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0.04.30 05:5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세계를 휩쓸기 시작한지 두 달째. 세계 경제 전문가들은 전례 없던 전염병 사태가 장기 경기 침체뿐 아니라 탈 세계화·비 대면의 확산 등으로 인류 사회의 모습을 크게 바꿔놓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코로나 이후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은 어떻게 변할 것인가. 땅집고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 부동산 시장을 미리 들여다 봤다.
[포스트 코로나] '정부판 로또' 청약 시장 들끓는다
[땅집고]부동산·금융 등 각 분야의 경제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사태로 부동산 시장은 장기 침체에 들어갈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 동안 무섭게 올랐던 가격에 정부 규제가 겹쳐 구매력을 가진 수요층은 크게 줄었고, 여기에 코로나 사태가 겹치면서 시장은 꽁꽁 얼어붙은 상황이다. 강남 발(發) 집값 하락세가 전국으로 확산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그런 가운데에서도 청약 시장은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수도권은 물론 지방 광역시의 분양 시장까지 수요자들이 대거 몰리며 역대 최고 경쟁률을 갈아치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더라도 불확실한 경제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고, 그럴수록 ‘최고의 안전 자산’으로 분류되는 신규 아파트로의 쏠림 현상은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본다.
[포스트 코로나] '정부판 로또' 청약 시장 들끓는다
[땅집고]부동산·금융 등 각 분야의 경제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사태로 부동산 시장은 장기 침체에 들어갈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 동안 무섭게 올랐던 가격에 정부 규제가 겹쳐 구매력을 가진 수요층은 크게 줄었고, 여기에 코로나 사태가 겹치면서 시장은 꽁꽁 얼어붙은 상황이다. 강남 발(發) 집값 하락세가 전국으로 확산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그런 가운데에서도 청약 시장은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수도권은 물론 지방 광역시의 분양 시장까지 수요자들이 대거 몰리며 역대 최고 경쟁률을 갈아치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더라도 불확실한 경제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고, 그럴수록 ‘최고의 안전 자산’으로 분류되는 신규 아파트로의 쏠림 현상은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본다.
■ 청약 경쟁률 역대 최고, 코로나 휩쓴 대구에서도 완판
최근 서울에서 진행된 아파트 분양에서는 청약 경쟁률이 100대1을 잇따라 넘겼다. 한국감정원 청약홈에 따르면, 코로나 위기가 고조되던 지난달 16일 서울 강서구에서 분양한 마곡9단지는 일반분양 252가구 모집에 3만7000명이 몰려 147대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했다. 올해 서울에서 분양한 아파트 중 가장 높은 경쟁률이다. ‘반값 로또 단지’로 알려지면서 청약 수요자들이 대거 몰린 탓이다.
이어 분양한 양천구 ‘호반써밋목동’과 서초구 ‘르엘 신반포’도 각각 128대1, 124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세 단지에 몰린 1순위 청약 통장만 6만3000여개에 달한다. 미분양의 무덤이라고 불렸던 인천 검단신도시에서도 청약 경쟁률 기록을 새로 쓰고 있다. 이달 분양한 ‘우미린 에코뷰’와 ‘노블랜드 리버파크’는 각각 27.2대 1, 13.5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코로나 바이러스와 사투를 벌였던 대구에서도 청약 시장은 여전히 뜨겁다. 이달에만 4건의 청약이 진행됐는데 모두 두 자릿수 이상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 16일 진행된 중구 도원동의 ‘힐스테이트 도원 센트럴’ 1순위 청약에는 총 639가구의 일반공급 물량에 1만7880명이 신청해 평균 27.98대 1의 경쟁률 기록했다. 수성구 범어동 ‘쌍용 플래티넘 범어’도 지난 14일 1순위 청약 결과 평균 22.6대 1을 기록했다. 121가구 모집에 2733명이 신청했다.
이 같은 청약 열기는 코로나 확진 공포가 극에 달했던 때, 그것도 대구 기존 아파트 매매가격이 하락하는 가운데 나타났다. 대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3월 첫째 주부터 7주 연속 하락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지역 경제 역시 타격이 심각한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6월까지 청약시장의 인기가 지속할 것으로 전망한다.
청약 인기가 치솟으면서 청약통장 가입자 수도 급증하고 있다. 3월말 기준 전국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 수는 594만8234명으로 전월(592만9308명)보다 1만8926명 늘었다. 지난달 가입자 수 증가 폭(1만5920명)보다 확대됐다. 서울 지역 청약 통장 가입자수도 3월 한 달간 2만명 가까이 늘었다.
■ 국가가 가격을 통제하는 새 아파트, 나홀로 호황 누릴 것
새 아파트 분양 시장이 나 홀로 흥행하는 이유는 ‘국가의 가격 통제’ 시스템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 새 아파트는 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는 것 아니라 국가가 주택도시보증공사(HUG)를 가격을 직접적으로 결정하는데, 정부는 아파트 가격이 비쌀수록 시장 가격보다 낮게 정한다. 예를 들어 59㎡ 아파트 가격이 10억~20억원씩 하는 강남권 아파트일수록 정부가 가격을 낮게 책정한다.
현재 새 아파트는 운만 좋다면 노력하지 않고도 수억원씩 돈을 벌 수 있도록 정부가 불로소득을 보장한 부동산 상품이다. 무주택 기간이 길거나, 자녀 수 등이 많아 청약 가점 점수 높은 가구는 특별한 사유가 없다면 무조건 청약 아파트를 노려야 한다. 현 정부는 이번 총선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했기 때문에 이런 기조를 계속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이유로 앞으로 분양 시장은 지속적으로 수요자가 몰리 것이고 실물 경기와 큰 관계 없이 청약 시장은 호황을 누릴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과거에 신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집값이 크게 올랐던 경험도 소비자들을 청약 시장으로 이끄는 요인이다. 이들은 향후 1~2년 후 입주할 시점에는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고 부동산 시장이 안정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불황일수록 안정적이고 확실한 투자처를 찾는 성향이 짙어 앞으로도 청약 시장의 강세는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 ‘올인룸’ ‘바이러스 방지 시스템’ … 코로나가 주거 문화도 바꾼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여파로 주택 시장에 새로운 주거 문화가 정착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우선 집과 사무실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실제로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재택근무, 온라인 강의, 모바일 쇼핑 등으로 인해 주택시장에 ‘올인룸(all in room)’ 현상이 빠른 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또한, 주택 설계에서 실내 공기질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 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건설은 올해 분양하는 모든 아파트에 살균·환기 시스템인 ‘H클린알파 2.0’을, 대림산업도 ‘바이러스 제로 시스템’ 등을 도입한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미세먼지와 코로나 사태 이후 소비자들이 공기질, 환기 최첨단 기능에 관심도가 높아졌기 때문에 주택 내부 공공기청정 시스템와 설비는 물론 연구개발에도 투자를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기홍 땅집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