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못 참겠다" 대한항공, 결국 권익위 갔다

[땅집고] 대한항공이 국민권익위원회에 ‘서울시가 송현동 문화공원 사업을 추진하는 바람에 종로구 송현동 부지 매각 과정에서 피해를 입었다’는 민원을 제기했다.

대한항공은 지난 11일 서울시 행정절차의 부당함을 알리고 시정 권고를 요청하기 위해 권익위에 이 같은 내용의 고충 민원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12일 밝혔다. 신청서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서울시가 ▲송현동 부지를 문화공원으로 지정하려는 행정절차 진행을 중단하고 ▲부지 매각 업무를 방해하는 일체의 유·무형적 행위를 멈추도록 권익위 측에 시정 권고 또는 의견 표명 결정을 요청했다.

당초 대한항공이 송현동 부지를 매각하는 데 총 15개 업체가 입찰 참가의향서를 제출한 바 있다. 하지만 서울시가 이 곳을 문화공원으로 지정하고 강제 수용한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제1차 입찰마감일인 지난 10일 입찰에 참가한 기업이 한 곳도 없었다.

대한항공은 신청서에서 “도시계획시설로 결정되려면 필요성과 공공성을 충족해야 하다. 하지만 이미 송현동 부지 근처에 수많은 공원이 있고 장기 미집행 중인 공원도 많으며, 서울시의 문화공원 조성 방안이 대한항공의 기존 활용 방안과 유사하기 때문에 필요성과 공공성 모두 인정될 수 없다”라고 했다.

또 대한항공은 서울시가 부지를 매수할 여력이 없다는 점도 지적하면서 “서울시가 산정한 보상금액 4670억원과 지급 시기(2022년)는 적절한 매각 금액을 조기 확보하려는 대한항공의 입장을 고려할 때 충분치 못하다”라며 “서울시가 재원 확보 등을 이유로 언제든 조건을 변경할 수 있다는 점도 큰 부담”이라고 적었다.

대한항공은 송현동 부지에 대한 2차 입찰을 진행할 계획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서울시 입장 등을 고려하면 현실적으로 매각 성사 여부를 장담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