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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 간 자녀 부양가족 포함했다가 '청약 취소' 날벼락

    입력 : 2020.02.06 11:39 | 수정 : 2020.02.06 13:09

    [땅집고] 아파트 청약을 할 때 유학 간 자녀를 부양가족으로 포함했다가 청약 당첨이 취소되고 부적격 처리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90일 이상 해외에 체류하는 등 청약 신청자와 함께 거주하고 있지 않은 피부양자는 부양가족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유권해석을 내렸기 때문이다.
    [땅집고]서울 아파트 모습. / 조선DB
    6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반분양을 진행한 서울 주요 단지에서 유학 간 자녀를 부양가족으로 포함해 청약가점을 계산했다가 뒤늦게 당첨이 취소된 사례들이 많았다. 지난달 분양을 마친 ‘개포프레지던스자이’와 ‘위례호반써밋’, ‘래미안라클래시’, ‘힐스테이트창경궁’ 등 최근 4개월간 서울에서 분양한 거의 모든 단지에서 비슷한 유형의 탈락자가 나왔다. 특정 단지에선 같은 이유로 당첨이 취소된 사례가 10건이 넘었다.

    현재 투기과열지구와 수도권 주요 지역, 대규모 택지개발지구 등에서는 입주자모집공고일 기준으로 최소 1년을 거주해야 주택의 해당 지역 우선공급 대상 자격을 얻는다. 작년 12월 정부가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 하면서 이 1년은 2년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이러한 방침에 따라 해외 거주자는 우선공급을 받을 수 없다. 해외 거주자란, 서울을 예로들면 ‘최근 1년 이내에 출국한 후 연속해 90일을 초과 체류하거나 전체 해외 체류 기간이 183일을 넘긴 경우’로 규정된다. 기존에는 초과 체류 기간이 연속 90일이 아닌, 30일 이상으로 규정됐지만 해외 출장이나 연수 등을 나갔다가 부적격자가 된 사례가 많아지자 지난해 11월 제도가 완화됐다.
    [땅집고]부양가족에 대한 계산 실수로 청약 부적격 사례가 늘고 있다. / 조선DB
    문제는 이러한 거주 요건이 세대주뿐만 아니라 부양자에게까지 확대된 것이다. 실제 청약에선 작년 6월까지만해도 부양가족이 계속 거주 요건에 대한 부분이 문제되지 않았다. 그러나 작년 말 국토교통부는 세대주를 포함한 부양가족까지 거주요건을 갖춰야 한다고 명시했다.

    거주 요건을 지키지 못한 경우 이를 제외하고 가점을 새로 계산해 당첨 커트라인 안에 들어오면 당첨 지위가 유지되지만, 그 미만이 되면 당첨이 취소된다. 당첨이 취소되면 부적격자로 1년간 재청약을 할 수 없어 피해가 크다.

    분양업계에서는 실질적인 부양 여부를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청약 규정을 원칙대로 적용하면 군대에 간 자녀, 기숙사 생활을 하는 자녀, 요양원에 거주하는 부모 등을 모두 부양자에서 제외해야 하는데 현실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군대 간 자녀의 경우만 정부가 소송에서 패소하면서 직업군인을 제외하면 부양가족으로 인정하고 있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부양의 유형이 천차만별로 다양한데, 부양가족의 거주요건에 관한 규제를 적용할 때 위반할 사람들이 얼마나 발생할지 검토가 충분하지 못했던 측면이 있다”며 “지금이라도 억울한 피해자가 양산되지 않도록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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