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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어쩔 도리가 없는데…" 줄줄이 쫓겨나는 조합장들

    입력 : 2020.05.21 11:42 | 수정 : 2020.05.22 16:11

    [땅집고] 최근 서울 주요 재개발·재건축 단지에서 조합장과 조합 임원 해임이 잇따르고 있다. 늦은 사업 진행 속도와 낮은 일반 분양가로 손해가 늘어날 것을 우려한 조합원들이 집단 반발해서다. 서울 강동·서초·동작 등 강남권 알짜단지에서 조합 집행부를 교체하는 사례가 급증하면서 업계에서는 서울 주택공급이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땅집고] 지난달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 재건축 부지에서 '드라이브 인' 방식으로 조합원 총회가 열렸다. /뉴시스 제공

    ■서울 주요단지 조합장 줄줄이 해임

    20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동작구 흑석3구역(흑석 리버파크자이) 조합은 지난 9일 임시총회를 열고 조합장을 비롯해 이사 7명, 감사2명에 대한 해임안건을 의결했다. 조합원들은 낮은 일반분양가, 발코니 창호시스템 입찰 담합 등의 사유를 들어 집행부를 전원 해임했다.

    조합원들은 일반분양가가 낮게 책정된 것에 대해 크게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흑석 리버파크자이의 3.3㎡(1평)당 분양가는 2813만원. 당초 조합은 3200만원대를 원했으나 정부 산하 분양가 통제 기관인 HUG(주택도시보증공사)는 조합원이 제시한 가격보다 400만원 정도 낮은 가격을 통보했다. 지난달 분양한 경기도 고양시 덕은지구 DMC 리버파크자이와 비교해 입지나 학군은 더 좋은데도 분양가 차이는 200만원밖에 나지 않는다. 조합 관계자는 “흑석동 일대 재개발 구역 중 상대적으로 사업 진행이 더딘 데다 분양가 협상 과정에서 집행부가 조합원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한 게 결정적인 해임 원인”이라고 말했다.

    [땅집고] 흑석3재정비촉진구역 조합장 및 임원 해임 공고. /조합 제공

    분양가 협상에 진통을 겪은 강동구 둔촌주공도 재건축 조합장과 임원 해임을 추진 중이다. 이 조합은 주변 시세와 최근 분양 단지를 비교해 일반분양가를 1평당 3550만원으로 결정했다. 반면, HUG는 단지 규모가 커 분양가격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이유로 분양가 2970만원이 적정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HUG와의 분양가 협상이 답보상태에 빠지자, 조합원모임 온라인 카페 지도부는 지난 11일 조합원 6000여 명에게 조합장·임원 해임동의서를 발송했다. 이에 대해 최찬성 둔촌주공 조합장은 지난 13일 공개한 청와대 호소문에서 “HUG의 분양가 통제로 일부 조합원은 일반분양자보다 더 많은 분양가를 부담하게 되고 결과적으로는 사업도 좌초될 수 있다”며 “인근 지역의 분양가를 일률적으로 적용해 일반분양가를 책정하는 HUG의 분양가 산정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땅집고]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아파트 재건축 조합 사무실에서 조합 관계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조선DB

    ■분양가 낮은 이유가 조합장 탓?

    재개발·재건축 사업에서 조합장이나 임원 해임은 종종 발생한다. 다만, 과거엔 개인 비리 의혹 등으로 해임되는 경우가 잦았다면, 최근엔 정부의 정비사업 규제 수위가 강화하면서 조합장 해임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재건축 사업은 흔히 시간이 돈이라고 평가한다. 사업이 늦어지면 조합원 부담이 늘어난다. 이를 각오하고 조합원이 조합장과 집행부 해임에 나선 건 그래야 단지 가치를 더 높일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최근 서초 신동아 아파트도 사업 지연으로 금전적 손해를 끼쳤다는 이유로 조합장을 해임했고, 동작 흑석9구역도 집행부와 조합원 마찰로 조합장 교체 수순을 밟고 있다.

    [땅집고] 지난해 서울 잠실주공5단지 재건축 조합원들이 서울시청 앞에서 재건축 심의 재개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조선DB

    지난해 6월부터 HUG가 본격적으로 분양가를 통제하기 시작하면서 조합 집행부 해임 사례가 늘고 있다. 게다가 코로나19 사태로 사업 일정이 연기돼 조합원 불안감이 커지면, 조합 내부 갈등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향후 서울의 주택 공급량에도 악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분양가 협의 과정에서 조합 임원들이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불신을 받고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정부가 일방적으로 분양가를 통제해 산출한 금액을 조합원들이 받아들이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기홍 땅집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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