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지니어링 산업 지원으로 경기 침체 뚫는다

[땅집고] 정부가 경기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엔지니어링 산업의 수출 저변을 넓히고 산업 디지털화를 촉진하기로 했다. 엔지니어링은 과학기술 지식을 응용해 수행하는 사업 또는 시설물에 관한 활동을 뜻한다. 건설·정보통신·기계·환경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며 각 산업의 역량과 발전을 뒷받침하기 때문에 ‘산업 위의 산업’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정부는 7일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 심의를 거쳐 관계 부처와 합동으로 ‘엔지니어링 산업 혁신전략’을 발표했다. 이번 전략은 ‘디지털 엔지니어링과 수출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고부가 영역 시장 창출 ▲신남방 지역 중심으로 수출 저변 확대 ▲빅데이터·인공지능(AI) 기술을 바탕으로 한 엔지니어링의 디지털화 ▲공정한 산업생태계 조성 등 4개 과제를 포함한다.

2018년 기준 엔지니어링 세계시장 규모는 1558억 달러다. 기업의 자국 매출을 제외한 해외 매출이 719억달러를 차지한다. 지난해 국내기업 수주 규모는 8조2000억원인데, 7조4000억원이 국내 내수 시장인 만큼 해외 수주는 8000억원에 그쳤다.

정부는 우선 고부가가치 영역인 프로젝트 관리와 통합운영 관리 분야에서 국내시장을 창출하기 위해 공공기관을 활용한 시범사업을 발굴하기로 했다. 이 분야는 미국·캐나다·영국 등 선진국 업체가 독과점하고 있지만 지난해 한국공항공사가 도화엔지니어링 등 기업 3곳과 함께 ‘페루 친체로 신국제공항 프로젝트 관리 사업’을 수주하면서 새 시장을 개척했다.

정부는 이 같은 사례를 확산하기 위해 공공기관이 민간기업과 함께하는 시범사업 8건을 발굴·추진, 성과를 검증한 뒤 확대할 계획이다. 시범사업은 전력, 가스 등 에너지 분야부터 발굴한다.

통합운영 관리 분야는 기반시설 노후화에 대응해 안전성을 높이며, 내수 의존도가 높은 현재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주요 권역별로 수주지원 체계를 만든다. 여러 지역 중에선 그 동안 진출 실적이 비교적 많아 향후 진출 가능성이 큰 신남방 지역을 주로 공략한다.

또 정부는 업계와 공동으로 설계부터 통합운영 관리까지 엔지니어링 전 주기를 통합하는 빅데이터도 구축하기로 했다. 현재 엔지니어링 산업이 많은 부분을 개인의 경험과 지식에 의존하고 있어 대형 프로젝트에서 설계 오류나 물량·원가산출 오류 등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엔지니어링은 건설·플랜트·제조 등 많은 연관 산업의 경쟁력과 직결되는 중요한 국가 전략산업”이라며 “국내 역량을 결집해 고부가가치 영역과 디지털 전환에 도전해 세계시장에서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