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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을 기다렸다'…전철 호재에 강동 집값 넘보는 미사지구

    입력 : 2020.01.21 05:52

    [땅집고]하남 미사지구 미사역(예정) 주변. / 김리영 기자
    “3~4년전까지만 해도 교통이 불편하다면서 사던 집을 되팔고 떠난 사람도 많았어요. 요즘은 미사지구 분위기가 확 바뀌었어요. 집값이 제법 오릅니다. 전철이 개통하면 적어도 강동구 신축 단지들을 따라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미사 늘봄공인중개사무소 성남석 대표)

    12일 오후 경기 하남시 미사지구 망월동. 곧 들어설 지하철 5호선 미사역 예정 역사와 함께 주변으로 아파트와 오피스텔 공사가 함께 진행되고 있었다. 곳곳에서 새로 뚫리는 지하철 출입구 공사가 한창이었다. 지하철역 인근 작년 11월 입주한 ‘강변 호반써밋’ 아파트 전용 99㎡는 작년 말 실거래가 10억원(24층)으로 미사지구에서 작년 한 해 최고가를 기록했다. 5억원대였던 분양가보다 두 배 정도 오른 가격이다. 현재 호가는 12억~13억원 수준이다.
    미사역에서 1정거장 떨어진 하남풍산(예정역). / 전현히 인턴기자
    미사역으로부터 1정거장 떨어진 ‘하남풍산역’ 역사는 미사역보다도 진행 속도가 빨랐다. 역사는 거의 만들어진 상태고, 출구 번호가 적힌 기둥에 근로자들이 5호선이라고 적힌 스티커를 붙이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1번 출구 바로 앞에 있는 ‘하남 풍산 아이파크5단지’ 84㎡는 작년 한 해 동안만 아파트값이 1억8000억원 올랐다. 작년 11월 7억3500만원(7층)에 팔린 이후 현재 호가는 8억원 선이다.

    올 상반기 하남 미사지구에 드디어 지하철이 뚫린다. 미사지구가 조성된 지 약 10년만이다. 교통 개선에 대한 기대감으로 작년 한 해 집값이 평균 2억~3억원씩 급등했다. 정부가 하남시를 투기과열지구로 묶고, 이후에도 주택 시장 규제를 강화했음에도 미사지구의 매수세는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과천과 위례에 이어 하남시가 강남권 위성 도시로서의 가치를 찾아가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땅집고]작년 한해 하남시 집값 변동률. 5호선 개통이 임박에 하반기부터 집값이 고공행진 했다. / 한국감정원
    ■완전히 달라진 미사지구 입지…강동 고덕까지 전철 2정거장

    미사지구는 잠실역까지 직선 거리가 약 10Km정도다. 강남권과의 거리가 다른 신도시보다 비교적 가깝다. 그러나 전철이 없었다. 그동안 반쪽짜리 신도시로 취급은 결정적인 이유다. 지금까지 미사지구 내에서는 버스로 갈아타야 하기 때문에 출퇴근 시간에 강남권이나 서울 광화문역 일대 업무지구로 가려면 1시간은 족히 걸렸다.
    [땅집고]지하철 5호선 하남선 예정 노선도. / 땅집고
    이번에 뚫리는 5호선 연장선은 상일동역에서부터 강일·미사·덕풍·창우동 등 미사지구 동쪽 끝까지 총 7.6km 구간을 연결한다. 총 5개 정거장이 만들어진다. 올해 개통하는 구간은 상일동역부터 강일역, 미사역, 하남풍산역으로 이어지는 1단계 구간(1~3공구·4.7km)이다. 경기도청 철도건설과 관계자는 “현재 올 상반기를 목표로 철도 종합시범운행이 진행 중”이라며“강일역은 공사 속도가 아직 나지 않아 건너 뛰고 당분간은 상일동역에서 미사역으로 곧바로 열차가 운행될 예정”이라고 했다.

    지하철이 개통하면 미사지구의 입지는 이전과는 완전히 달라진다. 미사역(예정)에서 도심권인 광화문역까지 한 번에 이동할 수 있다. 이동시간도 기존 1시간 10분에서 45분으로 단축된다. 강남까지는 약 1시간에서 45분으로, 잠실역까지는 40분에서 25분으로 단축돼 도심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된다.

    ■ 강동구·위례 학암동 아파트와 ‘가격 키맞출 것’

    전철이 개통하면 하남 미사지구가 서울 강동구 끝자락에 있는 고덕동에 있는 재건축 단지들과 지하철 1~2정거장 거리로 단축된다. 땅이 움직이는 것은 아니지만, 전철이 개통해 입지가 바뀌는 것이다. 지금까지 고덕지구와 미사지구는 거리상으로 바로 이웃해 있는데도 가격 차이가 컸다. 고덕동 ‘고덕 그라시움’ 84㎡의 경우 작년 10월 14억125만원(13층)에 팔려 미사지구 최고가보다 4억원 이상 차이가 난다. 행정구역이 서울과 경기도로 갈리기는 하지만, 지하철이 개통해 1~2정거장 거리라는 점이 부각되면 이 격차가 줄어들 것이라고 하남 지역 주민들은 기대한다.
    [땅집고]하남 미사지구 인근 주요 단지 2019년 최고가. 미사지구보다는 약 3~4억원씩 높은 수준에 거래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뉴파크 공인중개사 정덕임 대표는 “12월부터 한 달에 매물이 열 개씩 나오고 있고, 매물이 나오는 순간 매매, 전세 가리지 않고 곧바로 팔린다”며 “고덕동뿐 아니라 위례신도시와 비교해도 교통 면에서 부족함이 없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가격이 오를 수 있는 여지가 많다”고 말했다.

    ■ 호재 많은 하남시…지하철 3·9호선 연장·교산지구 개발

    정부 규제가 강력하기는 하지만, 하남 미사지구는 개발호재가 많아 집값 전망이 밝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미사지구에는 9호선과 3호선 연장안도 논의 중이다. 정부는 작년 10월 2030 광역교통대책을 발표하면서 지하철3호선 종점인 오금역에서 노선을 연장해 3기신도시 예정지인 하남 교산지구를 지나 미사지구 덕풍동까지 지하철 3호선을 연결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강동구 보훈병원역(3단계 구간)까지 개통한 9호선을 미사지구까지 연결하는 5단계 방안도 확정 발표했다. 현재 4단계로 보훈병원에서 강동구 고덕 강일지구까지 연결하는 노선 계획을 만들고 있다.

    향후 하남 감일지구와 교산지구(교산신도시) 개발도 하남 미사지구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기대가 크다. 새 아파트 가격이 9억~10억원 선이기 때문에 지난 12·16대책으로 인한 정부의 대출 규제에도 비교적 영향이 적다는 점도 집값 급등에 한 몫을 하고 있다.

    [땅집고]하남 미사지구 주택가 일대. / 김리영 기자
    심교언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미사신도시는 지하철 연장으로 강동구와 입지 차이가 줄었고 신도시라서 주거 환경은 오히려 더 좋기 때문에 추가 상승 여력이 있는 지역”이라며 “강남권과 직접 연결되는 9호선 연장이 확정되고 3기 신도시가 계획대로 공급되면 장기적으로는 과천에 이어 강남권 신도시의 입지를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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