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0.02.20 15:01 | 수정 : 2020.02.24 19:29
[땅집고] 정부가 19번째 부동산대책을 발표하자마자, 실수요자와 투자자들 사이에선 벌써부터 풍선효과가 나타날 지역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집값을 잡겠다고 쏟아내는 부동산 대책이 결과적으로 집값을 끌어올리면서 “주택시장에선 “정부가 대책을 내놓으면 어딘가는 집값이 오른다”는 인식이 이미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정부가 집값 과열 양상을 보이는 수원·안양·의왕을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자 ‘안시성·남산광’ 같은 신조어까지 등장하면서 대체 투자처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는 것. 규제가 풍선효과를 낳고, 풍선효과가 추가 규제를 부르는 악순환이 반복하면서 규제가 없는 지역에 또 한번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정부가 집값 과열 양상을 보이는 수원·안양·의왕을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자 ‘안시성·남산광’ 같은 신조어까지 등장하면서 대체 투자처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는 것. 규제가 풍선효과를 낳고, 풍선효과가 추가 규제를 부르는 악순환이 반복하면서 규제가 없는 지역에 또 한번 이목이 쏠리고 있다.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지역은 ‘안·시·성(안산·시흥·화성)’이다. 세 곳은 모두 비규제지역이다. 게다가 경기 서남부권과 서울 여의도를 잇는 신안산선 개통이라는 교통 호재도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 지역 매매가는 12·16 부동산대책 이후 각각 1.30%, 0.78%, 2.56% 올랐다. 그동안 수도권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지역으로 풍선효과가 예상되는 대표 지역 중 하나다. 아직까지 전세금과 매매가격의 갭 차이도 크지 않아 투자자들이 대거 몰릴 것으로 보인다.
안시성과 비견되는 곳은 ‘남산광(남양주·산본·광명)’이다. 이미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광명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적용 받고 있는데도 최근 집값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광명 아파트 매매가는 12·16 부동산대책이 발표된 이후 2.76% 상승했다. 이번 부동산대책에서 투기과열지구에서 투기지역으로 격상될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대상에서 제외된 것이 가장 큰 호재다. 반면, 남양주와 산본은 아파트 매매가격의 상승폭은 그리 높지 않았다. 하지만, 장기간 집값 상승률이 낮았고 규제에서 자유로워 이번 추가 규제에 따른 반사 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오동평(오산·동탄1·평택)과 김부검(김포·부천·검단)도 풍선효과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다.
이번 조정대상지역 추가 지정 조치가 ‘집값 안정’이라는 효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특정 지역을 겨냥한 핀셋 규제를 가할 때마다 다른 지역으로 풍선효과가 번졌기 때문이다. 1000조원이 넘는 부동자금이 정부 규제를 피해 수도권을 옮겨 다니는 풍선효과는 갈수록 확대하고 있다. 시장의 눈이 대책 발표와 함께 이미 ‘차기 풍선효과’ 지역으로 향해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가 일부 지역만 규제하면, 부동산 시장 전체를 안정화하기에는 역부족일 가능성이 있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서울 지역의 주택시장을 정상화시켜야 한다”고 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 9억원 이하 아파트가 많고 장기간 집값 상승률이 낮았으며 교통이나 정비 사업 호재가 있는 곳의 집값이 뛸 것”이라며 “세 조건에 해당하는 수도권 내 다른 지역의 중저가 아파트 위주로 불이 옮겨붙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박기홍 땅집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