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0.08.03 05:12
[땅집고] “무주택자들에게는 오히려 선택지가 너무 다양해 어려운 상황이죠.”
이주현 월천 재테크 대표는 최근 열린 ‘2020년 대한민국 부동산 트렌드쇼’ 주제 강연을 통해 “실수요자들은 6·17, 7·10 대책 등 정부 규제에 크게 동요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이 대표는 “정부 규제가 다주택자뿐 아니라 실수요자 내 집 마련까지 어렵게 만들었다는 비판이 나오지만, 무주택자나 1주택자인 3040 실수요자는 다주택들이 주춤하는 이런 시기를 좋은 집을 살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고 말했다.
■ 선택지가 많아 머리 아픈 무주택자
이 대표는 “무주택자라면 신규 아파트 청약, 기존 주택 매입, 3기 신도시 청약 대기 등이 모두 가능한 상황인만큼 경우의 수를 잘 따져봐야 한다”고 했다. 우선 현재 청약 가점이 높다면 서울 강남·강동구 등 입지 선호도가 높은 곳에서 분양할 단지를 기다려보는 게 좋다.
청약 가점이 낮다면 인기 없는 단지에 청약하기보다 오히려 인기 단지의 소형 주택이나 틈새 주택형을 노려보는 게 좋다. 최근 선호도가 높은 84㎡(이하 전용면적)로 청약이 몰리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이주현 대표는 “최근 분양한 상도 롯데캐슬 아파트 74㎡는 청약 가점 40점대도 당첨된 경우가 있다”고 했다.
청약을 포기한다면 분양권 전매가 가능한 비 규제지역을 찾아가는 것도 방법이다. 이주비 대출과 규제 강화 탓에 분양권을 처분해야 하는 다주택자들이 물건을 내놓을 수 있다. 이 대표는 “분양권을 구입한다면 고분양가 논란이 있었던 지역의 잔여가구를 공략해 이른바 ‘줍줍’을 노려보는 것도 좋다”고 했다.
■ “1주택자는 지금이 갈아탈 기회”
1주택자 중 순수 투자 목적이 아닌 실거주 계획이 있다면 오히려 저렴한 아파트로 갈아타 재산세·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를 줄이는 것이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만약 신축 아파트로 갈아탈 계획이라면 초기 재건축 단지를 매입해서 버티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이 대표는 “공급 확대 압박을 받는 서울시가 재건축에 속도를 내는데 관심을 기울일 수밖에 없어 재건축 단지에서 공급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며 “조합설립 이후 사업승인이 늦어졌던 단지들, 지분가치가 저평가된 입지, 인허가가 늦어진 단지 가운데 고르는 것이 좋다”고 했다.
■ “절세·대출 가능한 곳에 투자 수요 몰릴 듯”
다주택자의 경우 주택담보대출 규제 때문에 향후 유동자금이 주택에서 비 주택 상품으로 옮겨갈 것에 대비해야 한다. 오피스텔, 토지, 상가 같은 규제를 피한 절세 매물 투자에 관심을 갖는 것이 낫다.
상가는 초기에 분양받아 투자하는 것은 피하는 게 좋다. 상가는 분양 이후 세입자가 두 번 정도 교체된 이후에야 투가 가치가 결정된다. 초기에 분양받으면 낭패를 볼 수 있다. 경기 변동에 따라 공실 변수가 있어 수익률이 달라질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오피스텔은 입지가 좋은 곳에 있으면서 최소한 방 2개는 갖춘 아파트 대체재로 사용할 만한 곳에 투자해야 한다. 단, 오피스텔이 아파트 대체재인만큼 추가 규제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은 염두에 둬야 한다. 오피스텔은 시세차익(자본수익)을 보는 상품이라기보다 월세(운영수익)로 수익을 내는 상품으로 접근해야 한다. 이 때문에 전세를 놨을 때 대출받지 않고 잔금 치를 수 있는 지역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
이 대표는 절세 방식 투자도 인기를 끌 것이라고 봤다. 예를 들면 재개발 관리처분인가 이후 멸실 신고한 지역 주택에 투자해 토지에 투자한 것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재개발 구역에서 주택이 멸실된 이후에는 해당 물건을 토지로 보기 때문에 취득세를 4.6%만 내면 된다. 이는 다주택자가 주택을 구입할 때 내는 취득세 세율(최고 12%)보다 저렴하다. /전현희 땅집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