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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삐 풀린 부산, 10억 아파트 파다하고 청약은 전쟁터

    입력 : 2020.07.30 04:00

    [땅집고] 부산 수영구 광안리 ‘삼익비치타운’ 아파트. 부산의 전통 부촌인 남천동 바닷가에 들어선 데다, 삼면이 바다에 접해 조망이 뛰어나다. 1979년 입주한 33개동 3060가구로 부산 최대 규모 재건축이 진행 중이다. 지난 2월 부산시 건축위원회로부터 조건부 재건축 승인을 받은 이후 시세가 급등하고 있다. 이 아파트 84㎡(이하 전용면적) 실거래 가격은 작년 6월 8억1800만원에서 올 1월 9억4800만원으로 한차례 뛰더니, 7월 12일에는 12억4500만원까지 오르면서 최고가를 경신했다.

    [땅집고] 재건축을 추진 중인 부산 삼익비치타운 아파트.

    부산 아파트 몸값이 다시 뛰고 있다. 수도권 대부분 지역과 지방 일부 지역이 규제에 꽁꽁 묶인 반면 부산은 작년 말 전역이 규제지역에서 풀린 이후 이번 6·17대책에서도 추가 규제를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입지가 좋아 투자 수요가 많은 해안가나 옛 도심 재건축·재개발 아파트로 쏠림 현상이 뚜렷하다. 강정규 동의대 부동산대학원장은 “수도권 유동자금이 부산 일부 지역으로 몰려 집값 상승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 규제지역 해제 후 집값 상승…외지인 매입 늘어

    부산 아파트 가격은 2014~2017년 4년 연속 상승했다가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2018~2019년 2년간 하락했다. 그러나 2019년 말 부산 수영구와 동래구, 해운대구가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되면서 분위기가 다시 바뀌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부산 아파트값은 작년 12월 평균 0.55% 상승했고 올 들어서도 5월 말까지 0.13% 올랐다.

    [땅집고] 2019년 9월 이후 외지인의 부산 아파트 매입 비율. /이지은 기자

    부산 집값 상승 배경에는 수도권에 집중된 규제를 피해 부산으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들이 있다는 분석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부산 아파트 매매 거래 중 매수자가 외지인인 비율은 2018년 전체 15%에서 2019년 16.4%로, 올해는 5월까지 17.2%로 점차 높아지고 있다. 특히 작년 11월 부산 전역이 규제지역에서 해제된 직후인 12월 외지인 매입 비율은 21%까지 올랐고, 올 5월에도 18.5%에 달한다.

    ■ 일부 아파트값 10억원 돌파…청약에 수만명씩 몰려

    [땅집고] 2014년 이후 부산 아파트값 변동률. /이지은 기자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이는 대상은 재건축·재개발 아파트. 서울 강남 중심으로 재건축 붐이 일면서 아파트 가격이 한 차례 급등했듯이, 부산에서도 재건축·재개발로 새로 짓는 아파트들이 크게 인기를 끌 것이란 예상에서다.

    실제로 재건축·재개발을 통해 공급된 부산 주요 지역 아파트 매매가격은 84㎡ 기준으로 10억원을 속속 돌파하고 있다. 해운대구 우동6구역을 재개발해 2018년 준공한 ‘해운대자이 2차'는 올 7월 7일 직전 최고가보다 1억5000만원 정도 높은 11억2500만원에 팔렸다. 수영구 남천동 ‘남천 더샵 프레스티지’도 지난달 10억2520만원에 거래된데 이어 7월 5일에는 10억7050만원으로 더 올랐다.

    올해 신규 분양한 재개발 아파트 역시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부산진구 양정2구역에 짓는 '양정 포레힐즈 스위첸'은 지난 5월 1순위에서 평균 93.4대 1로 마감했다. 456가구 모집에 무려 4만2589명이 몰렸다. 지난 6월 부산진구 부암1구역에 짓는 ‘백양산 롯데캐슬 골드센트럴’도 3만명 정도가 접수해 평균 29.81대 1의 경쟁률로 마감했다.

    ■ “희소가치 높은 해안가 재개발 인기 지속”
    [땅집고] 8월 중 부산 지역 분양 예정 아파트 단지./자료=부동산114

    재건축·재개발 아파트는 도로·철도·학교·생활편의시설 등 이미 완성된 각종 기반시설을 그대로 이용하는 장점이 있다. 특히 ‘삼익비치’처럼 바닷가 아파트는 희소성이 있어 인기가 높다. 해안가에닌 신규 주택 공급이 거의 불가능해 재개발·재건축이 아니면 새 아파트가 들어설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오는 8월부터 시행하는 지방광역시 분양권 전매 제한을 앞두고 재개발·재건축 아파트 분양이 잇따르면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아이에스동서는 이달에 영도구 동삼2구역 재개발을 통해 선보이는 ‘오션라이프 에일린의 뜰’을 분양한다. 지상 35층 10개 동 1228가구(임대포함)로 59~101㎡ 932가구를 일반 분양한다. 해안가여서 바다 조망이 가능하고 인근 동삼혁신도시의 인프라를 이용할 수도 있다. 대우건설은 부산 남구 대연4구역을 재개발하는 ‘대연 푸르지오 클라센트’를 분양한다. 대연동에서 2015년 이후 5년 만에 나오는 푸르지오 브랜드 아파트다. 삼성물산과 대림산업, HDC현대산업개발이 연제구 거제2동 802 일대를 재개발하는 ‘레이카운티’도 분양을 앞두고 있다.

    주택업계 관계자는 “부산에서 바닷가 재개발 사업지 중 누가 봐도 우량한 입지의 물량은 제한돼 있다”면서 “8월부터 분양권 전매 규제가 시행되는 점을 감안하면 막차를 타보려는 실수요자는 물론 투자 수요도 가세해 청약 경쟁이 과열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한상혁 땅집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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