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0.06.09 10:42 | 수정 : 2020.06.09 14:31
[땅집고] 12·16 부동산 대책 이후 서울 소형 아파트값이 중대형 아파트값보다 2배 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9일 부동산114가 서울 구별·면적별 아파트 매매가격 추이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서울의 소형(전용면적 60㎡ 이하)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3.3㎡(1평)당 2923만원으로 작년 12월보다 3.6%(101만원) 상승했다. 같은 기간 중대형(85㎡ 초과) 아파트값이 1.4%(3118만원→3161만원) 오른 것과 비교하면 상승 폭이 2배가 넘는다. 중소형(60∼85㎡) 아파트값 상승률 2.2%(2856만원→2920만원)와 비교해도 1.6배 높다.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등 서울 외곽 지역의 오름 폭이 특히 컸다. 조사 기간인 5개월 사이 노원구의 소형 아파트값은 평균 6.8% 올랐고, 도봉구는 4.8%, 강북구는 8.3%씩 뛰어 서울 평균 상승률을 훌쩍 뛰어넘었다. 실제 거래 가격을 살펴보면 '노도강' 지역의 경우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아파트 전용 58㎡가 올해 1월 중순 6억원에 팔렸는데 지난달 20일 6억8000만원에 팔려 4개월 만에 8000만원(13.3%) 올랐다. 도봉구 창동 창동주공4단지 41㎡는 1월 12층이 3억500만원에 팔렸고, 같은 층이 지난달에는 3억3800만원에 거래돼 10.8%(3300만원) 상승했다.
성북구(6.6%)와 구로구(6.3%), 관악구(6.3%), 은평구(6.1%) 등도 6% 이상 올랐다. 은평구의 경우 소형 아파트가 6.1% 오르는 동안 중대형 아파트는 1.0% 상승했고, 구로구는 소형이 6.3% 오를 때 중대형은 2.3% 오르는 데 그쳤다. 구로구 신도림동 미성아파트 52㎡는 1월 5억3000만원에서 3월 5억9800만원으로 12.8%(6800만원), 구로동 한신아파트 44㎡는 1월 3억4600만원에서 4월 말 3억9700만원으로 14.7%(5100만원) 각각 상승했다.
광진구(5.5%)나 서대문구(5.2%), 마포구(5.1%) 동대문구(5.1%) 등도 소형 아파트값이 5개월 새 5% 넘게 올랐다.
전문가들은 대출 규제로 고가 아파트 매입이 어려워지면서 저렴하고 대출이 가능한 소형 아파트에 수요가 몰린 것으로 분석했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재건축 대상 아파트 중에는 소형이 많아 저렴한 가격에 매입할 수 있다"며 "1인 가구 증가로 소형 아파트 수요가 늘어나는 것이 가격 상승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현희 땅집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