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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때려잡는 사이에…전국 여기저기 분양가 신기록

    입력 : 2020.07.01 05:24

    [땅집고] 지난 달 울산광역시 동구 서부동에 분양한 ‘울산 지웰시티자이’. 총 2687가구로 울산 전체를 통틀어 30년 만에 들어서는 초대형 단지로 주목받았다. 일반분양가는 3.3㎡(1평)당 평균 1365만원. 울산시 민간아파트 평균 분양가인 평당 1036만원을 훌쩍 웃돌았고, 울산 동구만 보면 역대 최고였다. 울산 동구에서 작년 10월 분양해 기존 최고가 단지였던 ‘스위첸웰츠타워1단지’(평당 1200만원)와 비교해도 평당 100만원 정도 높다.

    [땅집고] 최근 분양한 '울산 지웰시티자이' 아파트 조감도. /GS건설

    같은 달 GS건설은 강원도 속초시에 ‘속초디오션자이’를 평당 1372만원에 공급해 강원도 분양가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현대건설이 2년 전 속초시에 분양한 ‘힐스테이트 속초센트럴’(평당 1200만원대)보다 10% 이상 높았다.

    올 들어 전국 곳곳에서 아파트 분양가격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튀어오르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서울·수도권 중심으로 ‘고분양가 관리지역’을 지정해 분양가를 통제하는 사이에 사각지대에 놓인 지방 대부분 분양가는 고삐가 풀린 것이다. 분양 리스크 관리 명목으로 민간 아파트 분양가까지 사실상 마음대로 결정하는 HUG가 정작 관리가 필요한 지방 아파트 분양가를 대책 없이 방치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 비규제지역 곳곳서 역대 최고 분양가 행진

    올해 5월까지 수도권에서 HUG로부터 분양가 통제를 받는 단지는 서울 전 지역과 경기 과천·광명·분당·하남에 불과했다. 지방의 경우 5대 광역시 몇몇 지역을 제외하곤 대부분이 분양가 규제를 받지 않았다. 이로 인해 작년 1월부터 현재까지 분양가 비규제지역에서 최고 분양가 기록을 깬 단지들이 속출했다. 땅집고 확인 결과, 인천과 경기 고양·수원·구리·의정부·양주, 울산, 강원, 전북 전주, 충남 천안 등 10곳에서 해당지역 기준 올해 역대 최고 분양가 아파트가 나왔다.

    [땅집고] 지역별 최고 분양가 경신한 주요 아파트. /각사 취합

    올 6월 24일 인천 연수구 송도 랜드마크시티에 분양하는 ‘힐스테이트레이크 송도 3차’는 3.3㎡당 평균 분양가가 2230만원에 달한다. 전용 84㎡(8억2293만원)는 그동안 인천에 나온 같은 주택형 중 역대 최고다. 이전 최고가였던 ‘더샵송도센테니얼(3.3㎡당 2202만원)’보다 약 30만원 높다.

    인천 뿐 아니라 경기도 곳곳에서 작년부터 올해까지 신규 분양 아파트가 나올때마다 역대 최고가 기록이 깨졌다. 수원시 장안구에서는 ‘화서 푸르지오 브리시엘(3.3㎡ 당 1949만원)’이, 구리시에서는 ‘한양수자인 구리역(3.3㎡당 1812만원)’이 대표적이다. ‘힐스테이트 의정부역’과 ‘양주회천 대방노블랜드’도 지역 최고 분양가 기록을 잇따라 깨뜨렸다.

    지방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0월 전북 전주시 덕진구에 분양한 ‘포레나 전주 에코시티’는 3.3㎡당 평균 976만원으로 전주시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충남 천안에선 작년 8월 두정동에 분양한 ‘포레나 천안 두정’이 평당 900만원 중반대로 천안 역대 최고가였다. 올 7월 천안 성성동에 분양을 앞둔 ‘천안 레이크타운 4차 푸르지오’는 3.3㎡당 예상 분양가가 1400만원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땅집고] 2019년 이후 분양가 비 규제지역 평균 분양가 상승률. /HUG

    올 5월 기준으로 정부가 분양가를 통제하지 않은 지방 10개 지역 중 인천, 울산, 강원, 충북, 전남, 제주 지역에서 평균 분양가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HUG가 분양가를 강력히 통제한 부산, 광주, 대전 등 일부 지역만 기존 최고치보다 분양가가 다소 하락했다.

    ■ 분양가 통제하면 집값도 잡힐까?

    HUG는 뒤늦게 분양가 통제 지역을 대폭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 18일 서울과 경기·인천 전 지역, 대전 전 지역, 충북 청주 등을 고분양가 관리지역에 포함했다.

    [땅집고] HUG가 지난 18일 발표한 고분양가 관리지역 확대 방안. /HUG

    하지만 이미 오를만큼 오른 분양가를 통제하는 것은 뒷북 조치일뿐더러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HUG의 분양가 통제가 청약 과열을 촉발하고 당첨자에게만 막대한 이익을 안겨줄 뿐, 집값 안정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수없이 입증됐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서울 평균 아파트 청약 경쟁률은 99.3대 1로 역대 최고다. 수도권은 40.7대1, 지방은 18.3대1이다. HUG 통제를 받는 서울·수도권 아파트 분양가가 너무 저렴했기 때문이다.

    [땅집고] 2010년 이후 연도별 아파트 평균 청약경쟁률 추이. /부동산114

    여경희 부동산114 연구원은 “HUG가 통제한 서울이나 경기 핵심 지역에서 낮은 분양가에 아파트를 공급해도 전매제한 기간이 지나면 2~3배씩 아파트값이 올랐다”며 “분양가 통제 지역을 늘리면 분양가가 치솟는 현상은 줄어들겠지만, 그 지역의 집값을 잡긴 어려워 보인다”고 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HUG가 분양 보증 업무라는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려면 무조건 분양가가 높은 지역 분양가를 규제하려 하지 말고 아파트 수요나 적정 분양가에 비해 분양가가 과도하게 높은 지역을 면밀히 연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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