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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서구에 평당 2000만원 분양?…"그 돈이면 수성구 가죠"

    입력 : 2020.06.03 05:22

    땅집고는 소비자의 알 권리를 위해 ‘분양 광고가 말하지 않는 사실과 정보’만을 모아 집중 분석해 보는 ‘디스(This) 아파트’ 코너를 연재한다. 분양 상품의 장·단점을 있는 그대로 전달한다.

    [디스아파트] 수성구 아파트 가격 뺨치는 달서구 주상복합 ‘대구 용산자이’

    [땅집고] GS건설이 대구광역시 달서구 용산동 208-34 일대에 3.3㎡(1평)당 분양가격이 2000만원 안팎인 고급 주상복합 ‘용산자이’ 아파트를 선보인다. 지하 4층~지상 최고 45층 4개동에 총 429가구다. 주택형은 모두 중대형이다. 84㎡(이하 전용면적) A·B·C 타입 각각 117가구, 100㎡ 78가구다. 84㎡는 가점제 40%·추첨제 60%로 당첨자를 뽑는다. 100㎡는 100% 추첨제다. 6월 3일 1순위 청약을 받는다.

    [땅집고] 6월3일 1순위 청약을 받는 지상 45층 규모 대구 용산자이 아파트 조감도. /GS건설

    달서구는 각종 규제가 전혀 없어 청약자격 조건이 까다롭지 않다. 지역별 청약예치금과 거주기간 요건만 갖추면 다주택자는 물론 세대원까지 1순위 청약이 가능하다. 당첨 후 6개월 지나면 분양권 전매도 자유롭다. 청약 경쟁률도 높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대구에서 분양한 단지 중 최고 경쟁률(141대1)은 청라힐스 자이가 기록했다.

    하지만 현지 부동산 전문가들은 평당 2000만원에 달하는 높은 분양가격과 단지 규모 자체가 크지 않다는 점, 주변 건물 신축에 따른 일조권 침해 우려 등 단점도 뚜렷해 향후 시세 상승에 제약이 있을 수 있다며 신중한 청약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평당 분양가 2000만원? 차라리 수성구가 낫지”

    용산자이 분양가는 84㎡가 6억~6억7000만원, 100㎡는 7억4500만원~8억2000만원이다. 평당 분양가로 1900만~2000만원이다. 최근 2년 달서구 분양 아파트의 평균 평당 분양가는 1650만원이다. 입주한 신축 아파트 평당 평균 매매가격은 1390만원이다. 인근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는 ‘대우 월드마크웨스트엔드’로 지난 4월 113㎡가 7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평당 평균 1715만원이다.

    대구 용산자이 분양가에는 발코니 확장비가 포함됐다는 점을 감안해도 주변 시세보다 비싸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구의 강남’으로 불리는 수성구에서 지난해 분양한 아파트 평당 분양가도 평균 2055만원으로 별 차이가 없다. 대구에 사는 박모(46)씨는 “요즘 달서구 일대 아파트 가격이 올랐다고 해도 분양가가 생각보다 높다”며 “비슷한 가격이면 차라리 수성구 쪽 아파트를 알아보는게 더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땅집고] 대구 용산자이와 최근 달서구, 수성구에 공급한 아파트 평당 평균 분양가. /이지은 기자

    ‘대구 용산자이’는 중도금(60%) 이자후불제 조건이다. 중도금 대출에 따른 이자를 입주 시점에 잔금과 함께 내야 한다. 입주 예정일은 2024년 2월이다. 공사기간이 45개월로 길어 이자가 예상보다 더 늘어날 수 있다. 84㎡(고정금리 2.5%)는 중도금 이자만 1800만원을 넘는다. 100㎡는 2000만원쯤 된다.

    ■더블역세권에 인프라 좋아…일조권 방해받을 우려

    대구 용산자이는 교통망이나 주변 편의시설이 나쁘지 않다. 대구지하철 2호선 죽전역과 용산역이 400m 정도 떨어져 있다. 도보 5분이면 닿는다. 달구벌대로, 중부내륙고속도로 성서IC, 용산로, 와룡로도 가깝다. 대형마트나 편의시설도 다양하며 용산초·중, 성서중 등 학교를 걸어서 다닐 수 있다. 다만 이 아파트는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높은 중소형이 없다는 점이 아쉽다는 지적이다.

    대구 용산자이는 부지면적이 크지 않고 주상복합 특성상 건폐율(대지면적 대비 건축면적)이 무려 73%에 달한다. 도심 주상복합 건폐율이 50%를 조금 웃도는 걸 감안하면 매우 높다. 좁은 부지에 4개 동이 다닥다닥 붙어 사생활 침해 우려가 나온다.

    [땅집고] 대구 용산자이 아파트 배치도. 남쪽에 죽전동물메디컬센터 건물이 있어 저층부는 조망권과 일조권 침해가 우려된다. /GS건설

    주변 주민들의 민원도 나오고 있다. 단지 옆 용산모닝빌아파트와 용산화이트빌, 유성아파트 등 3개 단지 입주민들은 바로 앞에 짓는 대구 용산자이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대구 용산자이가 들어서면 2~10m 거리에 45층 고층 건물을 마주보며 살게 되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집 앞에 고층아파트가 웬 말이냐”는 내용의 현수막을 내걸고 집단 시위를 준비하고 있다.

    [땅집고] 대구 용산자이 입주자모집공고에 인접 부지 건물 신축으로 일조권 및 조망권이 침해받을 수 있다고 적혀있다. /GS건설

    대구 용산자이 옆 건물 신축도 변수다. 101동 바로 옆에 지상 8층 죽전동물메디컬센터가 붙어있어 102동, 103동 저층부는 일조권과 조망권을 가린다. 이 상가는 임대 기간이 끝나면 신축할 예정이다. 입주자모집공고에도 인근 건물 신축에 따른 일조권과 조망권 침해에 대한 이의를 제기할 수 없음이 명시돼 있다. 단지 남쪽으로 지나는 왕복 10차로(달구벌대로)와 맞닿은 101동·102동은 소음도 예상된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비규제지역이어서 투자 수요가 가세해 청약 경쟁은 치열할 전망”이라며 “다만 실수요자라면 주상복합 아파트에 단지 규모도 적어 관리비 부담이나 향후 가격 상승 여력이 제한될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박기홍 땅집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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