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0.03.14 03:34
[땅집고] 서울 강남ㆍ서초ㆍ송파ㆍ강동 등 4개구의 아파트 매매가격이 1년여 만에 일제히 하락 전환했다. 15억원을 넘는 초고가 아파트 대출 금지에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거래 감소가 직격탄을 날린 것이다.
반면 비(非) 강남권은 규제가 덜한 9억원 미만 중저가 아파트 주도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2·20 부동산 대책에서 조정대상지역에 포함된 경기도 수원시와 용인시, 성남시 일대 아파트값 오름세도 여전했다.
13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금주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아파트 값은 평균 0.32% 올라 전국에서 상승 폭이 가장 컸다. 권선자이e편한세상 아파트가 호가(呼價) 기준으로 1000만~1500원 올랐다. 이 아파트 전용면적 59㎡ 실거래가는 지난 6일 4억 500만원(13층)이었다.
서울은 중저가 아파트가 많은 비 강남권에 수요가 유입돼 상승세를 이끌었다. 관악구(0.19%), 성북구(0.19%), 노원구(0.17%), 도봉구(0.13%), 마포구(0.11%), 구로구(0.10%), 금천구(0.10%), 서대문구(0.10%) 순으로 많이 올랐다.
반면 강동구(-0.06%), 서초구(-0.02%), 송파구(-0.01%), 강남구(-0.01%)는 떨어졌다. 강남4개구가 일제히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한 것은 지난해 3월22일 이후 1년여 만이다. 강동구 암사동 롯데캐슬퍼스트는 1500만~4000만원,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반포와 주공1단지가 1000만~2500만원 하락했다.
신도시는 중동(0.07%), 산본(0.06%), 분당(0.04%), 동탄(0.04%) ,평촌(0.03%), 일산(0.02%), 광교(0.01%) 순으로 올랐다. 수도권 신도시도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비 규제지역 상승세가 뚜렷하다.
경기ㆍ인천은 이른바 ‘수용성’의 강세가 여전했다. 수원(0.32%), 용인(0.29%), 성남(0.29%) 의왕(0.22%), 과천(0.19%), 안양(0.18%), 하남(0.14%) 순으로 상승세가 높았다. 수원 권선동 수원권선자이e편한세상이 1000만~1500만원, 세류동 수원LH센트럴타운이 최대 2000만원 올랐다. 천천동 천천대우푸르지오도 500만~1000만원 뛰었다. 성남은 중앙동 중앙동힐스테이트1차, 도촌동 휴먼시아섬마을3단지가 500만~1000만원 올랐다. 용인은 구갈동 힐스테이트기흥과 중동 어정마을롯데캐슬에코1단지가 1000만~2000만원 상승했다.
윤지해 부동산114리서치팀 수석연구원은 “3억원 이상 주택 거래는 자금조달계획서 제출이 의무화된데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위축까지 가세하면서 거래량이 줄어들 전망”이라며 “고가 주택과 재건축 단지가 밀집된 서울 강남4구가 1년 만에 일제히 하락하면서 대장주가 주도하던 상승세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다만, 그는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이 유력한 상황이어서 대출 규제가 덜한 지역 중심으로 유동성 효과는 당분간 계속 이어질 가능성 있다”고 말했다.
/전현희 땅집고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