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0.07.30 15:02 | 수정 : 2020.09.07 17:50
[땅집고] 서울 아파트 전세금이 ‘임대차 3법’의 국회 통과를 앞두고 크게 뛰었다. 계약 갱신 청구권·전월세 상한제 시행 전 집주인들이 보증금을 서둘러 올린 데다가, 실거주 요건 강화와 저금리 등 영향으로 매물이 줄었기 때문이란 해석이다. 가뜩이나 전세 물건이 없는 상황에서 임대차 3법이 통과되면서 앞으로 4년간 올리지 못하는 집주인들이 전세 매물을 거두고 호가를 높이고 있다.
한국감정원은 27일 조사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금이 0.14% 올랐다고 30일 밝혔다. 이는 지난주(0.12%)보다 상승폭이 커진 것이면서 주간 기준으로 올해 1월 6일 조사 이후 7개월여만에 최대 상승이다.
강동구(0.28%)를 비롯해 강남(0.24%)·서초구(0.18%)·송파구(0.22%) 등 강남 4구가 상승세를 주도했다. 강동구는 고덕·강일·상일동 신축 아파트 위주로 매물 부족 현상이 나타나며 전세금이 서울에서 가장 많이 올랐다.
강남구는 개포·대치동 등 상대적으로 보증금이 낮은 단지 위주로, 송파구는 잠실동 인기 단지와 문정동 일대, 서초구는 정비사업 이주 영향이 있는 잠원동 인근 단지와 우면동 위주로 각각 올랐다.
강동구 고덕동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 84.8㎡(이하 전용면적)는 지난달까지 7억원 안팎에 머물던 전세금이 현재 8억원을 넘어섰다. 남구 역삼동 개나리래미안 84.9㎡는 3월 11억원 수준이던 전세금이 지난달 12억5천만원(11층)에 거래된 뒤 지금은 보증금 13억원에 전세 매물이 나와 있다.
성동구(0.21%)와 마포구(0.20%), 동작구(0.19%) 등도 전세금 상승세가 심상찮다. 성동구는 행당·하왕십리동 역세권 대단지 위주로, 마포구는 공덕·신공덕동 위주로 전세금이 올랐고, 동작구(0.19%)는 흑석·사당동 역세권 위주로 가격이 상승했다.
구로구(0.13%)와 금천구(0.11%)도 광명뉴타운 이주 수요 영향 등으로 상승폭이 확대됐다.
경기도 전세금은 0.19% 상승해 지난주와 같은 폭으로 올랐고, 인천은 0.03% 올라 지난주(0.05%)보다 상승폭이 줄었다. 서울 아파트값은 이번 주 0.04% 올라 지난주(0.06%)보다 상승폭을 줄였다.
매매시장은 6·17대책과 7·10대책으로 담보·전세 대출이 제한된 영향으로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 고가 주택이 밀집한 강남·서초·송파구 모두 각각 0.02% 오르며 지난주보다 상승폭이 줄었고, 관악·강서·도봉·노원·영등포구는 전주 대비 상승폭을 줄이며 모두 0.06%씩 올랐다.
세종시는 행정수도 이전 논의 영향으로 아파트값이 2.95% 오르며 지난주(0.97%)에 이어 전국에서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세종시 전세금도 2.17% 올라 지난주(0.99%)에 이어 크게 상승했다.
올해 초 6억원 안팎에 거래됐던 세종시 도담동 도램마을10단지 84.7㎡는 지난달 6억8000만원(14층)에 거래된 데 이어 이달 25일 7억5000만원에 실거래 신고가 이뤄져 한두달 사이 1억5000만원가량 급등했다.
세종시 인근 조치원 죽림동 죽림자이의 경우 6∼7월 50건 안팎의 매매 거래가 이뤄지는 등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한상혁 땅집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