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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실에 허덕이던 꼬마빌딩에 세입자 몰리게 한 아이템

    입력 : 2020.06.03 04:24

    [꼬마빌딩 몸값 높이기] 노재훈·채승완 패스트파이브 팀장 "임대료 내린다고 세입자 오나요, 콘텐츠가 중요하죠"

    “서울 도심에 오피스와 원룸은 널려있죠. 아무리 강남 한복판 건물이라도 특별한 콘텐츠가 없다면 세입자가 사라지고 건물 가치도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중소형 건물일수록 더 강도높은 아이템이 필요합니다.”

    [땅집고] 노재훈 팀장(왼쪽)과 채승완 매니저는 "콘텐츠가 없으면 강남 한복판 건물도 공실 위험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말했다. /김리영 기자

    최근 경기 불황에 코로나 사태까지 덮쳐 강남 한복판 빌딩조차 텅텅 비어가고 있다. 특히 대로변이 아닌 이면도로 낡은 중소형 빌딩은 건물주가 몇 개월간 임대료를 받지 않는 등 세입자를 들이기 위해 안간힘을 써도 공실 해소가 쉽지 않다.

    국내 최대 공유오피스 기업 패스트파이브가 꼬마빌딩 건물주를 위한 새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강남 등 핵심 업무지구 주변 꼬마빌딩 건물주에게 인테리어 비용 등을 지원받는 대신 공실을 없애고 패스트파이브 매출 일부를 임대료로 제공하는 ‘빌딩솔루션(Building Solution)’ 사업이다. 패스트파이브의 22번째 지점인 삼성4호점이 첫번째 사업으로 삼성동 봉은사역 인근 꼬마빌딩을 통째로 임대해 만든 중소형 공유오피스다. 이 사업을 주택에도 적용하고 있다. 지하철 9호선 선정릉역 근처 꼬마빌딩을 리모델링해 첫 공유주택 ‘라이프온투게더 1호점’을 만들었다.


    [땅집고] 서울지하철 9호선 봉은사역 이면도로 꼬마빌딩을 리모델링해 만든 중소형 공유오피스 패스트파이브 삼성4호점. /패스트파이브

    Q.꼬마빌딩 시장에 진출한 계기는.
    “(채승완 매니저) 지난 3~4년간 강남이나 광화문 대로변에 공유오피스가 빠르게 늘었다. 그 사이에 대로변 뒤쪽 꼬마빌딩에 있던 회사들이 공유오피스로 나왔다. 업무지구 주변 중소형 빌딩은 자연스레 공실이 늘기 시작했다. 지하철 2·9호선이 지나는 핵심 업무지구 강남 한복판에 있는 빌딩임에도 불구하고 경쟁력을 잃어버린 것이다. 이런 중소형 건물을 활용할 방법은 없는지 생각해봤다. 업무지구에 중소형 빌딩을 가진 소유주들과 협업해 대로변 오피스와는 다른 모습의 공유오피스를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Q.중소형 공유 오피스의 장점은.
    “(채승완 매니저) 공유오피스는 무조건 크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대형 빌딩을 원하는 회원사도 있지만, 연면적 1000평 이하 작은 빌딩의 한 층이나 한 공간을 임차하려는 수요도 적지 않다. 예를 들면 업무상 보안이 중요해 다른 회사 직원과 공간을 공유하기 어려운 회사, 직원 20~50명 정도인 기업은 대형 공유 오피스보다 중 꼬마빌딩 한 층 정도를 통임대해 쓰는 것을 선호한다.

    [땅집고]중소형 공유오피스 패스트파이브 삼성4호점 내부. /패스트파이브

    다만 공유오피스에서 제공하는 라운지, 단독 회의실 같은 서비스는 소규모 빌딩에서 찾기 어려운데, 패스트파이브의 경우 대형 오피스 시설과 서비스를 그대로 제공한다.”

    Q.패스트파이브를 유치하면 건물주는 어떤 이득을 볼 수 있나.
    “(노재훈 팀장·채승완 매니저) 가장 큰 이득은 공실 등 임대사업 리스크를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토지 매입하고 건물 짓는데 드는 비용은 일반 오피스와 다르지 않다.

    [땅집고]중소형 꼬마빌딩에 공유오피스와 공유하우스를 도입할 때 수익 구조 비교. /패스트파이브

    회원사와 임대차계약을 5~10년으로 잡기 때문에 계약기간에 따라 최대 10년 간 공실 위험이 없다고 보면 된다. 공실이 생겨도 패스트파이브가 시세보다 조금 낮은 수준으로 최소 임대료를 보장한다.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공간을 방치할 위험은 전혀 없다.

    지금까지 만든 중소형 공유 오피스나 공유 하우스의 임대율은 98%다. 건물 지은 후 3개월 안에 세입자를 모두 구했다. 임차인을 미리 확보한 뒤 건축하는 선임대도 가능하다. 세입자에게 인기가 많으면 그만큼 임대료를 더 높일 수 있다. 기본적으로 건물주가 시세보다 10% 이상 수익을 더 가져갈 수 있도록 계획한다. 시세보다 최대 30%까지 집주인이 임대 수익으로 가져가는 경우도 있다.”

    Q.꼬마빌딩에 공유하우스도 넣고 있는데.
    “(노재훈 팀장) 작년 6월 지하철 9호선 선정릉역 앞 상가 건물에 지상16층, 130실 규모 공유주택 ‘라이프온투게더 1호점’을 열었다. 건물주가 시행자가 돼 건물을 짓고 인테리어와 운영을 패스트파이브가 도맡았다. 공유주택 사업은 대지면적 150평 이하 땅을 가진 토지주 대상으로 건물을 신축하거나 대수선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원룸은 50~500실 정도다. 방은 10평 이하 독립된 원룸 형태로 제공해 기존 오피스텔과 비슷하다.

    [땅집고]서울지하철 9호선 선정릉역 앞에 있던 주차장 부지에 지은 공유주택 '라이프온투게더' /패스트파이브

    ‘라이프온투게더’가 특별한 점은 오피스텔에서 찾기 어려운 라운지, 체육관, 편의시설, 다이닝룸, 미팅룸 등이 있고, 룸 클리닝이나 조식(早食), 세탁 등 라이프스타일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이런 특화 시설 덕분에 임대료를 더 높게 받을 수 있다. 선정릉 일대 원룸은 8평 기준 보증금 1000만~2000만원, 월세 100만원 정도인데 이곳은 월세를 150만원씩 받았다. 이는 고스란히 건물주의 수익으로 돌아갔다.”

    [땅집고]'라이프온투게더' 내부. /패스트파이브

    Q.건물주에게 꼭 필요한 조언이 있다면.
    “(노재훈 팀장)많은 건물주가 월세 곱하기 공간 개수로 임대사업 수익률을 계산한다. 하지만 이는 완전히 잘못된 셈법이다. 어떤 건물주로부터 ‘임대사업자가 되려고 했는데, 건물 관리인이 되고 말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임대료와 시설 관리, 공실 관리, 중개수수료, 악성 세입자로 인한 손실 등 각종 부대비용을 제외하면 수익 내기가 만만찮다는 의미다. 입지가 좋은 곳일수록 원룸과 오피스는 넘쳐난다. 단순히 ‘좋은 공간’만으로는 살아남기 어렵다. 경쟁력있는 콘텐츠 없이는 세입자도, 건물 가치도 높이기 어렵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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