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0.06.07 05:50
[땅집고] “출발역도 정하지 않고 지하철을 놓는다고 발표부터 하는 게 말이 됩니까. 정부 발표만 믿고 입주했다가는 후회할 수도 있습니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21일 발표한 경기 하남 교산신도시의 광역교통대책 1차 발표에 대해 ‘반쪽 계획’, ‘공수표’에 그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서울로 가는 전철 건설 계획이 대표적. 정부는 2018년 3기신도시 입지 발표 당시 서울지하철 3호선 연장 계획을 제시했다. 오금역~하남 교산지구를 잇는 노선이다.
하지만 국토부는 불과 2년여만에 이 계획을 뒤집었다. “서울로 가는 전철을 놓기는 하되, 노선은 아직 모르겠다”는 것이다. 노선 이름도 ‘지하철 3호선 하남 연장’에서 ‘하남~송파도시철도’로 슬그머니 바꿨다. 종착역만 ‘하남시청’으로 정했을 뿐 출발역은 이제서야 찾고 있다.
국토부는 한술 더 떠 이 노선을 2028년까지 개통하겠다고 발표했다. 교산신도시 첫 입주는 2025년이다. 개통 예정 시기보다 3년 이르다. 정부가 2018년 3기 신도시 입지를 발표하며 ‘선(先) 교통 대책 수립, 후(後) 신도시 조성’ 약속은 이미 지킬 수 없게 된 셈이다.
전문가들조차 이 같은 국토부 계획에 어이가 없다며 혀를 차고 있다. 한 교통 전문가는 “출발역도 결정하지 않은 채 광역교통망을 발표하는 것은 처음 본다”며 “구체적 계획도 없이 무리하게 개통 시기를 발표하는 것 자체가 시장에 큰 혼란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한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21일 발표한 경기 하남 교산신도시의 광역교통대책 1차 발표에 대해 ‘반쪽 계획’, ‘공수표’에 그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서울로 가는 전철 건설 계획이 대표적. 정부는 2018년 3기신도시 입지 발표 당시 서울지하철 3호선 연장 계획을 제시했다. 오금역~하남 교산지구를 잇는 노선이다.
하지만 국토부는 불과 2년여만에 이 계획을 뒤집었다. “서울로 가는 전철을 놓기는 하되, 노선은 아직 모르겠다”는 것이다. 노선 이름도 ‘지하철 3호선 하남 연장’에서 ‘하남~송파도시철도’로 슬그머니 바꿨다. 종착역만 ‘하남시청’으로 정했을 뿐 출발역은 이제서야 찾고 있다.
국토부는 한술 더 떠 이 노선을 2028년까지 개통하겠다고 발표했다. 교산신도시 첫 입주는 2025년이다. 개통 예정 시기보다 3년 이르다. 정부가 2018년 3기 신도시 입지를 발표하며 ‘선(先) 교통 대책 수립, 후(後) 신도시 조성’ 약속은 이미 지킬 수 없게 된 셈이다.
전문가들조차 이 같은 국토부 계획에 어이가 없다며 혀를 차고 있다. 한 교통 전문가는 “출발역도 결정하지 않은 채 광역교통망을 발표하는 것은 처음 본다”며 “구체적 계획도 없이 무리하게 개통 시기를 발표하는 것 자체가 시장에 큰 혼란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종착역만 결정…출발역은 잠실쪽 유력 검토
정부가 발표한 하남~송파도시철도와 관련해 현재 정해진 건 종착역인 ‘하남시청’ 뿐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당초 발표했던 ‘3호선 오금역 연장’ 계획은 강남 업무지구와의 연계성이 떨어져 다른 노선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결국 어느 노선을 연장할지뿐 아니라 출발역과 정차역도 정해지지 않은 반쪽짜리 계획이다.
교통 전문가들은 출발역이 오금역 대신 잠실 인근으로 정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한다. 국토부 조사결과, 하남 교산지구 출·퇴근자 가운데 30~40%가 서울 강동구와 송파구를 오갈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기 때문이다. 오금역을 지나는 3호선은 잠실동 대신 수서·일원동으로 향한다. 잠실역(2·8호선 환승), 석촌역(8·9호선 환승), 올림픽공원역(5·9호선 환승) 등이 출발역 유력 후보지로 꼽힌다.
문제는 출발역을 잠실 등 송파구 시내로 변경하면 공사 구간이 더 길어진다는 것. 사업비와 공사 기간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잠실의 경우 아파트 밀집 지역이어서 토지보상, 주민 민원 등을 해결하기가 까다롭다는 분석도 나온다. 강경우 한양대 교통물류학과 교수는 “노선 변동은 물론 변수도 워낙 많아 공기가 길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면서 “현재로서는 공사 기간을 예측하는 것이 무의미할 정도”라고 했다.
교산지구에 몇 개역이 들어설지도 미정이다. 지구계획 수립 후 교산지구에는 2~3개 역을 만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전체 구간에 몇 개 역을, 어느 곳에 설치할지는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 강 교수는 “예비타당성 조사, 기본계획수립, 실시설계 등 단계별로 걸리는 기간을 고려하면 2023년 착공, 2028년 준공은 불가능해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제2의 위례신사선’이 될 수 있다도 우려도 나온다. 위례신사선은 2008년 위례신도시 광역교통개선대책에 처음 포함됐고, 최초 예상 개통 시기는 2021년이었다. 그러나 대책 발표 이후 10년 만인 2018년에야 민자적격성 조사를 통과했다. 업계에서는 2022년 착공을 예상한다.
■ 전철 개통시기 불투명…입주 초기 교통난 불가피
국토부는 3기신도시 입주 초기 교통난을 우려해 철도 개통 전 광역버스를 운영할 방침이다. 예산도 100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 예산을 포함해 교산지구 광역교통망 확충 재원 1조5400억원을 입주자 분양가에 포함할 예정이다. 국토부는 교산지구는 청약경쟁률이 높고 미분양은 없을 것으로 예상해 별도 예산 투입 없이도 재원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그러나 전철 개통이 늦어지면 교통 대란은 불가피하다. 특히 신도시와 서울을 잇는 유일한 대중교통수단인 광역버스의 경우 출퇴근 시간 혼잡이 극심할 전망이다. 2기 신도시인 화성 동탄, 파주 운정 등이 이런 문제를 겪고 있다. 정부의 광역교통망 확충만 믿고 입주한 주민들이 많지만, 10년 넘도록 지지부진하다. 운정신도시의 경우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A) 건설과 지하철 3호선 연장 모두 2006년 분양 당시 발표된 교통 대책이지만 아직까지 개통을 기약할 수 없다.
정부는 남양주 왕숙 등 나머지 4개의 3기 신도시도 연내 광역교통개선대책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교산지구를 보면 3기 신도시 도시철도 개통에 예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지난해 국토부가 2030 광역교통 정책을 발표할 때 이미 2028년 개통이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왔었다”며 “재원 마련 방안 등을 놓고 관련 부처간 협의가 안 된 부분이 많아 난항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기홍 땅집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