질문이 ‘보유하거나, 팔 때 세금이 얼마나 나오느냐’는 것”이라며 “지식산업센터는 주택이 아니어서 다주택 세금 중과를 모두 피할 수 있다는데 주목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땅집고] 연도별 지식산업센터 승인 건수./한국산업단지공단

    지식산업센터는 과거 주택을 이미 2~3채 이상 보유하고 있는 경우 추가적인 투자를 위해 구입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엔 1주택자들도 눈을 돌리고 있다. 전매제한이 없고 LTV(주택담보대출 비율) 등 규제가 없어 대출이 자유로우며, 몇 채를 가지고 있든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으므로 양도세·종부세 중과에 해당하지 않는다. 임대료 책정이 자유롭고, 대개 입주 기업이 장기 계약하므로 임차인을 구하거나 관리하는 데 신경을 덜 쓸 수 있다는 것 역시 장점으로 꼽힌다.

    [땅집고] 서울 구로디지털단지 일대 지식산업센터./조선DB

    최근에는 특히 서울에 위치한 지식산업센터 시세도 강세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2가에 위치한 ‘성수역 SK V1 타워‘(2018년 6월 준공) 전용 35㎡(4층)는 지난 7월에 3억7000만원에 매매 거래가 성사됐다. 분양가 2억2302만원에서 1억4000만원 이상이 오른 금액이다. 서울 금천구 가산동 가산디지털단지 내 위치한 ‘우림라이온스밸리‘(2004년 12월 준공) 전용 223㎡도 현재 7억8000만원 시세로 매물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3월 전용 224㎡가 7억3600만원(국토교통부)에 거래된 것가 비교하면 4400만원 가량 웃돈이 붙었다.

    ■비주거 상품인 오피스텔·꼬마빌딩에도 투자자금 몰릴 것

    [땅집고] 연도별 1~4월 오피스텔 거래량 추이./한국감정원

    오피스텔 역시 주택 규제에 따른 반사 이익을 누리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울 오피스텔은 총 6302건이 거래돼 지난해 같은 기간(4284건)에 비해 47% 늘었다. 오피스텔은 작년 말 이후 수익률이 연 5% 미만으로 떨어졌지만 시장 금리에 비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좀처럼 오르지 않던 가격도 상승세다. 올해 1분기 서울 오피스텔 가격은 0.77% 상승했고, 2분기에는 0.29% 올랐다.

    특히 7·10 대책에 따라 앞으로 2주택자는 주택을 구매할 때 8%, 3주택 이상과 법인은 12%의 취득세를 내야 하므로 다주택자의 주택 투자는 크게 어려워졌다. 하지만 오피스텔 취득세율은 4.6%로 기존과 동일하다. 하지만, 최근 나온 정부 규제에서 오피스텔도 정부의 타깃이 됐다. 다주택자의 취득세 산정시 오피스텔도 주택 수에 포함시키는 것이다.

    문진혁 진성세무법인 대표 세무사는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정부의 방침을 볼 때 과세당국도 앞으로 오피스텔이 주거용인지, 사무용인지 따져야 할 때 지금보다는 좀더 엄격하게 볼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그럼 점에서 취득세만 따지자면, 지식산업센터가 오피스텔 투자보다는 유리한 상황이다. 부동산 시장에선 꼬마빌딩도 비주택 상품으로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한다.

    ■ “저금리·막대한 유동성…비 주택·비 상가 틈새 상품 유망”

    전문가들은 저금리와 막대한 유동성을 고려하면 투자자들이 비주택 수익형 부동산 상품으로 눈을 돌리는 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본다. 실제 투자자들도 2주택자가 되는 것에 대한 공포심도 큰 상황이다. 특히 몇 년 새 시장 금리가 크게 떨어졌기 때문에 과거에는 연 4% 수익률만 낼 수 있다면 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심형석 미국 SWCU 교수는 “상가의 경우 경기 침체 장기화로 리스크가 높다”며 “오피스텔·지식산업센터 등 ‘비 주거·비 상가’ 틈새 상품으로 투자가 몰릴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비 주택 상품의 경우 최근 공급이 증가하는 추세인데다 주택과 비교할 때 공실 위험과 경기에 따른 변동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권강수 상가의신 대표는 “지식산업센터는 입주 업종의 향후 성장 전망을, 오피스텔은 개별적인 입지·상품 경쟁력을 따져보고 선택해야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했다. /한상혁 땅집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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