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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월세 급증하는데…현실과 동떨어진 전월세전환율

    입력 : 2020.08.03 15:52 | 수정 : 2020.08.03 18:12

    [땅집고] 임대차 3법 시행 이후 전세가 반전세나 월세로 전환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전월세 전환율을 손질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초저금리 시대에다가 다주택자에 대한 세부담이 대폭 늘어나면서 집주인들이 굳이 전세를 유지해야 할 필요가 없어짐에 따라 월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땅집고] 서울 강동구 고덕동 아파트단지 전경. /조선DB

    3일 서울시의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 성사된 아파트 전세 계약은 6304건으로, 서울시가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처음으로 6000건대로 떨어졌다.

    전월세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을 골자로 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이 통과하면서 앞으로 전세시장이 크게 위축되고 월세 비중이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시중은행 예금금리가 0%대로 진입한 가운데 집주인이라면 세입자를 맞을 때 보증금보다 월세를 높이는 것이 이득이기 때문이다.

    5억원 전세를 보증금 2억원 반전세로 바꾼다고 하면 전월세 전환율을 적용했을 때 월세를 100만원 받을 수 있다. 3억원을 은행에 넣었을 때 월 이자는 20여만원밖에 되지 않는다.

    전월세 전환율은 전세를 월세로 바꿀 때 적절한 비율을 정부가 정한 것으로, 현행 주택임대차보호법에는 '기준금리+3.5%'로 돼 있다. 현 기준금리가 0.5%이니 전월세 전환율은 4.0%다.

    정부는 2016년 ‘기준금리의 4배’를 적용하던 전환율 산정 방식을 ‘기준금리에 일정 수치를 더하는(기준금리+α)’ 현재 방식으로 바꾸기로 하고 그 α값을 3.5%로 정한 바 있다. 당시 α값을 3.5%로 정한 것은 6%대였던 전월세전환율을 5%대로 낮추기 위한 조치였다.

    그러나 전월세 전환율이라는 개념이 국민에게 익숙지 않은 것이 문제다. 예를 들어 한 아파트의 전세금이 5억원일 경우, 집주인이 새로운 세입자를 맞으면서 보증금은 1억원을 받고 월세는 160만원을 책정했다. 이 경우 월세가 많은 것인 실감이 잘 나지 않는다.

    이를 전월세 전환율을 적용해 계산하면 실제로 전세금은 5억8000만원으로 시세보다 8000만원가량 더 비싼 것이다. 또한 전월세전환율은 기존 전세를 월세로 바꿀 때 적용하기 때문에, 신규로 주택 임대 계약을 맺을 때는 소용이 없다.

    이에 전월세전환율 기준을 변경하고 이행력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이 따른다. 지금처럼 기준금리가 0.5%대로 낮아진만큼 전월세전율도 더 낮춰야 한다는 설명이다.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현재 4%로 된 전월세전환율을 2%대로 더 낮춰야 하는 것 아니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그런 부분이 부작용이라면 추후 검토를 해야 할 것”이라며 “현재 전월세전환율이 4%로 돼 있지만 실제 시장에선 6% 등으로 높게 적용되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했다.

    정부는 현재로선 전월세전환율 제도 개선은 검토하고 있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세의 월세 전환 문제가 대두한 만큼 개선책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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