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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들했던 도시형생활주택에 대형건설사도 뛰어드는 이유

    입력 : 2020.07.29 04:00


    [땅집고] 신축 아파트 몸값이 치솟으면서 지난 몇 년간 인기가 시들했던 도시형생활주택이 최근 서울 중심으로 신규 분양 시장에서 빠르게 늘어나고 있어 주목된다.

    도시형생활주택은 1~2인가구 수요에 빠르게 대처하기 위해 각종 규제를 완화한 주택으로 2009년 처음 도입했다. 전용면적 85㎡ 이하로 구성된 300가구 미만 단지로 원룸형, 연립주택형 등이 있다. 분양가격이 저렴해 주로 중소 건설사들이 오피스텔이나 연립주택 대신 많이 지었다.

    하지만 규모가 작다며 관심을 두지 않았던 대형 건설사들도 최근 도시형생활주택 시장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아파트를 지어도 분양이 잘될 만한 요지에도 도시형생활주택이 등장하고 있다. 서울 마포구 아현동에 선보인 ‘아현 푸르지오 클라시티’가 대표적이다.

    ■ “분양가 통제 안받고 청약통장 필요없어”

    [땅집고] 올해 서울지역 도시형생활주택 인허가 추이. /통계청

    전문가들은 도시형생활주택 공급 증가 배경에 ‘분양가 통제를 피하려는 전략’이 깔려있다고 분석한다. 아파트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정한 분양가보다 높은 금액에 분양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반면, 도시형생활주택은 고분양가 관리대상에 해당하지 않아 분양가 통제가 심한 서울에서 공급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실제 올 1~5월 인허가를 받은 전국 도시형생활주택 1만4572가구 중 서울(7492가구)이 절반을 넘는다.

    도시형생활주택은 실수요자 입장에서도 틈새 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아파트와 달리 청약통장 없이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행 법상 전용 85㎡ 이하 아파트는 100% 가점제를 적용한다. 인기 지역에선 가점이 60~70점대가 되지 않으면 당첨을 꿈꾸기 어렵다. 이 때문에 소형 주택을 원하거나 가점이 낮은 1~2인 가구, 월세 수익을 올리고 싶은 투자자들이 도시형생활주택 청약에 몰리는 추세다. 한국감정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5월 청약 접수한 ‘아현 푸르지오 클라시티’는 38.1대 1을 각각 기록했다.

    [땅집고] 도시형생활주택과 오피스텔 취득세 비교. /이지은 기자

    다른 장점도 있다. 비슷한 경쟁 상품인 오피스텔보다 취득세 부담이 적다. 오피스텔은 취득세가 매입가격의 4.6%인 반면, 도시형생활주택은 매입가격이나 면적별로 1.1~3.5%로 낮다. 전용률도 70~80%에 달해 같은 크기의 오피스텔(50~60%)보다 높다. 그만큼 실사용 면적이 더 넓다. 아파트처럼 발코니를 설치해 확장도 가능하다.

    ■“아파트 대체는 무리…분양가 비싸다” 지적도

    하지만 단점도 명확하다. 먼저 분양가 규제를 받지 않다보니 비슷한 크기의 아파트보다 비싼 경우가 많다는 것. 예를 들어 이달 영등포구 대림동에 분양할 도시형생활주택 ‘영등포 자이르네’ 49㎡ 분양가는 약 6억원으로 3.3㎡(1평)당 3000만원대다. 이 단지 인근에서 2016년 입주한 ‘보라매신동아파밀리에’ 아파트 59㎡는 최근 실거래가격이 6억7000만원으로 평당 2800만원이다.

    [땅집고] 주차난 등 불편을 호소하는 도시형생활주택 입주 후기. /네이버 지식인 캡쳐

    막상 살아보면 아파트를 대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주차대수가 가구당 0.6대(전용 30㎡ 미만은 0.5대)에 불과해 주차난을 겪는 일이 잦다. 일조권이 확보되지 않는 단지도 적잖다. 아파트는 인접대지 경계로부터 건축물 높이의 0.5배 이상 띄워 건물을 짓는 반면, 도시형생활주택은 이격거리가 0.25배로 짧기 때문이다.

    김학렬 스마트튜브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최근 서울·수도권에 분양하는 도시형생활주택은 분양가격이 다소 비싼 감이 있긴 하지만, 신혼부부나 젊은 직장인 중심으로 이른바 청포자(청약 포기자)가 늘고 있는 요즘 분위기에서 내집마련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이 같은 현상은 정부의 아파트 규제로 인한 일종의 '풍선효과'기 때문에 인기가 오래갈리 없다고 본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집값 상승률 역시 아파트에 훨씬 못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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