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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하우스 없어도 5만 명 거뜬…부동산 언택트 통했다

    입력 : 2020.05.02 05:2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세계를 휩쓸기 시작한지 두 달째. 세계 경제 전문가들은 전례 없던 전염병 사태가 장기 경기 침체뿐 아니라 탈 세계화·비 대면의 확산 등으로 인류 사회의 모습을 크게 바꿔놓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코로나 이후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은 어떻게 변할 것인가. 땅집고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 부동산 시장을 미리 들여다 봤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주택시장 비대면 정보통신기술(ICT) 기술이 진화한다

    “코로나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사이버 견본주택을 운영하고 유튜브 채널에 영상을 올리는 마케팅밖에 할 수밖에 없었는데요, 예상보다 조회수도 잘 나오고 소비자들도 만족하는 편이어서 코로나 사태가 끝나도 영상을 활용한 마케팅은 그대로 이어나갈 계획입니다.”

    [땅집고]대우건설이 운영한 유튜브 채널 푸르지오라이프 화면. / 대우건설

    대우건설은 이달 초 경기 안산시에서 분양한 ‘푸르지오 브리파크’의 모델하우스를 ‘사이버 견본주택’으로 대체했다. 주택형 별로 실제 견본주택을 사회자가 둘러보며 소개하는 영상이다. 코로나 사태로 오프라인 중심의 기존 방식으로는 분양 홍보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과천에서 최근 입주한 ‘과천 푸르지오 써밋’ 입주를 맞아 단지를 둘러보는 영상도 게재 했다. 이 회사는 코로나 바이러스 이전에도 이 같은 영상을 제작해왔지만, 코로나 이후 영상을 보는 시청자 수가 대략 10배 정도 늘었다.

    건설·인테리어 업계에서는 코로나 사태를 맞아 언택트(비대면·Untact) 마케팅 붐이 일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비대면 시스템도 속속 등장했다. 기술 자체가 새로운 건 없지만, 기존에 주목받지 못했던 기술들이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에 급속도로 정착한 것이다. 코로나를 계기로 분양 시장에 언택트 기술이 많이 적용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 청약도, 집구경도 발품시대에서 손품시대로 전환

    코로나 사태가 심각했던 올해 1분기 아파트 분양 시장에서는 ‘발품’을 뛰어넘는 ‘손품의 힘’을 확인했다. 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 등 건설사 대부분은 코로나 이후 가상현실(VR) 기술을 활용한 사이버 견본주택을 운영하고 유튜브 등 SNS 채널을 통해 실시간으로 청약 정보를 제공했다. 청약 결과는 실제 모델하우스에 못지않았다. 예컨대 지난 3월 현대건설이 분양한 인천 ‘힐스테이트 송도 더 스카이’에 약 5만8000여명이 청약 접수를 진행해 인천에서 역대 최다 인원이 몰렸다.

    [땅집고] 현대건설이 송도에 분양한 '힐스테이트 송도더스카이' 설명 유튜브 영상. / 현대건설

    아파트 청약 시장 뿐만이 아니다. 가구 업계에서는 코로나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 온라인 부문 매출로 때아닌 특수를 맞았다. 집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다보니 자연스럽게 집안 내부 인테리어를 바꾸려는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에몬스가구 홍보팀 관계자는 “결혼이 미뤄지고, 이사도 안하는 경우가 늘면서 매장 손님이 줄었지만 온라인 매출은 특수를 누려 전년도보다 40% 가량 매출이 급증했다”고 했다.

    [땅집고] 온라인에서 집안 인테리어를 살펴볼 수 있는 한샘리하우스의 VR집들이 서비스. / 한샘리하우스

    코로나 사태를 거치면서 가구·인테리어 업계의 온라인 쇼룸이나 인테리어 VR서비스가 한 단계 성장했다는 평가다. 인테리어 업체가 리모델링한 공간을 클릭 한 번으로 꼼꼼히 살펴 볼 수 있는 인테리어 VR서비스의 경우 다양한 인테리어 스타일을 고객의 취향에 손쉽게 살펴볼 수 있어 인기다. 한샘은 지난 달 ‘VR모델하우스’, ‘VR집들이’ 등을 선보였다.

    ■ 얼굴·음성인식 등 정보통신기술(ICT) 및 최첨단 신기술 주목

    건설사들은 새로 짓는 아파트 단지에도 ‘언택트 기술’을 좀더 과감하게 적용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얼굴·음성 인식 기술이나 스마트 앱을 활용한 아파트 커뮤니티 예약 시스템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은 래미안 단지에 커뮤니티 시설 안내와 예약 등을 도와주는 로봇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20일 밝혔다. 커뮤니티 로봇은 음성인식 디스플레이 기능을 통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입주민들의 커뮤니티 시설 이용을 돕고 가벼운 짐도 나를 수 있다.

    [땅집고] 삼성물산이 앞으로 수주하는 래미안 단지 커뮤니티에 들일 로봇 모습. / 삼성물산

    아파트 거래 시장에서도 비대면 거래가 늘었다. 그동안 찬밥 신세였던 부동산 전자계약 이용률이 코로나 사태 이후 증가하면서 지난 2월 1만7057건으로, 1월(5790건) 대비 세 배로 늘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지난 달 26일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인터넷으로 전세보증금반환보증을 신청하는 경우 보증료 할인율을 기존 3%에서 5%로 확대하면서 비대면 채널 이용을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있다.

    부작용도 있다. 주택 거래, 분양 시장에 온라인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오프라인 시장에서 활용해 오면 분양 상담사와 모델하우스 건설업 등에서 일자리가 사라지는 것이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다른 유통이나 요식업 등에 비해 주택 건설 시장은 온라인화 속도가 느린 편이었는데, 코로나 사태로 상황이 바뀌고 있다”며 “새 아파트, 기존 주택을 구매하기 전 꼭 필요했던 오프라인 상의 활동이 코로나 이후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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