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0.01.10 05:13
옆집과 벽을 마주하고 서있는 타운하우스(town house). 흔히 ‘산 좋고 물 좋은’ 도심 외곽에 들어서 부자들을을 위한 고급 주택이 떠오르기 마련이다. 하지만 최근 이런 고정관념를 파괴한 신개념 타운하우스가 속속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우리도 도심 인프라 누릴래”…타운하우스, 외곽에서 도심으로
가장 눈에 띄는 건 입지 변화. 그동안 타운하우스는 대도시 외곽에 짓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번잡한 도심에서 떨어진 독립적이고 여유로운 주거 공간이 곧 부(富)를 상징한다는 인식이 컸던 것. 하지만 최근 타운하우스가 점점 도심 속으로 들어오고 있다. 주택 가치를 판단할 때 직주근접(職住近接), 학군, 교통, 생활 인프라 등이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면서 타운하우스 수요자들도 점점 이런 요소를 중요한 잣대로 삼기 시작했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에 선보인 ‘한샘 바흐하우스’가 대표적이다. 구미동은 지하철 분당선 오리역을 끼고 있고, 판교 테크노밸리까지 차로 20분이 안 걸린다. ‘한샘 바흐하우스’의 경우 분당에서 명문학교로 꼽히는 구미중학교까지 걸어서 5분이면 도착한다. 숲 속에 지어 도심과 단절된 5~10년 전 타운하우스와 비교하면 생활편의 측면에서 비교가 되지 않는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도심 타운하우스는 추후 되팔기도 훨씬 수월해 환금성도 확보된다”고 했다.
자연과 멀어진 대신 단지 내 조경에 공을 들이고 있다. 세종시 고운동에 들어서는 ‘세종 네이플리브’는 단지 안에 프라이빗 가든 테라스를 설치한다. 한 가구가 지하 1층~지상 3층 규모인 ‘한샘 바흐하우스’의 경우 지하층부터 다락층까지 총 5개 층을 관통하는 11m 수직 중정(中庭·건물 안에 만든 뜰)을 설치했다. 이 중정은 햇빛과 바람이 통하는 공간으로 개인 정원을 조성할 수 있어 도심 타운하우스이지만 전원주택에 사는 느낌을 낼 수 있다.
■대형 대신 중소규모 ‘실속형’으로 변신
330㎡(100평)을 넘나들 만큼 컸던 타운하우스 주택 규모는 점점 축소되는 추세다. 아파트 시장에서 실수요와 투자 수요가 모두 소형 주택에 쏠리는 분위기가 타운하우스 시장까지 옮겨온 것으로 분석된다. 중소형 타운하우스는 대형보다 수요층이 넓어 환금성이 높다. 그만큼 수요자 입장에서도 이득인 셈이다.
실제로 경남 창원시 성주동에 있는 ‘성주동 효성 트렌하임’은 전체 365가구 중 75%를 전용면적 85㎡ 이하 소형으로 구성했다. 경기 용인시 동백지구에 분양한 ‘용인동백 라온프라이빗 타운하우스’는 아예 전체 133가구를 전용면적 84㎡로 지었다.
김준수 랜드마크알이디 대표는 “타운하우스가 도심으로 옮겨오고 규모가 조금 작아지더라도 아파트에 비해 집값 오름 폭이 아직은 낮긴 하다”면서도 “다만 자산가의 입주만족도가 높다는 점에서 주거 상품으로서 가치가 풍부하고, 기본적으로 일정 규모 대지를 소유하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보면 아파트보다 투자 가치가 높다”고 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