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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공항 화성엔 절대 안돼…수원에 지어라" 강력 반발

    입력 : 2020.03.19 10:11 | 수정 : 2020.03.19 18:14

    우리나라의 대표적 인구 밀집 지역인 경기 남부 지역에 자리 잡은 경기 수원 군 공항 이전 문제가 좀처럼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땅집고는 군 공항 이전을 둘러싼 쟁점들을 짚어보고 지역이 상생할 수 있는 해법을 모색한다.

    [수원 군 공항 이전, 해법은?] ④ 화성시의 주장 “국제공항 그렇게 좋으면 수원에 지어라”

    경기 수원시에 위치한 군 공항을 이전하는 문제를 놓고 예비 이전 후보지가 있는 화성시의 반발이 거세다. 수원시와 항공업계 일각에서는 군 공항을 화성시 간척지인 화옹지구로 이전하면서 새 공항의 군용 활주로를 민간이 공유하는 국제공항으로 만들자고 주장한다. 그러나 화성시는 이 같은 주장에 대해서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화성시 군공항 이전대응담당관 신주현 홍보협력관은 11일 땅집고와의 인터뷰에서 “경기 남부 국제공항은 기피 시설인 군 공항을 편익 시설인 것처럼 오해하게 만드는 꼼수”라며 “국제 공항이 그렇게 좋다면 수원에 만들면 될 것이지 굳이 화성으로 옮기겠다는 것 자체가 앞뒤가 안 맞는 주장”이라고 밝혔다. 아래는 문답으로 정리한 군공항 이전에 대한 화성시 입장이다.
    현재 수원 군공항과 화성시 화옹지구의 예비 이전 후보지의 위치./조선DB

    ―수원시와 항공업계 일각에서 거론되는 ‘경기 남부 국제공항’에 대한 입장은?

    “이른바 ‘경기남부 국제공항’은 경기도시공사가 2017~2018년 진행한 ‘군 공항 활성화 방안 사전 검토 용역’에서 처음 거론됐다. 이 때 진행한 용역 결과는 언론 매체나 학계 일각에서 경기 남부 국제공항의 경제성을 주장하는 근거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수원시가 근거로 드는 용역 내용 자체가 수원시와 MOU를 체결해 군 공항 이전을 전제로 경기도시공사가 진행한 결과라는 점에서 객관성이 떨어진다.”

    ―민간 공항이 군용 활주로를 공유하면 경제성이 높아지는 것은 사실 아닌가?

    “경기도시공사 용역 결과의 주요 내용은 경기남부 국제공항의 ‘비용 대비 편익(B/C)’ 추정치가 2.36으로 경제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러나 공항 건설의 타당성 분석은 ‘국토교통부 공항개발 중장기종합계획’에 의거해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전문 기관의 수요 분석이 필요하다. 이 추정치는 민간 사설업체(H사)가 내놓은 결과여서 공신력이 없다.

    또 공항 건설비용은 단순히 여객터미널 건설뿐 아니라, 공항 접근성을 높이는 철도·도로 등 광역 교통 계획 등의 기반시설 투자가 필요한데 화성시 서부권에는 이러한 인프라가 없다. 경제성 분석에서는 이를 반영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사통팔달 교통 인프라를 갖추고 있고 많은 인구가 거주하는 현재 수원 군 공항에 민간공항을 유치하는 게 경제적으로 더 이익일 것이다.

    경기남부 국제공항과 비슷한 논리로 많은 지방 공항이 만들어졌지만 전국 15개 공항 중 인천·김포·김해·제주·대구를 제외한 10개 공항 모두 현재 적자를 내고 있다. 민간공항 건설은 정치적인 논리로 경제성 수치가 얼마든지 계산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인천·김포공항 수요가 수용 인원을 초과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경기 남부 국제 공항이 필요하다는 주장의 근거로 ‘2030년쯤에는 인천공항과 김포공항의 수용 인원보다 항공 수요가 연 1000만명 정도 많아질 것’이라는 주장이 있다. 하지만 이는 일부 항공 업계 종사자들의 주장일 뿐이다. 국토교통부는 제5차(2016~2020년)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에서 이런 예측을 한 적이 없다. 실제 1000만명이 부족하다 가정한다 해도 경기 남부 신공항의 수용 인원이 최대 330만 명에 불과해 나머지 700여 만 명에 대한 대책이 없는 것은 마찬가지다.”

    경기 지역의 언론사들이 화성시민들을 대상으로 수원 군공항 이전과 관련한 의견을 조사한 결과.

    ―지역 언론사들의 여론조사에서는 공항 이전 찬반 여론이 팽팽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일부 언론사들이 진행한 여론조사에서는 설문 문항에서 군 공항 이전으로 인한 경제 효과만 강조하고 소음이나 환경 피해 등을 의도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공정한 조사가 아니었다. 화성시가 2019년 11월 화성시민 1200명을 대상으로 여론 조사한 결과는 군 공항 이전 반대 의견이 71%로 찬성(24%)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

    화성시는 화옹지구가 철새 도래지로서 보존할 가치가 있다고 주장한다. 사진은 2019년 화성시가 주최한 화성호 전국 드론사진 공모전 대상작인 '화성호의 비상1'./화성시청 제공

    ―예비 이전지인 화옹지구 간척지에 보존할 가치가 있나.

    “화성시 서해안과 화옹지구 간척사업으로 만들어진 화성호(湖)의 연안·내륙 습지는 생태 자원의 보고로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화성 서해안의 바다와 갯벌은 수도권 미세먼지 저감 효과도 있다. 뿐만 아니라 관광·여가, 수질 정화, 철새 서식처 제공 등의 기능이 군 공항으로 파괴될 수 있다. 화성시는 화성호와 매향리 갯벌, 주변 습지 등을 2018년 EAAFP(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 파트너십) 등재에 이어 2020년 화성습지보호지역 지정을 위해 노력 중이다.”

    /한상혁 땅집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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