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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 뒤흔들 밀레니얼 세대가 몰려드는 이곳

  • 심형석 우대빵부동산연구소장(미국 SWCU 교수)

    입력 : 2020.06.27 05:22

    [부동산의 정석 by 심형석] ‘주택 시장 큰손’ 밀레니얼 세대는 어디에 살까?

    [땅집고] 20대 후반부터 40대 초반까지 이른바 ‘밀레니얼(millenials·1980~2000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로 개인주의적이며 소셜미디어 사용에 익숙한 것이 특징)’이 주택 시장 핵심 수요층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서울에서 밀레니얼 거주 비율이 높은 곳은 어디이며, 이들 지역은 어떤 공통점을 가질까.

    [땅집고] 서울 마포구 아현동 일대 아파트. /조선DB

    통계청의 주민등록인구현황 자료를 분석하면 관악구(38.0%)가 거주민 중 밀레니얼의 비중이 가장 큰 지역이다. 다음으로 ▲마포구(34.9%) ▲영등포구(34.7%) ▲광진구(33.9%) ▲강서구(33.9%) 순으로 지역 내 밀레니얼 비율이 높았다.

    관악구, 마포구, 영등포구, 광진구 그리고 강서구 등 밀레니얼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은 모두 업무지구와 가까운 공통점이 있다. 즉 업무지구의 배후 주거지역이란 말이다.

    관악구는 강남이라는 업무지구와 접근성이 좋으며 상대적으로 주택가격도 저렴해 밀레니얼이 많이 찾는다. 마포구는 광화문·종로 등 중심업무지구(Central Business District)와 가깝다. 영등포 역시 중심업무지구 중 하나인 여의도 등으로 수월하게 이동할 수 있다. 강서구는 마곡지구라는 신흥 업무지구를 끼고 있고, 광진구도 다리 하나만 건너면 강남으로 출퇴근하기 쉽긴 마찬가지다.

    ■ 밀레니얼 세대, 집 옮기는 가장 큰 요인은 ‘직장’

    밀레니얼의 주거이동에 관한 실태조사를 보면 ‘직주근접을 위해 혹은 직장변동(취직·전근) 때문’이라는 응답이 가장 높고 두 번째로 많은 응답 또한 ‘교통이 편리하고 입지가 좋은 지역으로 가기 위해서’라고 한다. 따라서 50%에 가까운 밀레니얼들이 집을 옮기려는 가장 큰 요인은 직장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땅집고] 서울 중심업무지구로 불리는 을지로 일대 오피스 빌딩. /조선DB

    투자 목적과 교육 환경 때문에 주택을 구입했던 베이비붐 세대에 비해 밀레니얼은 실수요자가 많아 직장 접근성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으로 파악된다. 과거 베이붐 세대와는 다르게 직장에서는 초과근무를 시키기가 쉽지 않고, 맞벌이부부가 많은 점 등을 고려하면 직주근접이라는 부동산시장의 대명제는 더욱 크게 다가온다.

    부동산 시장에서 직주근접보다 더 강력한 투자 조언은 없다. 주택시장에서 직장의 영향력은 상당하다. 내 집 마련 조건에서 직주근접이 중요시되면서 주택 구매여력이 높은 전문직, 연구직, 대기업 직장인 등이 많은 업무밀집지역의 주거가치는 계속 올라갈 수밖에 없다. 직장에서 퇴근 후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려는 라이프스타일의 변화가 직장과 주거지가 가까운 직주근접을 더욱 가속할 것이다.

    OECD에 따르면 우리나라 평균 편도 통근시간은 62분으로 회원국 전체 평균인 28분에 비해 두 배가 넘는 시간을 출퇴근에 허비하고 있다. 노르웨이(14분), 스웨덴(18분) 등 북유럽 국가와 비교하면 무려 3~4배에 달한다.

    또 다른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 노동자 수면시간은 OECD회원국 평균보다 2시간이나 적다고 한다. 직장 출퇴근이 원활하지 못한 이유가 큰 것이다. 직주근접이 주거문화의 대세로 떠오르면서 통근시간과 근무시간이 여타 선진국에 비해 긴 우리나라의 경우 업무밀집지역과의 접근성을 고려한 투자는 필수적이다.

    ■ 강북·강남 현재 집값 격차는 과하다

    [땅집고] 서울 종로구의 대표 아파트인 경희궁자이. /김연정 객원기자

    이런 측면을 고려한다면 강북 도심의 투자는 여전히 매력적이다. 대표적 도심지인 종로구와 용산구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강남구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2020년 5월 현재 용산구에서 3.3㎡(1평)당 아파트 매매가격이 가장 높은 곳은 서빙고동인데 4631만원이다. 종로구는 ‘경희궁자이’가 위치한 평동과 홍파동이 5000만원에 육박한다.

    하지만 최근 아파트 매매가격이 급등한 강남구는 6000만 원을 훌쩍 넘어섰다. 재건축 이슈로 뜨거운 개포동은 6681만 원이며, 압구정동은 5934만원이다. 이 역시 강남에 서울 최대 업무지구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강북 도심이 가진 상징성과 인프라 등을 고려한다면 현재 3.3㎡당 2000만원에 가까운 강남·강북 지역 집값 차이는 과한 듯하다. 강남 재건축이 지지부진하고 반면 강북 도심에서 정비사업과 도시재생이 빠르게 진행된다면 이 격차 또한 좁혀질 것으로 예상한다.

    이 같은 직주근접 지역들은 수요가 꾸준해 정부 규제와는 무관하게 청약 경쟁률도 높고 입주 후 주변 지역보다 시세가 높게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 나아가 부동산 시장이 조정 국면에 접어들더라도 집값이 크게 하락하지 않고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특성을 보인다. 통근 시간을 큰 기회비용으로 여기는 밀레니얼의 등장으로 생활 인프라를 갖추고 직주근접이 가능한 도심의 투자가치는 갈수록 높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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