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0.04.22 04:43
땅집고는 소비자의 알 권리를 위해 ‘분양 광고가 말하지 않는 사실과 정보’만을 모아 집중 분석해 보는 ‘디스(This) 아파트’ 시리즈를 연재한다. 분양 상품의 장·단점을 있는 그대로 전달한다.
[디스 아파트] 서울 양천구 신정2-2구역 재개발하는 ‘호반써밋목동’
[디스 아파트] 서울 양천구 신정2-2구역 재개발하는 ‘호반써밋목동’
서울 양천구 신정2-2구역을 재개발하는 ‘호반써밋목동’이 지난 21일 1순위 청약에서 최고 128대 1의 경쟁률로 청약을 마감했다. 양천구는 ‘목동 학군’을 끼고 있어 학부모 주거 선호도가 유독 높다. 하지만 지난 10년(2010~2019년) 동안 한해 평균 아파트 입주 물량이 1065가구에 그쳐 서울 안에서도 새아파트 공급량이 적은 편이다. 입주 선호도가 높고, 공급 물량도 적은 지역이어서 예비청약자들이 많이 몰렸다는 분석이다. 실제 양천구의 경우 최소 2년간 새 아파트 분양이 거의 없다.
이 아파트는 지하 3층~지상 19층 7개동(棟) 407가구다. 이 중 138가구를 일반 분양했다. 최근 주택시장에서 선호도가 높은 대단지는 아니지만 3.3㎡(1평)당 분양가가 2448만원으로 주변 아파트 시세의 60~70%라는 점에서 이른바 ‘로또 단지’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다만, 이 아파트가 높은 청약 경쟁률 만큼이나 기대한대로 높은 시세 차익을 올릴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반쪽짜리 목동’ 아파트…비행기 소음도 무시 못해
이 아파트는 이름에 ‘목동’이 들어갔지만, 행정구역상 목동 옆 신정동에 짓는다. 목동이 주거지로 인기가 높은 이유 중 하나는 ‘학군’인데, 이 아파트는 학부모들이 기대하는 목동학군 배정을 받지 못한다. 반면 유명 학원이 몰려있는 목동학원가는 가깝다. 단지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10~15분 내외 걸린다. 일부 가까운 학원은 걸어서도 이용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반쪽짜리 목동’ 아파트라고 볼 수 있다.
지하철 2호선 신정네거리역까지 걸어서 10분쯤 걸린다. 하지만 신정네거리역은 2호선 순환선이 아니라 연장 노선이다. 신도림역에서 한 번 갈아타야만 서울 도심으로 이동할 수 있다. 2호선 연장선 배차간격은 10분 정도로 길다.
‘호반써밋목동’ 아파트는 김포공항으로 이착륙하는 항공기 비행 항로 아래 있다. 이 때문에 동네 주민들 사이에서는 비행기 소음 불만이 많다. 한 신정동 주민은 부동산 커뮤니티에 “비행량이 폭발하는 휴가시즌에는 소음이 너무 심하다”라는 댓글을 올렸다. 다만 보상 차원에서 입주민들이 한국공항공사 측에 공항소음전기료를 신청할 경우 하절기 전기료를 1년에 15만~20만원 지원하기도 한다.
■ “주변 대형 브랜드 아파트보다 시세차익 적을 것”
‘호반써밋목동’의 가장 큰 강점은 분양 가격이다. 3.3㎡당 평균 분양가는 2448만원이다. 이달 기준 신정동(3362만원)이나 목동(3818만) 시세의 64~72% 정도다. 2018년 단지 바로 옆에 분양한 1497가구 규모 ‘래미안목동아델리체’ 평균 분양가(2398만원)보다 50만원 높다.
주택형별 분양가는 ▲59㎡ 5억3430만~5억8590만원 ▲84㎡ 7억2250만~8억790만원이다. 모든 주택형 분양가가 9억원을 넘지 않아 중도금 대출도 가능하다. 계약금으로 20%를 납부해야 하는 점을 감안하면 청약당첨자들은 자기 자본으로 1억686만~1억6158만원을 보유하고 있으면 청약할 수 있다.
현지 공인중개사들이나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당첨만 되면 시세차익으로 최소 4억~5억원은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84㎡ 주택형 기준으로 단지 바로 옆 ‘래미안목동아델리체’ 입주권이 올 2월 13억1500만원에, 인근 ‘목동힐스테이트(1081가구)’가 지난해 12월 14억7000만원에 팔렸기 때문이라는 것. 하지만 비교 대상으로 삼은 두 단지가 ‘호반써밋목동’과는 달리 대형 건설사 브랜드를 달고 있는 데다가 1000가구 이상 대단지인 것을 감안하면 실세 시세 차익은 이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입주 20년 이상 낡은 아파트가 많은 신정동 일대에는 ‘호반써밋목동’처럼 신축이면서 중소규모 단지가 거의 없어 청약 당첨에 따른 시세 차익을 정확히 파악하긴 어렵다. 최근 한 달 동안 단지에서 걸어서 5~10분 걸리는 ‘신정5차현대(361가구)’ 84㎡ 매물 평균가는 9억4200만원이었다. ‘호반써밋목동’ 분양가와 비교하면 최소 1억3400여만원 높은 금액이다.
■‘로열층’ 당첨 확률은 높을 듯
‘호반써밋목동’은 407가구 중 138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주택형은 59㎡ 2개 타입, 84㎡ 4개 타입으로 각각 나뉜다. 모든 주택형이 85㎡ 이하여서 100% 가점제로 당첨자를 가린다. 재건축·재개발 아파트를 분양할 때 조합원들이 소위 ‘로열층’을 미리 선점해 일반분양 물량은 대부분 저층 주택이었다. 반면 ‘호반써밋목동’은 조합원 수가 97명으로 비교적 적은 편이어서 일반청약자들도 로열층 당첨을 기대해볼 수 있다.
‘호반써밋목동’ 청약 당첨자는 오는 4월 29일 발표한다. 2022년 3월 입주 예정이며, 입주 전까지 분양권 전매가 제한된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신정뉴타운 개발이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고, 목동 재건축 사업이 사실상 막힌 것을 감안하면 신정뉴타운 아파트 수요는 꾸준 할 것”이라며 “신정동 개발이 진행될수록 앞으로 목동을 추격하는 모양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