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0.04.27 05:05
[땅집고] “이제 59㎡와 84㎡(이하 전용면적) 가격 차이가 1억원대로 좁혀졌어요. 이러다가 둘이 가격이 같아지는 건 아닌지 모르겠네요.”
(서울 성동구 A공인중개사)
최근 서울 고가(高價) 아파트를 중심으로 85㎡대 중형과 59㎡대 소형 아파트 가격 격차가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어 주목된다. 대출 규제 강화로 9억원 초과 중형 아파트는 수요가 줄어든 반면 자금 부담이 덜한 소형 아파트 수요는 여전한 탓이다.
분양 시장도 마찬가지다. 중대형보다 소형 아파트 선호 현상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최근 수도권에서 분양하는 신축 아파트의 경우 면적이 작을수록 경쟁률도 높다. 전문가들은 1~2인 가구 증가로 확실한 수요가 뒷받침되고, 대형보다 자금 부담이 덜한 소형 주택 인기가 앞으로도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서울 성동구 A공인중개사)
최근 서울 고가(高價) 아파트를 중심으로 85㎡대 중형과 59㎡대 소형 아파트 가격 격차가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어 주목된다. 대출 규제 강화로 9억원 초과 중형 아파트는 수요가 줄어든 반면 자금 부담이 덜한 소형 아파트 수요는 여전한 탓이다.
분양 시장도 마찬가지다. 중대형보다 소형 아파트 선호 현상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최근 수도권에서 분양하는 신축 아파트의 경우 면적이 작을수록 경쟁률도 높다. 전문가들은 1~2인 가구 증가로 확실한 수요가 뒷받침되고, 대형보다 자금 부담이 덜한 소형 주택 인기가 앞으로도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 1억원대로 좁혀진 59㎡와 84㎡ 매매가 격차
59㎡(이하 전용면적) 소형 아파트와 84㎡ 중형 아파트간 매매가 격차가 줄어드는 지역은 서울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이 대표적. 지난해 12·16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59㎡는 15억원을 향해 오르고 있다. 반대로 15억원을 초과했던 84㎡는 점점 떨어지면서 매매가 격차가 줄어드는 것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마포구 아현동 래미안푸르지오 2단지 59㎡는 올 2월 13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같은 달 1단지 84㎡가 14억9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불과 1억5000만원 차이다. 지난해 말 두 주택형의 가격 차이는 4억원까지 벌어졌다.
성동구 하왕십리동 센트라스 아파트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2월 초 59㎡가 10억5000만원, 84㎡가 15억8000만원에 각각 거래돼 5억원 이상 차이났다. 하지만 올 들어 각각 12억8000만원, 14억원에 거래가 이뤄져 가격 격차가 1억2000만원으로 줄었다. 성동구 A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30평대의 경우 집주인들이 작년만해도 16억원 이하로 매물을 내놓지 않았다”면서 “최근에는 14억원대까지 호가를 낮췄다”고 했다.
■ 대출 규제가 소형 신드롬에 불붙여
중대형과 소형 아파트 매매가 차이가 줄어드는 가장 큰 원인은 대출 규제다. 정부는 15억원 넘는 아파트의 주택담보대출을 전면 금지했고, 9억원 초과 주택도 담보대출비율을 20%로 제한했다. 빚을 내서 집을 새로 사거나 더 넓은 주택으로 옮기는 ‘갈아타기’가 모두 막힌 것이다. 결국 대출 규제가 덜한 소형 아파트로 수요자가 몰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 3월 서울 주택시장에서 85㎡ 이상 중형 아파트값은 모두 하락했다. 반면, 85㎡ 이하는 상승세를 기록했다. 40㎡ 초과~60㎡ 이하 소형 아파트는 올 3월 한 달간 평균 0.15% 올라 전체 주택형 중에서 가장 많이 상승했다.
■ 소형 주택이 최고 경쟁률 잇따라 경신
신규 아파트 청약자들의 관심도 점점 소형 아파트로 쏠리고 있다. 최근 수도권에서 분양한 신축 아파트에서는 소형 주택형이 단지 내 최고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서울 서초구에서 분양한 ‘르엘 신반포 센트럴’은 59㎡가 1순위 평균 경쟁률 229대1을 기록해 4개 주택형 중 가장 높았다. 같은 달 경기 수원시에서 분양한 ‘수원 하늘채 더퍼스트 2단지’도 59㎡C타입이 1순위 평균 156대 1의 경쟁률로 7개 주택형 중 가장 높았다.
앞으로 주택 공급량을 보더라도 중대형보다 소형 비중이 더 높아질 전망이다.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에서 일반분양 물량 4800 가구 가운데 3550가구가 59㎡ 이하 소형이다. 신반포3차·경남아파트를 재건축하는 ‘래미안 원베일리’도 일반분양 물량 225가구가 모두 74㎡ 이하 소형이다.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에서 분양하는 민영주택의 경우 85㎡ 이하 주택은 100% 가점제로 당첨자를 결정한다. 결국 소형 아파트의 경우 청약 경쟁률과 당첨 커트라인이 더 치솟을 가능성이 높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지난 10년간 입주물량을 보면 85㎡ 초과 주택 비중은 40%에서 10% 이내로 줄어든 반면, 60㎡ 이하 주택은 15% 이상 늘었다”며 “중소형은 1~2인 가구 증가로 실수요층도 탄탄해 임대를 내놓기도 좋고 환금성도 뛰어나 선호도가 높다”고 했다. /박기홍 땅집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