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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때문에 다 망했다?…뜬금없이 살아난 상권들

    입력 : 2020.05.08 04:38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세계를 휩쓸기 시작한지 두 달째. 세계 경제 전문가들은 전례 없던 전염병 사태가 장기 경기 침체뿐 아니라 탈 세계화·비 대면의 확산 등으로 인류 사회의 모습을 크게 바꿔놓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코로나 이후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은 어떻게 변할 것인가. 땅집고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 부동산 시장을 미리 들여다 봤다.

    [포스트 코로나] ‘위기에도 버티는 배후 수요’ 주택가 상권의 재발견

    [땅집고]경기 성남시 위례동 '할리스커피'./전현희 기자

    지난 28일 오후 12시쯤 경기 성남시 위례동 ‘할리스커피’ 위례중앙점. 50여명이 앉을 수 있는 내부에는 빈자리가 거의 없었다. 30명 정도는 노트북 컴퓨터를 사용하고 있었다. 카페에서 근무하는 알바생 A씨는 “코로나가 확산하기 전에는 이 시간대에 아이 키우는 30대 중후반 학부모 단체 손님이 많았는데, 최근에는 회사 업무를 위해 오는 손님들이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이날 위례신도시 중앙광장에는 마스크를 쓴 인근 아파트 주민들이 분주히 오가고 있었다. 서울 명동이나 홍대·강남 등 대형 상권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경기가 악화된 것과는 달리 위례 상권 경기는 코로나19 전후로 큰 차이가 없었다. 위례신도시 상권은 공실이 많고, 장사가 안되기로 유명한 곳이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 이후 재택 근무자들이 늘면서 위축돼 있던 상권이 반사 이익을 누리고 있다. 장사가 잘된다던 서울 도심 상권이나 대학가 상권이 코로나 사태로 급격하게 위축된 것과 비교하면 선전하고 있는 셈이다.

    코로나 사태로 상권 지도가 바뀌고 있다. 그동안 중심 상업지역 상권에 밀려 ‘2순위’ 취급을 받던 주거지 인근 상권에 대한 재평가가 대표적이다. 주택가 상권은 탄탄한 배후 수요와 재택 근무가 늘어난 덕에 오히려 일부 수혜를 입었다.

    ■ ‘베드타운’ 상권, 코로나 사태 속 나 홀로 선방

    위례신도시 상권은 외부 인구 유입이 적고, 지역 주민들이 외부에서 주로 소비를 하는 베드타운 성향이 강하다. 그러나 올해 들어 분위기가 바뀌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운영하는 ‘소상공인마당’ 자료에 따르면 위례중앙광장(경기 성남시 수정구)을 중심으로 반경 500m에 있는 카페의 올해 1월 매출 건수는 지난 해 12월에 0.22% 늘었고, 매출액은 1.9% 하락하는 데 그쳤다. 위례가 속한 행정구역인 성남시 내 카페 매출액(-5.02%)과 매출 건수(-3.68%)가 모두 줄었다. 코로나 사태가 본격화한 2~3월에는 격차가 더 커졌을 것으로 추정한다. 위례 중앙광장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안모씨는 “작년 이맘때와 비교하면 손님이 1.5배 정도로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땅집고]위례동 상권이 전국 및 경기권 카페 업황에 비해 선전 중이다./전현희 기자

    코로나 사태 속에서 주택가 중심의 외식 업종이 그나마 가장 견고하게 버티고 있다. 배달 업종도 강세다. ‘도미노피자’ 위례점은 올 1~3월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약 20% 증가했다. 인근에서 토스트 가게를 운영하는 B씨는 “코로나 사태 이전보다 매출이 2배 정도 늘었다”고 했다. 주로 점심에 고객을 받는 김밥전문점이나 돈가스전문점 등도 코로나19가 본격 확산한 2~3월에도 매출이 늘거나 별반 변화가 없었다고 한다.

    [땅집고]성남시 위례동 위례중앙광장의 한 김밥전문점./전현희 기자

    ■ 서울에서도 ‘수요 안정적인 주택가 상권의 재발견’

    서울에서도 도봉구 쌍문동, 강북구 수유동, 노원구, 양천구 목동 등의 주택가 중소형 상권은 코로나 사태 속에서도 대체로 평소와 같은 매출액을 유지하고 있다. 상가정보연구소가 한국감정원 통계를 분석한 결과 2019년 4분기 신림역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1.4%로 서울 주요 상권 40곳 중 가장 낮았다. 신림역은 국내 최대 규모의 원룸촌을 형성하고 있어 고정 수요가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한 1월 넷째주 이후 두 달 간 주로 외국인 관광객을 상대하던 홍대(-81.7%)와 명동(-90.6%)의 매장 방문객은 크게 감소했다. 권강수 상가의신 대표는 “이태원, 종로, 홍대, 명동 등 구도심 대형 상권은 각지에서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라 손님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게다가 대형 상권은 임대료도 비싸 중소형 상권과 같은 사태에 더욱 버티기 어렵다”고 말했다.
    [땅집고]수유리 상권 전경./땅집고

    ■ “코로나 이후 온라인 문화 늘면서, 외식 상권도 동네 상권도 성장할 것”

    이런 변화가 비단 코로나 이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나온다. 도심의 종각·명동·강남 등 대형 사권은 높은 임대료와 경기 침체로 인해 한계에 달한 반면, 주택가 상권은 대형 상권과 대적할 만한 수준으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권 대표는 “주택가 인근의 이른바 ‘골목상권’들은 점차 대형 상권을 찾아갈 필요가 없도록 지역 안에 이색적이고 특색있는 카페, 음식점, 쇼핑센터 등을 갖추면서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택가의 골목 상권은 온라인 소비와도 맞물려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도 나온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코로나 때문이 아니더라도 1인 가구 증가 등으로 온라인으로 밀 키트를 주문하거나 배달앱으로 간편식을 구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코로나 사태로 온라인 외식 문화가 늘고, 이 영향이 주택가 상권의 성장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현희 땅집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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