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 메뉴 건너뛰기 (컨텐츠영역으로 바로 이동)

1년 새 30% 뛰고, 청약경쟁률 전국 최고…"부평에 이런 일이"

    입력 : 2020.06.16 04:08

    [땅집고]지난 3일 오후 인천 부평구 지하철 1호선 부평역. 전철역에서 나와 3분 정도 걸어가자 한창 공사가 진행 중인 ‘부평 한라비발디 트레비앙’ 아파트가 보였다. 이 아파트는 385가구로 규모가 작기는 하지만 지난 4월 1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 252대1로 마감해 올해 ‘전국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인근 공인중개사는 “전매제한이 걸려 있어 아직 거래가 불가능하지만 투자자들이 관심이 많다”며 “거래가 안된다는 걸 알면서도 하루에 두 세통씩은 투자 문의전화가 걸려온다”고 말했다.

    [땅집고]'부평역 한라비발디 트레비앙' 공사 현장./전현희 기자

    부평역에서 10분 정도 걷자 부평동 ‘동아 아파트 1·2단지’가 나왔다. 이 아파트는 입주 36년 차로 1·2단지를 합쳐 4500가구에 달하는 부평구 대표 대단지다. 이 아파트 전용면적 52㎡ 실거래가는 지난해 5월까지만 해도 2억8800만원에 불과했다. 그러다 올 해 5월 3억7800만원으로 올라 1년 새 가격이 9000만원 뛰었다. 이 지역에서 30년간 거주한 공인중개사는 “이곳에서 오래 살았지만, 부평 아파트값이 이렇게 오르기는 처음”이라며 “지금은 매물이 없어서 거래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인천시는 송도국제신도시가 속해 있는 연수구를 제외하고는 그동안 수도권 주택 시장에서 전혀 주목을 받지 못하던 지역이었다. 특히 부평구는 인천에서도 오래되고 가격이 낮은 아파트가 밀집한 지역이다. 최근 몇 년 동안 수도권 집값 급등기에도 부평 집값은 제자리 걸음을 했다. 그러나 부평구 집값은 올해 2월부터 급격히 오르기 시작해 최근에는 연수구와 함께 인천 집값 상승을 이끌고 있다. 현지에서는 GTX(수도권 광역 급행철도)-B 노선 신설 계획과, 미군기지 이전 등의 호재가 이어졌고, 그동안 거의 없었던 새 아파트 공급이 잇따랐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땅집고]인천·부평 아파트값 매매가격 변동률(%)./한국감정원


    ■ ‘관심 밖’이던 부평…재개발 신축 아파트가 가격 이끌어

    인천시 부평구(1호선 부평역)는 1호선으로 구로역으로부터 11정거장밖에 떨어지지 않아 인천에서는 서울과 접해 있는 지역이다.. 하지만 아파트값은 지난달 기준 3.3㎡당 990만원으로 수도권 평균(1028만)보다 낮다. 공단 주변의 노후 주택가라는 인식이 퍼져 있었고 개발 속도도 늦었다.

    하지만, 부평구에서는 1970~1980년대 지은 노후 주택들이 재개발이 산발적으로 진행돼 2010년을 전후해 본격적으로 새 아파트 분양이 이어지면서 동네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특히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세에 따라 인천 전역의 집값이 상승하기 시작한 작년부터는 분양 물량이 쏟아졌다. 2019년 한 해 4개 단지·2511가구가 분양했고, 올해부터 22년까지 9개 단지·13089가구가 추가로 공급할 예정이다.

    [땅집고]부평구 입주 물량 추이(가구)./국토교통부
    새로 들어서는 아파트들이 부평구 집값 상승을 이끌고 있다. 2019년에 분양한 ‘쌍용 더 플래티넘 부평’의 59㎡ 분양가는 3억6920만원이었는데 현재 분양권은 4억5000만원에 거래가 이뤄진다. 현재 부평구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인 ‘래미안부평’(2014년 준공) 아파트 59㎡의 실거래가는 지난 5월 4억8000만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7300만원 올랐다.

    ■ GTX-B·미군기지 이전 호재로 투자자 몰렸다

    특히 올해 들어 부평구 아파트값 상승세가 커진 것은 서울에 강력한 규제가 집중한 데 따른 풍선 효과의 영향이 큰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 감정원 자료에 따르면 부평구 외지인 주택 매입 건수는 올 해 3월 667건으로 1년 전 같은 달(111건)보다 6배 늘었다. 부평구 청천동 금호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수도권 중에서도 서울 접근성이 좋은 편이고 비 규제 지역인 것은 물론 6억원 이하 아파트가 대부분이라 가격도 저렴해 떨어질 가능성이 낮다고 보는 외지인이 많았다”고 말했다.

    [땅집고]인천 부평구 부평동 '동아아파트1단지' 전경./전현희 기자

    때마침 GTX-B를 비롯한 호재가 겹치면서 가격 상승 효과가 커지고있다. 지난 해 8월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GTX-B는 지하철 1호선 부평역에 정차할 예정이어서 개통된다면 부평에서 여의도까지 20분이면 도착하게 된다. 게다가 정부가 지난 2월 미군기지 부지를 부평구에 반환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발표한 뒤 부평구 산곡동 일대 아파트도 가격이 뛰고 거래도 늘었다. 미군기지 인근 아파트인 부평구 청천동 ‘부평1, 2차금호타운’ 59㎡ 거래량은 올 해 2~3월 급증해 총 55건으로 전년 동기(13건) 대비 4배 이상 증가했다.

    ■“상대적으로 싸고, 입지 경쟁력 있어 실수요 꾸준할 것”

    부평은 입지와 교통 면에서 경쟁력이 있어 수요자들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어 지속적인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부평은 6억 이하의 아파트라 보금자리론 등 대출 한도도 높고 주변지역 공단 근로자 수요도 많다”며 “서울과 경기남부의 높은 집값을 감당하기 어려운 실수요자 입장에서 서울 서부권 외에는 선택지가 별로 없어 최소한 가격이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 역시 “부평구는 GTX-B 개통 이후 대장지구, 계양지구, 부천 중동지구, 청라 등과 같이 서울과 인천의 거점도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경기침체와 코로나 여파로 부평구 일대 자동차 공장과 연관 기업들이 타격을 입기 시작했고, 신축 공급 물량이 많다는 점은 부평 주택시장의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부평동 삼성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주민들이 주로 인근 공업시설에서 일하는데 코로나 여파로 GM대우 공단 멈춘 상태라 소비 심리가 위축돼 있다”며 “경기 침체상황이 길어지면서 주택 소유자들도 집값이 하락하지는 않을지 경계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전 기사 다음 기사
    sns 공유하기 기사 목록 맨 위로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